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정책 중요하지만 지역 어려움 이해를”

탈석탄·탈원전 정책 ‘유탄’, 지자체 주민들이 맞았다 조강희 기자l승인2017.09.25l수정2017.09.2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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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신문] 정부의 탈석탄 탈원전 정책으로 일부 지자체는 고민이 심화되고 있다. 미세먼지와 지진 등 안전 및 환경 문제가 쟁점이 돼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은 환영을 받는 듯했다. 하지만, 정책은 모든 사람에게 환영받는 일이 거의 없다.

강원 삼척시, 경북 김천시. 이 두 지자체는 최근까지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한 별다른 계기가 없었다. 혁신도시를 유치하면서 호황을 맞은 듯했던 김천시는 ‘사드 배치’ 관련 뉴스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지역 경기가 더욱 주춤해지는 모양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입주 공공기관 중에서 한국전력기술 때문에 더욱 전전긍긍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의 정비를 담당하는 공기업 한전기술은 최근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김천혁신도시 공공기관의 인원 5000여 명 중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한전기술의 경영난은 김천시의 경제여건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민간 석탄화력발전소를 유치한 삼척시는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 덕분에 시내가 그리 넓지 않다.

태생적으로 획기적인 발전이 여러운 여건인데다 최근 석회석 광산이 잇따라 폐광하면서 지역경제는 더욱 침체되고 있다. 여기에 폐광산에서 날아드는 석회 먼지가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민원이 제기돼 왔다.

삼척시는 이 때문에 고육지책으로 석탄화력발전소를 선택했다. 삼척화력은 경제를 활성화하고, 미세먼지 민원을 잠재울 수 있는 일석이조의 대책이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에너지 전환 정책을 발표하면서 이 두 지자체가 일종의 유탄을 맞은 것. 본지는 두 지자체와 주민들이 정부의 관련 정책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현지의 상황은 어떤지 취재했다.

▲ 김천상공회의소가 8월 말부터 벌이고 있는 ‘한전기술 위기 극복을 위한 범시민 서명운동’

>>김천, “한전기술 위기는 김천과 경북도의 위기”

김천상의 “한전기술 원전해체 전담기관으로”
충격 최소화 방안 촉구 범시민 서명운동 전개

▲ 한국전력기술 사옥

“원전 건설은 혁신도시와 김천시, 경상북도의 미래와도 직결되는 중대 사안입니다. 김천 혁신도시는 전국 혁신도시 중에서 가장 빠른 진척을 보이는 곳이고, 그 중심에 한전기술이 있습니다. 전체 5000여 명의 공공기관 직원 중에서 2800명이 한전기술 직원입니다. 이번에 원전 건설이 중단된다면, 이제 막 성장의 첫걸음을 디딘 김천은 활력을 잃게 되고, 경북도의 활력 역시 잃게 될 것이 뻔합니다.”

김정호 김천상공회의소 회장은 김천에 본사가 있는 한전기술이 탈원전 정책으로 힘을 잃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8월 말부터 김천상의는 ‘한국전력기술 위기 극복을 위한 범시민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서명운동을 위해 경북도의회, 지역 금융회사, 주요 기업체 등을 직접 방문해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목표 인원인 10만 명 달성을 위해서는 현재 약 2만 명 정도가 남은 상태다.

서명운동의 취지는 탈원전으로 한전기술의 핵심업무인 원자력발전소 설계 및 기술개발 등이 존폐의 위기에 몰린 만큼, 새로운 사업분야를 마련해 달라는 것.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원자력발전소 관련 설계에 의존하고 있는 한전기술을 원전해체 전담기관으로 지정하고 신재생에너지 전문기관으로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김 회장의 서명운동 취지에는 박보생 김천시장도 동의를 표하고 있다, 박 시장은 “원전 정책 발표 초기부터 심각성을 파악하고 선제 대응을 위해 정부 관련 부처에 수차례 방문해 한전기술의 피해 최소화와 대책 마련을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보생 시장은 “김천혁신도시가 성숙을 이뤄야 최근 조성하고 있는 신규 산업단지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며 “한전기술 등 우량기업 입주로 지역발전에 대한 희망을 키워 온 시민들에게 또다시 실망과 좌절감을 안길 수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경북이 원자력 발전과 관계된 다양한 기관과 시설이 밀집된 지역인 만큼 이번 정책과 관련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당하게 각 지자체가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천시는 최근 한전기술과 에너지사업 업무협약을 맺고 태양력, 풍력, 바이오 및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사업을 양측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 삼척화력발전소 조기착공 촉구시위를 하고 있는 삼척상의·삼척 사회단체협의회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경기침체·환경피해 해소 대안”

“폐광 오염물질, 발전소 환경설비로 해결 가능”
삼척상의·시민단체, 건설 촉구 대회·기자회견

▲ 삼척석탄화력발전소 예정 부지인 삼표동양 46광구.

“삼척은 과거 호황기에 20만 명이 넘는 인구가 있었던 동해안 대표적인 공업 도시였습니다. 이제는 폐광과 시멘트 산업의 쇠퇴로 인구 7만 명도 채 안 되는 소도시로 전락했습니다. 경기침체의 늪에서 헤어 나올 힘이 없는 위기 상황입니다. 석회와 탄을 캐던 폐광에서는 먼지가 흩날려 시내에서도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환경 설비를 잘 갖추면 지금 나오는 것보다는 적은 먼지가 날릴 것입니다. 경기 부양을 위해서든, 환경 오염을 줄이기 위해서든 석탄화력발전소가 저희에겐 대안입니다.”

삼척시민들은 최근 삼척화력발전소 조기착공을 위한 인허가 승인을 청와대에 청원하는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시민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수년 동안 갈망해 온 화력발전소 건설은 반드시 실행돼야 한다”며 “삼척시민의 열망이 분노로 바뀌는 상황으로 전개되어서는 않도록 부디 조속한 착공 인허가 승인이 이루어지길 간곡히 청원한다”고 밝혔다 

한편 삼척화력발전소 건설을 촉구하고 있는 삼척상공회의소(회장 하은수)와 120여 개 사회단체들은 세종시와 광화문 등지에서 결의대회와 기자회견을 이어나가고 있다. 

삼척상의는 특히 국회에서 발전소 건설 촉구 기자회견을 갖는 등 지속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삼척상의와 삼척시 사회단체협의회(회장 김대화) 등은 “삼척화력발전소가 타 지역의 발전소와는 다른 사정이 있는 점을 감안해 차별화된 정책 적용을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소 예정부지는 삼표동양 46광구로, 40년 이상 시멘트용 석회석을 채취했던 지역이다. 면적은 28만 평, 주변 둘레까지 포함하면 68만 평의 넓은 땅이다.

석회석을 채취하고 남은 땅이 그대로 방치된 상태다. 석회 가루가 날리고 바람이 불면 석회 먼지가 삼척 시내로 날아든다. 저지대로 흘러드는 석회석 침출수도 식수원인 오십천을 더럽힌다. 이러한 다양한 환경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화력발전소 건설을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김양호 삼척시장도 최근 산자부에 방문해 삼척시의 현안에 대한 정부의 정책 협조를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김 시장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일자리 확보, 도계 탄광지역 무연탄 소비 촉진, 민영 광산 존치 등의 건의 이외에 삼척화력발전소 건설 등에 대한 지역민의 정서를 전달했다.  


조강희 기자  knews7@koenerg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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