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바람’으로도 에너지 얻는다
‘산들바람’으로도 에너지 얻는다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7.02.0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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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전남대 교수팀, 저속 풍력에서 고효율 에너지 수확하는 기술 개발
▲ 박종진 전남대학교 교수

[한국에너지신문] 초속 3.5m의 풍력에서 전기를 얻을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풍력발전의 유효풍속은 대체로 초속 5m 이상으로, 이 속도에 미치지 못하는 입지는 풍력발전기의 설치 입지로 적합하지 않다. 초속 3.5m는 나뭇잎이 흔들거리는 산들바람 정도의 풍속이다.

전남대학교 공과대학 고분자융합소재공학부 박종진 교수 연구팀은 7일 1차원 소재를 이용한 ‘회전마찰 발전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회전마찰발전기의 2차원 마찰소재를 1차원 소재로 대체해 회전저항력과 에너지 수확 효율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시스템은 마찰전기와 정전기 유도 현상은 1차원 소재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점에 착안했다, 나뭇잎이 흔들리는 정도의 빠르지 않은 풍속의 바람에서 발생하는 회전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한다. 내구성도 우수해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새로운 시스템의 회전마찰 물질은 성장마디(큐티클)가 형성된 천연섬유와 표면에 미세모공이 있는 합성섬유를 이용했다. 섬유는 유연하기 때문에 회전저항력은 낮아지고 섬유 표면에 있는 큐티클과 마이크로 모공이 마찰효율을 증가시켜 풍속이 낮아도 에너지를 기존 시스템보다 더 많이 얻을 수 있다.

기존의 회전마찰발전기는 2차원의 ‘면 마찰’을 이용하기 때문에 생산-수확하는 에너지의 양은 많아질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회전에 대한 저항력이 크기 때문에 풍속이 낮은 경우에는 작동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마찰에 따라 마모나 균열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 전남대 연구팀이 개발한 초소형 풍력 발전기.

이번에 개발된 1차원 마찰을 이용한 회전마찰 발전기는 2cm 직경의 초소형으로 제작할 수 있고, 작은 크기지만 30V정도의 전기에너지를 생산-수확할 수 있다. 캠핑과 하이킹 등 스포츠 레저를 즐길 때 보조전원으로 사용하는 데에는 손색이 없다. 또 중대형 이상의 발전기로는 도로의 터널이나 산등성이의 바람골, 주택가의 골목 등에서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교육부의 기초연구지원사업, 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 산자부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석사과정 2년차 박상기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이와 함께, 석사과정 1년차 류호청·박성웅 학생이 공동저자로 참여했으며 환경에너지공학과 정호영 교수도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나노에너지(Nano Energy)’ 1월27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박종진 교수는 “1차원 소재의 마찰을 이용한 회전마찰 발전시스템을 기반으로, 향후 섬유의 움직임에서 발생되는 전기에너지를 이용한 센서를 만드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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