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발전 업자들 ‘죽을 맛’

남성호 칼럼니스트l승인2016.09.26l수정2016.12.02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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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신문] 추석을 앞두고 정읍에 있는 모 소수력(이하 수력) 사업자와 통화를 했다. 전화를 받자마자 죽는 소리가 들렸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면서 내일모레 판사가 사업 현장을 오기로 했는데 준비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사연인 즉 5년 거치 10년 분할 상환 조건으로 22억원을 융자 받아 조그만 발전소를 2009년 준공했는데 최근 그 돈을 갚지 못해 파산을 면하기 위해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는 것이었다. 법원에서 인정을 해주지 않으면 거지가 될 판이라면서 생판 처음 해보는 일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헤메고 있다는 하소연이었다.

현재 국내에 소규모의 수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민간 사업자는 14개사로 모두 21개 정도이다. 이 가운데 10개 사업자가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흑자를 낸 기업도 장부상 흑자일 뿐 사실상 적자 운영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이유는 한전이 구매하는 전력 가격(SMP)이 2014년 이후 급락하고 강수량이 줄어 발전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발전량은 3년 째 가뭄이 지속되어 지난해 민간 수력발전의 평균 가동률은 30%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전력 판매 가격이 ㎾당 120원 대에서 지난해 100원으로 떨어지더니 올해는 80원까지 떨어져 엎친 데 덮친 격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판매 가격이 100원 이하로 떨어지면 대부분의 사업자가 손실을 보게 된다는 마당에 80원까지 떨어졌으니 수력 사업자 모두가 빚으로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민간 수력 사업자들이 이러한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산자부 장관을 만나 호소하는 등 백방으로 뛰고 있지만 정부의 조치는 겨우 융자금을 한 해 정도 유예해 주는 것이 고작일 뿐, 누구도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

수력 발전은 수자원공사, 한수원, 농어촌공사 등 공기업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민간 기업은 존재감이 없는 시장이다.

민간 수력 사업자들이 왜 길거리로 나앉게 되었을까? SMP가 떨어지고 가뭄이 지속된 탓일까? 전력대란 블랙홀이 일어나고 SMP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던 4여 년 전 가을, 필자는 한전의 유력 인사와 차 한 잔을 할 기회가 있었다.

그해 여름 제주에서는 전력 가격이 270~280원까지 올라가고 불경기에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이 돌아 앉아 웃는다는 우스개 소리가 유행하고 한전은 적자에 허덕이던 그런 때였다.

이 유력 인사는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공언 했다. 전력 구매가격이 고공 행진을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한전은 전력 판매 가격을 인상하지 못하자 이듬해 전력 구매가격 체계를 바꾸었고 해마다 10조 원대의 수익을 남기고 있다.

한전은 유가 하락으로 전력계통한계가격이 떨어져 구매가격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사실상 석유로 발전하는 발전소는 거의 없다시피 한 우리나라 상황에서 논리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

또한 가격 결정 체계가 웬만한 전문가도 이해하기 어려워 한전의 논리를 반박할 사람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중요한 사실은 한전이 전력 판매 가격 인상이 벽에 부딪치자 구매가격을 인하하는 쪽으로 정책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수력 사업자는 물론이고 민간의 피크 가스발전 사업자, 태양광을 비롯한 민간 발전 사업자들이 그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태양광 업계도 99%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결론적으로 한전은 민간 사업자들의 전력을 싸게 구매하여 장사를 해 거액의 수익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한전은 현재 감당 못할 정도의 수익으로 갖가지 사업을 펼치면서 희대의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한전의 금반미주에 울려 퍼지는 노래 소리는 민간 발전 사업자들의 피눈물이다. 

정부나 기업 개인에게도 이 시대는 윤리가 특별히 강조된다. 한전은 공기업으로서 윤리를 망각하고 있다. 공기업은 국민을 상대로 정부가 하는 독점 사업이다.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장사를 하면서 국민을 길거리로 나앉게 만들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형국이다.

민간 발전 사업자들이 산자부 장관을 만나 읍소했지만 산자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융자금 유예조치 정도가 전부이다.

재생에너지 육성을 책임지고 있는 에너지공단은 개선책 용역을 발주했지만 ‘힘이 없다’는 하소연만 늘어놓고 있다.

문제 해결은 간단하다. 한전이 수익을 줄이면 된다.


남성호 칼럼니스트  koenergy@koenerg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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