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파리기후협약 탈퇴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l승인2017.06.07l수정2017.06.0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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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영 미국 워싱턴 주재기자

[한국에너지신문] 6월 1일 목요일은 미 국민으로서 수치의 날이고 통곡의 날이다. 트럼프의 파리기후협약 탈퇴 선언으로 미국은 국제사회의 리더십을 포기하고 시리아, 니카라과에 이어 세 번째 불참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은 기후변화의 주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으면서도 대응 노력에선 정치적 의지가 가장 약했기 때문이다. 40여 년 전 미 의회에서 제임스 한센 박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화석연료의 재력과 권력에 취한 미 정치권은 기후변화의 인정을 거부해 왔다. 2015년에 와서야 전세계가 동의한 파리기후협약의 쾌거가 이루어졌고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었다. 

37세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구를 위해 우리 모두가 책임을 공유해야 합니다” 라고 70세의 트럼프를 꾸짖었다. 그 말이 꾸짖음인 줄 모른채 나르시시즘에 갇힌 트럼프의 모습이 오늘날 국제사회에 비친 미국이다. 

세계는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파트너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 소속당) ” 라든가 “누구보다도 미국에 가장 큰 손해를 가져오게 하는 결정 (독일 환경장관 바바라 헨드릭스)”이라고 조롱했다. 그리고 곧바로 EU와 중국이 미국의 공백을 채우게 됐다.

중국과 EU는 공동선언문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청정에너지로의 변환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고 필요불가결한 것이다. 우리는 청정에너지에 관한 정치적, 기술적, 경제적, 과학적인 협동 체제를 현저히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3국은 트럼프의 ‘재협상’의 발언에 즉각 “2015년 파리기후협약은 되돌릴 수 없는 역사적 모멘텀이다. 파리기후협약은 지구와 인류사회, 경제를 위한 확실하고 실질적인 도구이기에 재협상이 불가함을 확실히 하고자 한다”고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미국의 탈퇴는 경제적으로 연방 정부의 지원을 받는 테슬라(전기자동차, 배터리), 인페이스(마이크로인버터), 네스트(스마트 온도계)와 같은 첨단 청정산업과 솔라산업에 타격을 주고 중국과 EU에게 기술 선두 주자의 자리를 내어주게 될 것이다. 그 결과는 원천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미국이 로열티를 지급하고 빌려와야 하는 기술적 속국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행히 탈퇴에 대한 악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주 정부, 시 정부, 산업계와 학계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미국의 온실가스 중 총배출량의 33%를 차지하는 캘리포니아, 워싱턴, 뉴욕의 3개 주지사는 주 정부 차원의 기후협회를 구축해 미국의 감축 목표를 지킬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고 있다. 미국의 감축 목표는 2025년까지 2005년 대비 26%다. 어차피 파리협약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이 아니고 자발적인 것이다. 

산업계에서도 애플, 월마트 등 81개의 대기업이 자발적 파리협약의 감축 목표 이행동의서에 서명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또한 30개 시의 시장, 80개 대학 총장, 100여 개의 산업체 CEO와 모임을 주최해 파리협약에 미국이 서약한 감축목표를 제출할 수 있도록 고려해 달라는 청원서를 UN에 제출한다. 

그는 뉴욕타임스의 칼럼을 통해 트럼프가 탈퇴했어도 미국은 파리협약에서 약속한 감축 목표를 지킬 수 있음을 강조한다. 그 이유는 녹색경제의 엔진이 이미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고 석탄발전소들이 문을 닫는 이유는 석탄에너지가 이미 “경제성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무디스의 보고서에 의하면 풍력발전이 15개 주에서 생산하는 에너지가 이미 3분의 2를 차지하고 메가와트당 풍력에너지는 20달러로 석탄에너지에 비해 10달러 더 싸다. 

86개 시의 미국 시장들도 탈퇴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아래는 기후시장회의의 선언서 전문이다. 

“대통령이 지구온난화를 인정하지 않는 행동은 미국의 전 지역에서 냉대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의 4000만 인구를 대표하는 86개 도시의 시장인 우리는 파리기후협약 정신을 준수하고 그 서약을 우리의 도시에서 시행하고 그 목표를 향한 노력을 강화할 것입니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파리기후협약에서 설정한 섭씨 1.5도의 목표를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21세기의 청정 에너지와 청정 경제를 창조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기후변화 대응 전선의 선두에서 꾸준하게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효율 분야의  투자를 증가해 갈 것이고 전기차와 전기 트럭을 사고 그 수요를 창출할 것입니다. 현재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과 함께 환경적 정의도 실천해 나갈 것입니다. 대통령이 동맹국들과 한 소중하고 역사적인 파리협약을 깨뜨린다면 우리가 나서서 전 세계의 나라들과 협력하여 파리기후협약의 소중한 약속을 강화해가면서 절박한 기후위기로부터 지구를 보호할 것입니다. 

세계는 기다릴 수 없습니다. 우리도 또한 기다릴 수 없습니다.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news@koenerg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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