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원전’… 지역경제 활성화 ‘끝판왕’
‘황금알 낳는 원전’… 지역경제 활성화 ‘끝판왕’
  • 최종희 기자
  • 승인 2014.09.25 18: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수원, “주민에 수조원 통큰 지원, 메가톤급 고용창출 보너스”

영국은 세계 최초로 상업원전을 운영한 나라다. 현재에도 16기의 원전을 돌리고 있다. 영국 정부는 원자력 발전을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원이라고 생각한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도 원전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우리 기업들도 최근 영국 원전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영국 내 노후 원전 교체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원전이 국내에선 찬밥 신세지만, 해외에선 외화벌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영국의 사례는 원전을 방사능 누출 등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애물단지처럼 취급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원전이 갖고 있는 장점을 살펴보면 영국이 왜 여러 에너지원 가운데 원전을 선택했는지 알 수 있다.

◆ 압도적 스케일 ‘원전 건설사업’… 제2 롯데월드·인천대교 우습다

초대형 건설공사가 진행되면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는 등 국가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원자력발전소 건설도 마찬가지다. 원전을 지으려면 실제 공사기간만 약 7년에 이르고, 계획부터 준공까지 10년가량이 소요된다. 공사비 역시 천문학적인 돈이 투자된다. 인천대교나 롯데월드를 짓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는 비교 자체가 안 되는 수준이다.

지난 2009년 ‘인천대교’가 개통됐다. 총 길이는 21.38km. 당시 국내에서 가장 긴 대교로 이름을 떨쳤다. 공사비도 2조4000억원이나 투여됐다.

‘높이 327m, 123층.’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국내 최고층 건물 ‘제2 롯데월드’에도 무려 3조5000원에 달하는 공사비가 사용될 전망이다.

하지만 원전 건설과 비교하면 이 정도 공사 규모는 ‘세발의 피’에 불과하다.

조만간 완공을 앞둔 ‘신고리3, 4호기’에 들어가는 공사비는 약 6조5000억원이다. 원자력발전소 하나를 지을 비용으로 제2 롯데월드 1.85개, 인천대교 2.7개를 세울 수 있는 셈이다. 참고로 원전은 2기를 하나의 발전소로 보고 건설된다. 즉, 신고리3, 4호기가 합쳐 발전소 1개가 되는 것이다.
 
지난 2010년 첫 삽을 뜨기 시작한 ‘신한울1, 2호기’ 역시 어마어마한 건설 규모를 자랑한다. 당시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공사를 위해 맺은 주계약 업체 수만 따져도 모두 190여개사였다. 설계회사인 한국전력기술을 비롯해 두산중공업, 현대건설, SK건설, GS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주계약 업체 중 상당수는 또 다시 다른 업체와 협력계약을 맺었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수십개 사와, 현대건설 등 시공사는 수백개사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국내에는 모두 5기의 원전이 건설되고 있다. 한수원은 앞으로 2기를 추가로 더 건설할 계획이다.

◆ ‘620만명’ 메가톤급 ‘고용창출 효과’… 진시황제 울고 갈 판

중국 진나라의 시황은 즉위 직후부터 약 30년에 걸쳐 높이 79m, 동서 475m, 남북 384m, 둘레 25km에 달하는 거대한 무덤을 축조했다. 이때 동원된 인원이 해마다 70만명이었다. 지금까지도 진시황릉은 역사에 한 획을 남길 만큼 많은 사람들의 땀방울이 만들어낸 대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원전 건설은 이 정도 땀방울과는 차원이 다르다. ‘신한울1, 2호기’를 짓는 데만 매년 620만명의 사람들이 달라붙어 일을 했다. 진시황릉보다 약 8배가 넘는 규모다. 연인원을 기준으로 제2롯데월드에는 250만명, 인천대교에는 200만명이 투입됐다.

현재 한수원이 공사 중인 ‘신월성1, 2호기’, ‘신고리3, 4호기’, ‘신한울1, 2호기’ 등 3개 발전소에 근무하는 인력만 따져 봐도 하루 4000명이 넘는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은 어디서 몰려오는 것일까. 절반 이상은 원전 건설이 이뤄지는 지역 내 주민들이다. 지역 일자리 창출에 원전이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신고리3, 4호기’의 경우 건설 인력 1450여명 중 58%인 542명을 지역주민으로 채웠다. 이는 지역주민을 우선 채용하겠다는 한수원의 정책에 따른 결과다.

나아가 한수원은 2009년부터 고리, 월성, 한울 원전 인근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용접과정, 토목·건축과정 등 기술자를 양성하는 교육을 시행해 이들이 원전 건설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 ‘우리가 남이가?’… 한수원, 지역사회 위해 수조원 푼다

원자력발전소는 건설이 시작되는 단계에서부터 운영이 이뤄지기까지 최소 50년 이상 지역사회에 경제적 혜택과 일자리 창출 등의 부가가치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신한울1, 2호기’의 경우 원전 건설기간 동안 ‘사업자 지원사업’과 ‘기본 지원사업’ 등의 명목으로 2425억원가량의 지원금이 발전소 유치 지역으로 내려간다. 이는 정부가 최근 빈곤층 180만여명을 지원하기 위해 추가 편성한 예산 2300억원과 맞먹는 금액이다.

원전이 준공된 후 본격인 운영이 시작된 뒤에도 지원은 계속 된다. ‘신한울1, 2호기’ 기준으로 한수원은 발전소 운영기간인 60년 동안 1kWh당 0.25원씩, 총 3300억원을 관할 지자체에 보낸다.

지자체는 이렇게 확보한 자금을 ▲전기요금 보조 ▲방과후교실 지원 ▲학자금지원 ▲지역 소득 증대사업 등으로 나눠 사용한다.

한수원은 또 이러한 지원책과 별도로 발전소 주변 지역주민에게 3300억원을 직접 전달한다. 이 돈은 지역주민들이 원하는 특성화 사업을 추진한다거나 지역경제와 복지를 증진시키는 데 쓰인다. 원전이 지역주민과 함께 상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한수원은 1kWh당 0.5원 규모의 ‘지역자원 시설세’를 원전이 위치한 곳의 지자체에 납부한다. ‘신한울1, 2호기’ 납부하는 금액은 6600억원이다. 여기에 다른 지방세까지 포함하면 원전발전소 1곳이 내는 세금은 1조6200억원에 이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