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순환 선도도시’ 기후변화 대응방안으로

건강하고 촉촉한 빗물, ‘수질오염·기후변화’ 해결사로 조성구 기자l승인2017.01.02l수정2017.01.0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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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 파리협정체제의 에너지 해법은 '기술'이다>

[한국에너지신문] 1970년대부터 급속히 산업화된 우리나라의 경제 정책은 도시의 미관 뿐 아니라 기능면에서 산업화에 알맞게 변해 왔다. 도시는 자동차 이동과 수송에만 편리하게 변화했다.

아스팔트를 넓게 적용하면서 물은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비만 오면 침수되고 물이 있어야 하는 하천은 말라버리는 기현상이 이제 일반화됐다. 빗물은 가장 좋은 물의 공급원이지만, 토양으로 적절하게 침투돼야만 한다.

그래야 지하수도 고갈되지 않고, 토양에서 여과된 물이 하천으로 흘러들어야 물이 정화된다. 댐과 제방, 빗물 저류지 등 다양한 치수 기술이 고안됐지만, 근본 해결책은 아니다. 때문에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고, 도시 내의 건강한 물 순환 체계를 만들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고 있다. 

▲ ‘물순환 선도도시’를 위한 저영향개발기법 적용 시설

전국 불투수 면적 증가…대기순환 악영향

2010년 서울에서 빗물이 빠지지 않는 면적인 불투수 면적 비율은 48%에 이른다. 서울 청계천의 불투수 면적비율은 72%에 달한다. 서울 한복판에 비가 내리면 그 반은 스며들지 못하고 흐르는 것이다. 

서울이 대표적인 예라면, 다른 지자체들도 정도의 문제일 뿐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울산 태화강 52%, 대전 유등천하류 51%, 광주 광주천 47% 등 유역 건강성이 악화됐다고 볼 수 있는 지표인 불투수 면적율 25% 이상인 소권역이 전국에 총 51곳에 달한다.  

‘빗물 순환’으로 이상 열대화 방지
에너지 과소비 막아 전기료 절감 
도시개발에 ‘저영향개발기법’ 도입 
콘크리트 등 불투수면 걷어내고 
빗물 침투 저장량 늘려 물순환 회복

불투수면의 확대는 자연의 물순환 구조를 왜곡시킨다. 비가 내리면 유출되는 빗물의 양이 증가해 도시에 침수를 일으킨다. 지하 침투량을 감소시켜 장기적으로 지하수의 고갈과 하천 건천화를 일으킨다. 

비가 많이 내릴 때에는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고 직접 유출돼 홍수와 함께 하천 범람, 비점오염으로 도시 수질악화가 일어나고 가뭄시에는 도시의 저장된 물 부족으로 도시 생태계의 변화를 일으킨다. 도시의 가로수들은 악화된 자생 환경에 점점 그 기능을 잃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가뭄과 홍수가 빈번히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의 기후 환경에서 지하수의 고갈과 하천의 메마름은 대기순환에도 불안정한 영향을 미친다. 도시의 열섬현상, 이상 열대화 현상 등도 물순환의 왜곡으로 발생하는 문제이다. 이는 결국 에너지의 과다 사용이라는 문제를 낳게 된다. 

도시 홍수의 빈번한 발생도 문제로 지적된다. 2013년 광화문 침수, 우면산 산사태는 도시 자생 생태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지난 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한 전기료 문제 등 경제적인 문제도 야기한다. 

선진국들은 다양한 기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효과를 거두고 있다. 미국 워싱턴 주에서는 관련 기법인 빗물 분산조례를 2002년 제정해 부유물질, 질소 등 도심 수질 오염을 60%이상 저감했다.

미국 시애틀은 ‘SEA(Street Edge Alternative) 프로젝트’를 통해 불투수 면적률을 18% 저감시켰으며 지속적으로 ‘빗물 유출 제로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독일 베를린 시는 불투수면을 걷어내 여름철 기온을 최대 3℃가량 낮추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현의 스와노 공원도시에서는 투수성 포장, 침투통, 침투 트렌치 등 다양한 시설로 강우 유출을 줄이고 지하수 함양에 활용하고 있다. 

‘저영향개발기법’으로 물순환 회복
 
우리나라도 생태계의 건전성 회복을 위해 나선다. 환경부는 지난해 도시개발에 저영향개발기법(LID-Low Impact Development)을 도입한 ‘물순환 선도도시 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이후 올해 이를 본격화하기 위해 나섰다.

‘저영향개발 기법’이란 소규모 분산형 자연 친화적인 개발 기법을 이용해 우수 유출 발생원·유출량·비점오염 물질을 저감하고 유수 속도를 지연해 도시지역의 물순환 상태를 개발 전과 최대한 비슷하게 되돌려 환경에 최소한의 영향만을 미치는 개발 기법이다. 

도시의 물순환의 방해가 되는 콘크리트 등 불투수면을 걷고 나무여과 상자, 특수성 포장, 침투도량, 침투형 빗물받이 등을 설치해 도시의 생태계를 복원하면서 도시에 최소한의 악영향만을 미치는 방법이다. 도시의 빗물 침투·저장량을 늘리는 것이 이 개발 기법의 핵심 과제다. 

이로 인해 도시에 저류, 침투, 증발산 등 자연적인 물순환을 회복하고 지하에 빗물이 머무르는 시간을 늘려 홍수를 방지하고 가뭄 시에는 하천의 건천화를 방지한다. 

또한 생태녹지 공간의 확보로 자연생태계 동식물의 생태 서식지확보, 도시 경관 개선 등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환경부는 2016년 2월부터 4월까지 인구 10만명 이상의 대도시 74곳을 대상으로 물순환 선도도시를 공모해 9개 도시가 지원했다. 이중 전문가 심사위원회의 현장평가와 서류평가를 거쳐 사업 타당성, 추진기반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광주광역시, 대전광역시, 울산광역시, 경북 안동시, 경남 김해시 5곳을 최종 선정했다. 

6월에는 5개 선도도시와 환경부, 환경공단이 물순환 선도도시 조성을 위해 도시별 물순환 회복시범사업, 목표수립, 조례제정을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선도도시는 환경부의 국비와 한국환경공단 기술검토를 지원받아 2017부터 4년간 총 1231억 원의 규모의 물순환 개선 시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표준조례 초안을 작성해 선도도시에 전달했다. 물순환 선도도시로 선정된 지자체는 올해 도시별 물순환 개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빗물 분산관리를 규정하는 조례를 제정한다. 조례에는 신규 개발과 건축사업, 도시 정비사업 등을 추진할 때 일정량 이상의 빗물을 침투·저류하는 방안을 의무화하거나 권고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다.

지역 선도 도시들은 이를 통해 도시 생태계 복원과 도시 경관 개선으로 녹지가 주는 혜택 뿐 아니라 특색있는 관광자원 개발로 또 다른 경제적 이익을 추구할 수도 있다. 

광주·대전·울산·안동·김해
물순환 선도 시범도시 선정
2020년까지 1231억원 규모 사업 추진 
식생수로·옥상녹화 등 방법 활용
생태계 복원·경관 개선 효과도

우선 도시별로 물순환 개선목표와 실행계획을 담은 기본계획을 수립한 뒤 2020년까지 물순환 취약지역에 대한 시범사업을 확대 추진할 방침이다. 이후 물순환 개선사업을 도시 전체로 확대한다. 특히 식생수로, 옥상녹화 등 국내에 이미 도입된 저영향개발기법 외에도 더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기법을 공모해 도시마다 특색 있는 생태 휴식공간을 마련한다.

도시 개발 사업의 인허가 이전에 빗물 침투 저류량 확정 등 사전협의 방식을 통해 물순환 회복 정책의 효과적인 정착을 위해 해결방안 논의의 자리도 마련한다. 
지자체간의 성과 경험을 공유하고 문제점 해결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서울시와 5개 물순환 선도도시 간 ‘물순환 도시 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한다. 

환경부, 5개 도시 선정 올해부터 시범사업 실시
 

▲ ‘물순환 선도’ 시범사업 도시

환경부가 선정한 ‘촉촉한 도시’ 광주광역시, 대전광역시, 울산광역시, 경북 안동시, 경남 김해시 등은 도시별 시범 사업을 올해부터 추진한다. 

광주광역시와 대전광역시는 시청 청사가 위치하고, 인근 하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지역에 투수블록, 옥상녹화 등을 적용할 계획이다. 수질 개선과 함께 시민들에게 휴식 공간도 제공한다.

광주는 광주천 인근 치평동 상무지구에 총 295억 원을 투입하고, 대전은 갑천 인근 둔산동, 총 280억 원을 들여 이들을 적용하는 공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울산광역시 태화강 철새서식지 인근, 경북 안동시 문화의 거리는 실개천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 식생수로를 조성한다. 빗물의 수직 순환뿐만 아니라 수평적인 순환도 강화되어, 수생태계의 건강성이 높아지고 생태네트워크도 복원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 태화강 인근 삼호동 일대에 총 96억 원, 안동 낙동강 인근 문화의 거리 등에 총 410억 원을 들여 조성한다. 

경남 김해시는 오래된 도심 시가지에 빗물정원, 식생수로 등을 조성한다. 도시 경관과 물순환을 함께 개선하는 이 계획에는 동상·회현·부원 상업지구 등에 총 150억 원을 들여 조성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대도시의 도심지역은 불투수면적율이 높아 비가 많이 내릴 경우 빗물이 직접 유출되어 홍수와 수질악화가 일어나고, 가뭄에는 도시에 저장된 물이 부족하여 하천이 마르는 등 물순환 왜곡문제가 제기돼 왔다. 

앞서 살핀 미국, 독일, 일본 등 다양한 국가 외에 국내에서도 오창에 조성된 빗물유출제로화 단지 사례를 분석한 결과 빗물 유출량의 17.5%가 감소했다. 또 비점오염저감으로 인한 수질개선 효과도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이번에 수행되는 5개 도시의 시범사업을 물순환도시의 본보기로 삼아 다른 도시에도 확산시킬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에 따라 이 사업이 확산될 경우 이상기온 현상이 줄어듦에 따른 에너지 비용 감소효과가 탁월할 것으로 환경부는 예측하고 있다. 


조성구 기자  inspeer@koenerg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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