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력발전설비, 우리 힘으로 만들 수 있을까?
수력발전설비, 우리 힘으로 만들 수 있을까?
  • 김정희 기자
  • 승인 2015.04.23 1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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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ater, ‘수력발전설비 국산화 대토론회’

[한국에너지 김정희 기자] K-water(사장 최계운)가 23일 개최한 ‘수력발전설비 국산화 대토론회’에서 수력 국산화를 위한 우리 기술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산·학·연·관 수력 전문가들이 함께 의견을 나누고 고민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학수 K-water 부사장을 비롯해 각계 전문가 약 150여명이 참석했다. 100분 간의 심층 종합토론에 앞서 수력산업과 수력발전 설비에 관한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산·학·연·관 협력체계와 국가 지원이 필수

‘국산화 필요성 및 추진방안’에 대해 발표한 유광식 K-water 에너지처 에너지설비팀장은 “수력발전설비 국산화를 위해서는 정부, 국회, 산·학·연의 협력체계 구축과 국가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며 참여주체별 지속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력 국산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세계적으로 수력발전의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지면서 수력산업의 성장성, 지속가능성, 고수익성이 예상되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예산과 연구기관·대학의 기술력, 발전사의 Test Bed(테스트베드), 소수력 전문기업과 주조·가공 기업 등의 제조기반과 같은 결정적 역량이 뒷받침 된다면 수력 국산화는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발전사업을 수행하는 공기업으로서 K-water가 국산화의 토대를 마련하고, 국내 유일 수력발전 테스트 베드를 보유한 만큼 협업체계 구축과 테스트베드 제공, 실증 등 사업을 주관하고 추진동력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보유기술 인프라로 독자적 원천기술 확보

다음으로 ‘수력발전설비 기술수준 및 기술개발 방안’을 유일수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이 발표했다.

설명에 따르면, 국내 수력발전설비 기술은 소수력용 수차개발에 국한되고 중대수력 수차 제작회사가 없는 상태이며, 전산유체해석(CFD)를 이용한 수차 설계 및 유동 해석 경험 등 원천 설계 기술이 부족한 상황이다. 소형 수차의 국산 점유율은 57%로 소용량 수차에 대한 기술 자립은 일부 확보된 상태이나 협소한 국내 시장 규모로 인해 기술인력 양성에 어려움이 있다.

유일수 책임연구원은 “국외 기술 수준은 오랜 운전 경험과 풍부한 제작, 건설 경험을 토대로 원천 설계 기술을 확보했고, 수력 시장을 소수력과 대중수력이 분할 선점하고 있어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이 가능한 선순환 구조”라며 “기술 확보를 위해 원자로냉각재펌프와 같은 국내 보유 기술 인프라를 활용해 독자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고, 국외처럼 수력시장 분할 선점과 인력양성을 통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속도감 있게, 자세를 낮춰서라도 배워라

지영익 대양수력 부사장은 ‘수력발전설비 기술개발의 현황과 과제’를 발표했다.

“국내 소수력 분야는 3MW까지 자체 설계·제작 실적을 보유했고, 대중수력 분야는 해외업체의 원천설계에 의존한 부품제작기술과 실적만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15MW 수력설비국산화가 2016년까지 추진될 예정이고 30MW, 50MW 설계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 개발 국산화를 위해서는 원천설계기술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며 “해외선진기술 교류를 진행할 때 특정 현장의 실증만을 위한 제품개발만이 아닌 원천 설계 노하우를 학습하는 기회로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FTA 추진으로 발전설비 시장이 완전히 개방되고 국내 산업계가 개발한 제품과 기술을 보호할 수 있는 시장보호정책이 실효성을 상실한 상황에서 국제경쟁력을 가지도록 최신기술수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수력발전설비 국산화 '100분 토론'

주제발표에 이어 각계 전문가 8명이 참여한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100분동안 수력발전설비 국산화에 대한 각계의 입장과 의견을 나눴다.

김윤제 한국유체기계학회 회장이 좌장을 맡고, 김종겸 강릉원주대학교 교수, 최장영 충남대학교 교수, 서상호 숭실대학교 교수, 이종욱 두산중공업 상무, 장태현 k-water 처장, 박노현 금성E&C상무, 윤의수 한국기계연구원 본부장가 패널로 참여했다.

김종겸 강릉원주대학교 교수 “수차 발전기는 효율이 매우 중요하다. 연구계와 학계가 수차 발전기 자체의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을 연구개발할 필요가 있다.”

최장영 충남대학교 교수 “소수력 발전기는 30년 이상 운영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발전되고, 쉽게 고장 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국산화와 더불어 세계시장에서 차별화 할 수 있는 전략은 ICT 기술을 활용해 발전기 상태를 진단하고 고장을 예방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서상호 숭실대학교 교수 “앞으로 초소수력발전과 초초소수력발전에서 개발 가능성이 높다. 중대수력발전 설비기술을 새롭게 독자 개발하는 것은 남한보다 북한이 개발을 더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미국과 함께 해외 수자원 개발에 나서는 K-water는 이 기회로 노후화된 국내 수차발전제어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할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종욱 두산중공업 상무 “우리나라는 외국에 기술이 종속되어 있다. 이를 탈피하려면 정부가 주도하고 학계와 연구·산업계가 함께 나가야 한다. 화력발전설비 기술은 이미 국산화됐고 해외 수출도 했다. 이는 정부의 주도와 Test Bed가 있기에 가능했다. Test Bed를 보유한 K-water가 수력발전설비 기반을 잘 닦아주기 바란다.”

장태현 k-water 에너지처장 “지금의 시장 상황과 규모는 외국에 문호를 개방할 수밖에 없다. 이에 K-water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안동 수력발전 사업에서 유수기업의 원천기술을 배우고 외국기업과 국내기업의 협력, 컨소시엄(consortium)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번 사업을 자체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기반으로 삼을 것이다.”

박노현 금성E&C상무 “우리나라는 일본, 유럽의 수차를 수입해 전력생산하고 그 값을 주고 있다. 수력 국산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1조원 시장도 매우 크고 중요하기 때문에 예전과 달리 중소기업 중심으로 소수력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수차설비 기술을 갖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서 한국 수력 기술의 향상에 보탬이 되겠다.”

윤의수 한국기계연구원 본부장 “수력발전설비 국산화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실현해야한다. FTA 체결로 인해 현재 수차기술 기계분야 시장에서는 최고 수준의 기술이 아니면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에 인적·물적 인프라를 활용해 국내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향상시켜야 한다.”

 

▲ K-water는 수력산업 육성 및 생태계 조성을 위한 ‘수력발전설비 국산화 대토론회’를 23일 더케이호텔서울 가야금홀에서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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