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도시, 서울’ 밑거름, 에너지자립마을
‘태양의 도시, 서울’ 밑거름, 에너지자립마을
  • 오철 기자
  • 승인 2018.04.09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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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3년간 3단계 지원…전기 소비 평균 15%↓
▲ 송파 거여1단지 에너지자립마을

공모 통해 자립마을 공동체 선발
성과 보이니 신청 늘어 100개소까지 확대
에너지 절감·생산 수익…경비원 고용 안정

[한국에너지신문] 서울시가 지난해 2022년까지 태양광발전 설비용량을 1GW로 확대 보급하겠다고 발표한 ‘태양의 도시, 서울’의 계획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여러 실행 과제 중에서도 시민 참여 관련 과제가 핵심이다.

주요 내용인 100만 가구 태양광 발전 보급, ‘태양광 지원센터’ 설립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일각에서는 시민 참여와 같은 불확실한 요인을 중요사항으로 삼은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자신만만했다. 시민들과 함께 에너지를 절약하며 효율을 높이고 최종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해 내는 사업을 2012년부터 지금까지 6년 동안 성공적으로 해왔기 때문이다. 자신감에 근원이 된 그 정책은 바로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이다.

■ 마을 공동체 활동으로 에너지자립마을 일구다

▲ 한지붕 5가구 미니태양광 연결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은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에 대한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생산을 늘려 자립도를 높여가는 마을 공동체를 말한다.

서울시는 에너지자립마을 조성 의지가 있는 주민을 공모를 통해 선발하고, 자발적인 활동을 3년간 3단계로 나눠 지원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에너지자립을 지향하는 공동체 기반 조성을 돕고 있다.

1단계에는 에너지 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 찾기에 주력한다. 마을 절전소, 녹색장터, 나눔카 등 마을 단위 에너지 절약 활동이 효과적임을 알리고 교육과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해 나간다.

2단계는 특성별 에너지 효율화에 중점을 둔다. 건물에너지 효율화 사업, 공용 부문 LED 조명 교체 등 사업부터 방풍패드, 방풍커튼, 뽁뽁이 활용 등 쉽게 개선될 수 있는 활동까지 다각적인 에너지 효율화 활동을 펼친다.

3단계는 에너지자립마을 지원이 종료된 후에도 그동안 해왔던 에너지 절감 노력과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에너지협동조합 운영, 마을기업 창업 등 연계 방안을 지원한다. 또한 주택·미니 태양광 설치자금 지원 등 에너지 생산을 적극적으로 돕는다.

이렇게 활동한 결과 2016년 에너지자립마을 평균 전기소비량은 시행 초 대비 7.2%를 줄일 수 있었다. 3년 차 마을은 전기소비를 평균 15%나 절감했다. 연차가 높을수록 전기 절감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성과에 눈에 보이니 해마다 신청이 늘어갔고 2012년에 7개뿐이었던 마을이 어느덧 100개소까지 확대됐다. 에너지 생산과 절약을 통해 전기가 절감된 만큼 주민들의 주머니 부담은 줄어들었고 마을의 복지와 상생 실천은 커져갔다.

■ 에너지 절약에서 에너지 나눔으로

▲ 아이들도 함께하는 에너지 절전 캠페인

저임금 인상 여파로 경비원을 해고하는 아파트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 중 한 곳인 성북구 석관 두산 아파트는 아파트 관리비를 획기적으로 줄여 경비원과의 상생을 실천했다.

입주민들이 지하주차장과 세대별 형광등을 LED로 교체하고 베란다에 미니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는 등 에너지 절약·생산으로 공용전기 45%, 세대별 전기 12.1%까지 사용량을 절감해 경비원 인건비 인상분을 보전할 수 있었다.

또한 경비원 고용 업체와 계약 시 ‘주민의 동의 없이는 경비원을 해고할 수 없다’는 규정을 만들었고, 여름철 불볕더위에 전기료 걱정 없이 에어컨을 가동할 수 있도록 경비실 외벽에 소형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다.

주민 절반 이상이 에코마일리지에 가입한 송파구 거여1단지 아파트는 옥상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해 공용전기료의 50%를 자체 생산한다. 서울시 지원으로 전체 세대의 94%가 태양광 미니발전소 설치에 동참한 동대문구 홍릉동부아파트는 지난해 전체 세대의 4~9월 전기요금을 전년 동기 대비 2700여만원 절감했다.

현재 100개의 에너지자립마을이 이 같은 주민참여 에너지 절약·생산을 통한 관리비 다이어트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

아울러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은 신재생에너지·스마트에너지 실험장으로 활용이 가능해 지역 분권과 에너지 자립을 추구하는 에너지 전환 측면에서도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도심형 스마트 그리스 사업, 국민 DR(Demand Response) 사업, 가상발전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범사업이 추진·진행되는 중이다.

지난달 31일 에너지자립마을 리더들과 만남을 가진 박원순 서울시장은 “에너지 소비 도시였던 서울시가 에너지 절약도시, 태양의 도시로 변모할 수 있었던 것은 에너지자립마을 리더들의 역할 덕분”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하고, “에너지 절감으로 발생한 수익을 통해 아파트 경비원 고용 안정 등 이웃과 상생하는 선도적인 모델도 확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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