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기러기'를 아십니까?
'공기업 기러기'를 아십니까?
  • 남수정 기자
  • 승인 2015.04.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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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전력공기업 이주직원 80% '나 혼자 산다' … 근본책 필요
 

[한국에너지] '공기업 기러기'. 공기업 지방이전에 따라 가족이 있는 서울과 근무지를 오가는 이들을 표현하는 신조어다.

실제 가족과 떨어져 혼자 생활하고 있는 전력거래소의 A 차장은 "자녀 학교나 배우자 직장으로 인해 혼자 내려온 직원들이 대부분인데 문화, 교통, 생활기반 시설이나 인프라가 부족해 회사나 집 밖으로 나가면 정말이지 할 게 없고, 갈 곳도 없다"고 털어놨다.

'공기업 기러기'가 된 한전의 B 차장도 "주말마다 가족을 만나러 서울에 다녀오는 비용도 만만찮다"면서 "회사에서 비용을 일부 지원하기는 하지만 턱없이 부족하고, 피로도 쌓여가기만 한다. 언제까지 이렇게 지내야 할 지 막막하다"고 전했다.

전력 분야 공기업인 한전, 전력거래소, 한전KPS, 한전KDN 등 4사에서 이주한 직원 3217명 중 이런 '나홀로 이주' 직원이 10명 중 8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순옥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나주혁신도시로 이주한 한국전력공사, 전력거래소, 한전KPS, 한전KDN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에 따라 이들 4개 기관에서 이주한 직원 3217명 중 가족동반 이주 직원은 719명으로 전체의 22.4%에 불과했다. 반면 ‘나홀로 이주’는 2,498명으로 77.6%에 달했다.

한전 가족동반 이주율은 23.1%(354명)였고, 전력거래소 23.5%(71명), 한전KPS 27.3%(125명), 한전KDN 18.3%(169명) 순으로 조사됐다.

▲ 나주혁신도시 이전 전력 공기업 직원 이주 현황. *출처=전순옥 의원.

22일 나주혁신도시를 찾은 전순옥 의원은 한전 등을 방문한 자리에서 “가족과 함께 이주한 직원은 전체의 22.4%에 불과하고 77.6%가 ‘나홀로 이주자’인데 기러기가족, 주말부부 등을 방치하다보면 자칫 가족 해체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가 된다”고 지적했다.

전순옥 의원은 또 “가족과 생이별을 하는 등 급격한 변화를 겪는 직원들을 위한 심리 상담실 운영과 이주 환경 실태조사를 통한 근본 대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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