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탈핵 선언...세계 탈원전 현황은?
문 대통령 탈핵 선언...세계 탈원전 현황은?
  • 이욱재 기자
  • 승인 2017.06.2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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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중심 6개국 원전 ‘STOP’...‘안전·친환경’ 신재생에너지로 메운다

[한국에너지신문]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원전 중심의 발전정책을 폐기하고 탈원전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선언했다. ‘탈핵 독트린’이라 평가받는 이번 선언으로, 경제 논리 중심이었던 에너지 정책이 환경과 안전을 중시하는 정책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는 유럽이 주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탈원전을 외치는 국가들은 자신들의 안전이 비용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우리나라보다 앞서 탈원전 정책을 펼치고 있는 국가들의 현황을 살펴본다.

>>이탈리아 / 세계 최초 ‘탈원전 국가’

이탈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탈원전을 주장한 나라다. 이탈리아는 1960년대까지 세계 4위의 원전 대국이었으나 체르노빌 사고 이듬해인 1987년에 국민투표를 통해 신규 원전 건설 중단 및 기존 원전 해체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현재 이탈리아는 G8 국가 중 유일한 원전 미 운영국이다. 이후 2008년 말 베를루스코니 정부에서 원자력 에너지의 재도입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치러진 원전 재개에 관한 국민투표에서 90% 이상의 압도적 반대에 부딪혀 원전 재도입 계획을 사실상 백지화했다. 현재 이탈리아는 2015년 재생가능에너지 사용량이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17.5%로, 유럽연합(EU)이 이탈리아에 촉구한 2020년까지의 목표치를 5년 먼저 달성한 상태다.

>>독일 / 2022년까지 모든 원전 폐쇄

독일은 2002년 4월 원자력법을 개정해 원전 신설을 금지하고, 당시 20기였던 원전을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쇄,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 17기를 운영하던 독일은 강한 여론의 반대로 3개월간 일시 중지를 선언했다. 이후 독일 내 모든 원전을 2022년까지 폐쇄하는 법안을 상원에서 통과시켰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2017년 4월 자료에 따르면, 현재 가동 원전은 8기이고, 영구정지한 원전은 28기에 달한다. 현재 독일은 2021년부터 원전에서 생산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스위스 / 국민투표 58% 탈원전 ‘찬성’

스위스는 지난달 21일 현재 가동 중인 원자력발전소 5기를 오는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내용의 ‘에너지 전략 2050’ 정책에 대해 국민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58.2%가 이 정책에 찬성표를 던졌다. 현재 스위스는 전체 전력 생산의 약 36.4%를 원전에 의존한다. 이에 대해 스위스 정부는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의 전력 생산량을 지금의 4배 정도로 늘리고, 오는 2035년까지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을 2000년에 비해 43%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재생에너지확대와 전력 소비를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덴마크 / 85년부터 원전 NO…재생에너지 강국
 
덴마크는 1985년 의회에서 원전 불가 결의를 진행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에 매진했다. 2015년 세계에너지협의회가 발표한 ‘에너지 3중고지수(Energy Trilemma)’에서 6위에 선정된 덴마크는 지난해 1위에 선정되며 다시 한번 에너지 분야의 강국임을 증명했다. 세계에너지협의회(WEC)에서 발표하는 연례 에너지 3중고지수는 에너지 안보(energy security)와 에너지 형평성(energy equity), 환경적인 지속 가능성(environmental sustainability)을 토대로 125개국을 평가한 에너지 시스템 지속 가능성 평가이다. 2015년 덴마크는 총소비전력의 42%를 풍력으로 생산했다. 덴마크인들은 “정부가 60만 ㎾ 원전 1기를 만들고자 한다면 우리는 3만 대의 풍차를 만들겠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프랑스 / 세계 2위 원전국도 ‘감축’ 선언 

세계 2위의 원전 국가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는 지난 11일 열린 G7 환경장관회의에서 프랑스 발전 비중의 75%를 차지하는 원전을 2026년까지 5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도우파라고 불리는 마크롱 정부는 앞으로 현재 전력 생산량의 18%인 친환경 발전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대만 / 亞 대표 탈원전국…2025년까지 폐쇄

대만은 지난해 2025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하고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1월엔 전기법 개정안에 2025년 원전 폐쇄 조항이 추가되기도 했다. 대만 역시 2025년 재생에너지 20%를 확보해 전력을 수급한다는 계획이다. 7월 초 우리나라 여당과 정부 관계자들은 대만을 방문해 정책의 지침과 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원전 1위국…규모 축소 계획

미국의 경우, 1979년 3월 28일 펜실베니아주 스리마일 섬 원자력발전소 2호기에서 노심 용융사고가 일어난 바 있다. 당시 즉각적으로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적절한 대응과 조치로 후쿠시마 원전사태처럼 수소 폭발로 인한 원자로 상부 구조물이 파괴되지 않아 최악의 사태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 사건으로 인해 당시 총 129기의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승인된 상태였으나 공사가 시작된 53개를 제외한 나머지 원전 건설 계획은 취소된 바 있다. 현재 미국은 원전 99기를 운용하며 세계 가동 원전 1위 국가다. 영구 정지된 원전은 34기, 해체 완료된 원전은 15기다. 문제는 가동 연수인데, 미국은 노후 원전이 굉장히 많다. 가동 기간이 30년이 넘은 원전이 89기, 40년이 넘은 원전이 46기다. 이에 따라 미국 역시 신설 원전은 있지만, 전체적인 원전 규모는 줄어들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현재까지 미국은 전력 생산 중 20%대인 원자력 비중을 2050년 11%로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은 2030년까지 25%로 올릴 계획이다.

중국·일본·영국,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다른 주요국들도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은 현재 원자력 전력 생산 비중은 10%대인 반면 신재생에너지의 전력 생산은 28%대로 신재생에너지 투자가 원전보다 활발한 편이다. 영국은 신재생에너지의 전력 생산 비중을 2030년까지 40%로 전망하고 있으며, 일본은 신재생에너지의 전력 생산 비중을 2030년까지 23% 이상으로 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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