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융합을 통한 에너지 기술 혁신

함경선 전자부품연구원 수석연구원l승인2017.11.06l수정2017.11.0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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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신문]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오늘날 기술 혁신에 있어서 대표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노키아나 모토로라를 필두로 펼쳐졌던 휴대폰 시장을 아이폰이라는 혁신 제품으로 평정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발 빠른 몇몇 기업들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함께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혁신과 모방의 반복으로 산업이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혁신을 통한 경쟁 우위의 대가로 이윤을 얻고 경쟁자의 모방으로 그 특권을 잃기도 한다. 때문에 기업에게는 끊임없는 혁신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

태양광 발전 분야는 그 양상이 조금 다르다. 그간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통해 산업이 성장해 왔다면 이제는 경제성을 담보로 한 규모의 경제가 시장 지배력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기술을 통한 경쟁보다는 가격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에게는 가격을 낮추는 것만이 경쟁력을 얻는 방법일까? 가격 경쟁을 원치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경쟁 우위를 얻기 위한 수단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에 대한 답은 앞서 예로 든 것과 같은 기술 혁신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에너지 분야에서는 기술 혁신이라는 경쟁 수단을 어떻게 찾아야 할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태양광 발전 기술은 경제성을 얻기 위한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해 왔다.

그러나 지금은 기술 수준이 높아지고 대량 생산으로 경제성을 확보하게 되면서 효율을 목적으로 한 기술 혁신은 필요성이 덜 하다. 대체 기술을 찾는 것 또한 여의치 않을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다. 결국은 기술 혁신의 대상이 마땅하지 않으므로 이미 존재하는 것들 속에서 혁신의 수단을 찾는 것이 그나마 현실적인 방법이다.

우리는 서로 다른 것을 결합하는 융합을 통해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새롭지 않은 것들이라 할지라도 그것들을 조합하면 보다 많은 경우의 수로 혁신이 가능해진다.

그 예로서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을 결합해 보자. 우선 변동하는 발전이 서로 상쇄됨으로써 단일의 자연에너지가 갖는 발전량 변동을 줄일 수 있다. 여기에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하면 안정적으로 저장된 전력을 제공할 수 있으므로 그 변동성을 더욱 줄일 수 있다. 

이렇게 융합을 통한 기술 혁신을 통해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발전이 가능해지면서 경쟁 우위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반면에 다양한 기술 혁신을 시도하기에는 에너지 산업이 갖는 관성이 너무 크다는 점도 상존한다.

에너지 시스템은 국가적인 인프라이기 때문에 관련된 법과 제도가 맞물려 있고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도 전통적인 것을 고수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더욱이 하드웨어를 주로 다루는 산업 특성상, 투자에 따르는 재정적 위험이 높다는 점도 기술 혁신을 위한 도전을 더욱 어렵게 한다.

필자는 오늘날의 4차 산업혁명이라는 패러다임 속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 기술 혁신을 강조하고 싶다. 바로 지능화된 ICT의 장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환경 문제로 인해 에너지 산업의 변화가 요구되는 지금은 다양한 혁신을 받아들일 수 있는 적기다. ICT는 비싼 하드웨어에 의존하지 않으므로 다양한 방식으로 쉽게 적용 가능하다.

태양광 발전의 예를 조금 더 들자면, 가까운 미래에는 그 비중이 높아지게 되므로 발전량 변동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법과 제도로 강제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은 이에 맞는 기술 혁신을 준비해야 시장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일사량과 온도 등의 기상예측 데이터를 이용하여 정확한 태양광 발전량을 예측할 수 있다면 생산될 전력을 팔 때 유리해질 수 있고, 전력 생산량을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 있다면 계통 연계에 있어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그 밖에도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태양광 발전소에 적용하면 고장으로 인한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생산 비용을 낮출 수도 있다. 

물론 ‘ICT 활용=기술혁신’은 과장이다. ICT는 무언가를 통합하는 시스템 기술이며, 그것으로 여러 가지를 묶을수록 가치가 커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융합의 목적과 방식, 결과물의 값어치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통찰이 혁신의 전제조건이다. 이 조건이 충족됐을 때에야 에너지 기술 융합을 통한 혁신이 그 가치를 발할 수 있다.


함경선 전자부품연구원 수석연구원  koenergy@koenerg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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