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공장, 무턱대고 크게 지은 것은 아니다
석유화학공장, 무턱대고 크게 지은 것은 아니다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7.04.15 2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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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비용 줄이기 위해 비이커에서 파일럿플랜트 거쳐 큰 공장으로 ‘스케일-업’
▲ LG화학 여수공장 전경.

[한국에너지신문]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지만, 큰 실패가 꼭 큰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업 경영에서 큰 실패는 비용 증가로 이어져 사업의 기반을 흔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석유화학공장에 처음 가 본 사람들은 대부분 그 규모에 크게 놀라게 된다.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파이프라인은 보는 사람을 압도한다. 하지만 석유화학회사도 처음부터 대규모 투자를 하지는 않는다. 작은 비이커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으로 아무리 혁신적인 신소재를 얻었다고 해도, 그 신소재를 만들기 위해 바로 대형공장을 짓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새로운 소재는 새롭기 때문에 각광을 받기는 하지만, 정작 생산비용이 너무 많이 들거나 사용할 수 있는 곳이 한정돼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새롭고 획기적일수록 실패의 가능성이 큰 것은 이 때문이다.

그래서 혁신적인 신소재는 시험용 소규모 공장이라고 할 수 있는 ‘파일럿 플랜트’에 옮겨 각종 시험을 거친다. 파일럿 플랜트에서 생산성과 경제성이 입증돼야 이 신소재 생산공정은 큰 규모의 공장을 지을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된다. ‘파일럿플랜트’라는 용어는 방송에서 정규편성을 하기 전에 미리 제작해 한 두 번 시험방송을 하는 것을 ‘파일럿프로그램’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비이커에서 파일럿플랜트로, 파일럿플랜트에서 대규모 석유화학공장으로 공정이 옮겨지는 것을 규모가 커진다는 뜻의 영어인 ‘스케일-업’이라고 부른다.

에너지 효율화와 신에너지, 재생에너지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 혁신적인 신소재의 개발과 이용은 필수적이다. 혁신적인 신소재 개발은 무수한 실패를 딛고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그 무수한 실패가 성공으로 이어진 것은 개발된 신소재를 다양하게 시험해보고, 경제성과 생산성을 꼼꼼히 따져보고 난 뒤에야 대량생산을 위한 공장을 지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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