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협회, 4일부터 7일까지 제주서 ‘2017 케픽 위크’ 개최
전기협회, 4일부터 7일까지 제주서 ‘2017 케픽 위크’ 개최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7.09.0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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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전문·신뢰성 기반 ‘전력산업 표준’의 미래를 논한다

전력기술 표준분야 국제협력 강화…전문 분야별 논문 120여 편 발표
다양한 정보교류·의견수렴 기대…5일까지 원자력표준인증 세미나도

[한국에너지신문] 대한전기협회(회장 조환익)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전기협회가 주관하는 ‘2017 케픽 위크’를 4일부터 7일까지 나흘간 제주 라마다프라자호텔에서 개최한다.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은 원자력·화력발전소, 송배전설비 등 전력산업 설비와 기기의 안전성·신뢰성 및 품질 확보를 위해 설계·제조·시공·운전·시험·검사 등에 대한 방법과 절차를 규정한 전력산업계 민간 단체표준이다.

전기협회는 2003년 1회 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케픽 위크를 개최해 왔다. 이번 행사는 케픽의 2020 비전인 ‘향상된 표준과 세계의 동반자(Advanced Standards & Global Partner)’라는 주제로 열린다.

기술 분야별 논문발표, 특별세션, 위원회, 세미나, 워크숍, 합동강연, 기념식, 유공자 포상 등이 일정별로 진행된다. 행사에서는 전문분야별 120여 편의 논문발표와 토론이 펼쳐진다.

이번에 전기협회는 미국기계학회와 기술을 교류한다. 양측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원자력표준인증 세미나가 4일과 5일 양일간 개최된다. 이 세미나에서는 원자력 보일러와 압력기기 분야 표준을 개발하고, 교육과 자격 인증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와 발전방안이 모색된다.

원전해체, 화력발전, 구조재료, 원전방호도장, 기기검증, 면진기술 등 다양한 워크숍도 기획했다. 5일에 진행될 합동강연에서는 김종해 케픽처장이 전력산업기술기준의 현황과 미래를 점검하고, 노동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실장이 ‘국내외 전력정책 동향과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임일 연세대 교수는 ‘4차 산업혁명과 전력산업’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펼친다. 전기협회는 학생과 초보 엔지니어에서부터 전문가까지 함께 이 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세션을 마련해 운영한다. 이번 행사에는 케픽 위크 앱이 개발돼 행사 프로그램과 발표자료, 후원사와 전시업체 리스트, 행사장 배치도 등을 참석자들이 손쉽게 받아볼 수 있다.
 
■ 1995년 최초개발…국내 전력기술 선진화 이끈 전력설비표준 

전력산업기술기준은 원자력발전, 화력발전, 송·변·배전 분야 등 전력설비에 적용되는 기술기준의 국산화 및 국제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정부 지원 하에 전력산업계가 자율적으로 개발한 단체표준이다.

전력설비의 안전성과 신뢰성 및 품질확보를 위해 설계, 제작, 시공, 시험, 검사, 운전, 보수 등에 관한 방법과 절차를 국내실정에 맞게 규정하고 있다. 원자력안전법·전기사업법·건축법·소방기본법 등 법령상의 규제 요건을 만족하면서 전력설비의 건설·운영 경험을 토대로 외국의 다양한 표준을 참조해 개발했다.

1995년에 최초 발행된 케픽은 원전 건설이 한창 진행되던 1980년대 후반에 개발의 씨앗이 뿌려졌다. 국내에 미국, 프랑스, 캐나다 등 다양한 국가에서 설비가 들어와 건설되면서 원전마다 서로 다른 국가의 기준이 적용됐다. 우리나라에서도 별도의 기준을 세우자는 논의가 이뤄져 개발이 본격화됐다.

기술 기준 개발은 정부 권고에 따라 발전과 송배전업무를 함께 영위했던 종전의 한전에서 주관했다. 하지만 1995년 최초 발행을 앞두고 적용 주체인 한전보다는 전기협회가 개발과 관리에 더 적절한 기관이라는 산업계의 의견이 모아지면서 1995년 6월 협회가 전담기구가 됐다. 이 과정에서 원자력발전과 더불어 화력발전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기준으로 개발된다.

개발 초기, 적용표준 1418종 중에서 중요도 및 활용도에 따라 487종의 표준을 개발대상으로 선정했고, 6단계까지 480종의 표준을 개발했다. 산업계 요구에 부응해 지난해부터 2020년까지 수행되는 7단계 사업에서 90종을 추가 개발한다.

케픽은 전력설비 국산화, 설비 신뢰성 향상 등 국내 전력기술 선진화 기반을 구축하는 데 기여하면서 명실상부한 전력설비 표준으로 뿌리내리고 있다. 2010년 영월천연가스화력발전소에 전면 적용돼 준공됐다. 같은 해 아랍에미리트원전에도 적용이 확정됐다.
 
■ 산업현장 여건에 맞춰 보완도…추록은 매년 개정판은 5년에 한 번

세계 원전해체시장 진출 목표로 해체 기술 표준 개발 방안 마련
사용후핵연료 분야 표준화도 추진

전력산업기술기준은 기술동향과 산업현장 여건에 맞춰 지속적으로 보완되고 있다. 개정되는 추록은 매년 발행하고, 개정판은 5년에 한 번 발행한다.

개발과 제정 및 개정을 위한 기술위원회는 기술품질, 원자력 등 8개 전문위원회와 품질보증, 원전설계 등 36개 분과위원회 및 기기 검증기술 특별위원회 1개로 구성된다. 이를 총괄하는 상위기구는 정책위원회가 있다. 현재 약 400여 명의 전문가가 위원회 활동에 참여한다.

케픽은 신고리 1호기와 2호기 이후의 신규 원전은 국내뿐만 아니라 수출 원전에까지 모두 적용되며, 이전의 원전은 기자재 보수교체, 장기가동중검사 등에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화력발전소의 건설 및 운영과 관련한 적용표준의 결정은 사업자 선택 사항이지만, 2010년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남부발전의 영월천연가스발전소가 최초로 케픽을 전면 적용했다.

건설이 한창인 중부발전의 신보령화력 1·2호기는 최신형 1000㎿e급 초초임계압 발전소로서는 처음으로 전면 적용했다. 영흥 3·4호기, 하동 7·8호기, 서울복합 1·2호기 등에도 적용됐다. 민간화력발전사인 강릉에코파워와 고성그린파워는 2014년 1000㎿e급 화력발전소 건설에 전면 적용했다.

송전·변전·배전 분야의 경우에는 IEC 국제표준을 많이 채택하고 있다. 케픽은 민간표준이므로 현재는 일부만 적용된다. 협회는 국가표준개발협력기관 업무를 수임해 관련 표준 영역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전기협회는 원전해체 기술에 적용할 수 있는 케픽 표준을 개발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안전하고 신뢰받는 해체기술 표준시장 선점’이 목표다. 원자력안전법, 원전해체계획서 등에 절차 및 지침을 확인해 표준화 방안을 먼저 모색한 후 전문가를 적극 활용해 국내외 원전 해체 참조문서에 대해 상세하게 검토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해체 산업에 적용 가능한 참조문서와 개발 표준을 확인한 후 해체 표준을 개발한다. 먼저 확보된 37개 기술과 미확보 기술 표준화도 연계한다.

사용후핵연료 분야에 대한 표준화도 추진한다. 현재 부지 설정 등의 어려움이 있어 중간 저장시설 등에 관한 표준 개발을 목표로 삼았다. 장기적으로는 세계 원전해체시장 진출을 도모한다. 원전해체 경험 국가는 안전규제기준, 지침서 및 절차서에 따라 원전해체를 수행하고 있는데 관련 표준은 없다.

협회는 국내외 규제기준에 부합하는 원전해체 표준을 개발해 고리 1호기에 적용하면서 기술을 쌓고, 해체표준을 개발해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전기협회는 국내에 적용되는 표준이지만, 국제적으로도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국내 기술을 집약하다 보면 독창성이 확보되면서 다른 국가에서도 적용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것. 이를 위해 고유성 증진, 전문성 향상, 국제화 확대, 적용성 증대, 경제성 제고 등 다섯 가지 목표를 설정했다.

협회 관계자는 “케픽은 단순한 산업표준을 넘어 우리나라 전력산업의 중심이자 세계 속의 표준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안전성, 전문성, 신뢰성을 바탕으로 보급을 지속해 전 세계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세계적 전력산업표준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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