석유업계에서 지워지는 이름, ‘쌍용’

극동유화, 쌍용에너텍 흡수합병 및 소멸 결정…10월 ‘뒤안길’ 행 조강희 기자l승인2017.07.27l수정2017.07.2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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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정유 시절 초창기 주유소 표지의 모습. (사진제공=에쓰오일)

[한국에너지신문] 석유업계에서 ‘쌍용’의 이름이 지워진다. 극동유화(대표이사 장선우)가 최근 인수한 쌍용에너텍을 흡수합병한다고 26일 공시했다. 합병 완료기일은 10월 초로, 이번에 합병되는 쌍용에너텍은 쌍용양회공업이 올해 초 물적 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쌍용양회는 한 때 재계순위 6위까지 올랐던 쌍용그룹의 모기업이다. 쌍용양회가 2016년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인수되면서 쌍용양회는 시멘트 사업 이외의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쌍용양회 ‘석유사업부’도 이 때문에 쌍용에너텍으로 이름을 바꿔 달고 매물로 나오게 된 것.

‘쌍용’이라는 이름이 석유사업과 인연을 맺은 것은 ‘쌍용정유’가 생긴 지난 1980년. 전신은 우리나라와 이란의 합작으로 1976년 설립된 ‘한국이란석유주식회사’다. 한이석유는 1973년 석유파동 당시 한국에 석유를 공급해 준 이란과의 특별한 인연으로 설립됐다. 하지만, 1980년 이란에서 호메이니가 주도한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 이란과 미국의 관계가 소원해지자, 이란국영석유회사가 미국의 우방인 우리나라에서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지분을 쌍용양회공업이 설립한 쌍용정유에 넘기게 됐다.

한편 쌍용정유에 위기가 온 것은 쌍용그룹의 위기와 맥이 닿아 있다. 1986년 당시 쌍용그룹이 구 동아자동차(현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면서 그룹 전체의 손실 규모가 점점 커진 것이 하나의 원인이 된 것.

쌍용정유가 현재 에쓰오일의 모회사인 아람코와 합작으로 인연을 맺는 것도 1991년의 일이다. 당시 아람코는 자회사 등을 통해 지분 35%를 보유해 쌍용정유 최대주주가 됐다. 쌍용양회는 오히려 28.4%를 보유한 2대 주주였다. 쌍용차가 적자를 내기 시작하면서 쌍용그룹 전체가 휘청거린 것은 1992년부터다. 그룹을 이끌던 김석원 회장도 정계에 진출하면서 경영이 소홀해져 결국 쌍용그룹은 악명 높던 1997년 외환위기의 벽을 넘지 못했다.

쌍용정유는 1999년 쌍용그룹에서 분리됐고, 보유하고 있던 쌍용양회 주식도 아람코의 차지가 됐다. 그러면서 이듬해에는 ‘에쓰오일’로 간판도 바꿔 달게 된다. 하지만 쌍용양회 ‘석유사업부’는 주유소 유통망 덕분에 계속해서 살아남았다. 석유사업부는 매각 발표 직전 해인 2015년 3986억원의 매출, 5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 회사는 올해 4월 극동유화에 554억원에 매각됐다.

한편 극동유화는 현 장선우 대표의 아버지 장홍선 회장이 1979년에 설립한 회사다. 장 회장은 에너지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1989년 석유협회장을 지낸 적도 있다. 구 근화제약(현 알보젠코리아)과 구 국제화재(→그린손보, 현 MG손보) 등을 인수하면서 ‘알짜기업 인수합병의 귀재’로 통하기도 한다.

1964년 구 극동석유공업(→극동정유, 극동쉘석유)을 설립한 장 회장은 1993년에 회사를 현대그룹에 넘겼다. 현재는 현대오일뱅크가 돼 있다. 그 외에 예스코의 전신인 극동도시가스도 그가 1980년 설립해 운영하다가 1997년 LG그룹에 넘겼고 현재는 LS그룹의 일원이다. 지난해 극동유화는 페라이트 등 세라믹 소재를 제조하는 쌍용머티리얼의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조강희 기자  knews7@koenerg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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