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르포] 한국광물자원공사 군산 비축기지를 가다
첨단산업 필수 광물 확보, 밤낮 없다
[현장 르포] 한국광물자원공사 군산 비축기지를 가다
첨단산업 필수 광물 확보, 밤낮 없다
  • 조재강 기자
  • 승인 2013.07.08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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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광물자원공사는 6월말 기준으로 크롬, 몰리브덴 등 9광종 2만5704톤(19.5일)치를 확보하고 있다. 향후 2016년까지 60일치 물량을 확보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비축기지 창고 내 페로티타늄이 적재되어 있는 모습>

“첨단산업 필수원료인 광물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한국광물자원공사의 노력은 오늘도 밤낮없이 전 세계를 누비며 쉼 없이 달리고 있다.

현재 광물자원공사는 6월말 기준으로 크롬, 몰리브덴 등 9광종 2만5704톤(19.5일)치를 확보하고 있다. 향후 2016년까지 60일치 물량을 확보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광물자원공사의 이러한 결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 지난 3일 기자는 여름장마로 잔뜩 흐린 하늘을 뒤로한 채 서울을 출발, 비축창고로 향했다.

비축창고는 군산의 군장국가산업단지 내에 자리잡고 있었다. 창고에 들어 선 순간 대규모 단지가 눈에 들어왔다. 비축기지는 대지면적 4만평, 건축면적 9260평으로 희토류를 비축 중인 특수창고 2개 동과 일반창고 2개 동 등으로 이뤄졌다.

미리 마중 나온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기자를 희토류가 보관중인 창고로 먼저 안내했다. 안내 담당자로 나선 김영호 한국광물자원공사 광물비축팀장은 특수창고의 보유 현황을 소개했다.

김 팀장은 희토류가 있는 특수창고는 총 2개동으로 2011년부터 전략적 중요도가 높아져 비축을 확대해 현재 비축물량이 362톤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특수창고 1동당 면적은 약 450평 규모로 최대 1000톤의 희토류를 보관할 수 있다고 한다. 2동의 규모를 합치면 약 900평 총 2000톤까지 보관가능 한 셈이다.

특수창고 입구로 들어선 순간 납품된 희토류 드럼통이 2층, 3층 겹겹이 쌓여 좌우로 가지런히 보관돼 있었다. 높이를 가늠해 볼 수 없을 만큼 높은 천장과 곳곳에 설치된 CCTV카메라가 이곳이 국가 중요시설인 것을 실감나게 한다.

김 팀장에 따르면 희토류는 일반 광물에 비해 온도가 민감해 상온 20∼25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항온시스템이 항상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기자의 호기심에 김 팀장은 직접 드럼에 담겨있는 희토류를 직접 보여주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김 팀장은 직접 손으로 밀봉돼 있는 드럼을 개봉해 희토류를 들어보였다. 바로 고가의 주인공이 탄산세륨이란 희토류다. 겉으로 봐서는 밀가루 같아 보이는 그냥 하얀 가루지만 그 가격을 듣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톤당 수 억원도 아닌 수 십억원이나 된다니 말이다.

김 팀장은 “탄산세륨은 반도체와 LCD 연마용 재료로 사용되는 국내 전자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자원으로 원재료는 중국에서 생산되지만 고순도의 탄산세륨을 얻기 위해선 프랑스 전문기업에서 공정을 거친 것을 수입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한해 사용되는 양이 약 1000톤 정도로 공사는 현재 200톤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격이 오를 것을 대비해 선제대응을 통해 선구매와 가격이 비쌀 때 팔수 있는 헷징을 통해 탄산세륨과 같은 희토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희토류 비축창고를 차례로 둘러본 기자는 숨 돌릴 틈도 없이 다음 이동장소인 일반 광물 비축창고로 발길을 옮겼다. 도보로 이동하기에는 창고와 창고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어 공사 측이 준비한 차에 올라타고 직접 창고 안으로 들어 갈수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 온 것은 큰 포대자루에 담겨 3층으로 쌓여 길게 늘어서 있는 광물이었다. 이 광물의 이름은 페로크롬이다. 김 팀장은 “광물자원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광물 중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광물”이라며 “현재 보유량은 2만2455톤으로 내년까지 추가로 확보해 최대 4만톤까지 물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광물자원공사 광물비축팀 김영호 팀장이 특수창고에 보관된 탄산세륨을 꺼내 보이며 설명 중이다.

 

페로크롬은 스테인레스에 반드시 필요한 광물로 톤당 가격이 희토류에 비해 저렴한 200∼250만원 정도지만 한해 소비되는 양은 50만톤에 이른다. 이런 이유로 국내 산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광물로 인식돼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인도, 카자흐스탄 등이 주 수입처다.

페로크롬을 뒤로한 채 창고에 적재돼 있는 다른 광물자원들을 계속 둘러봤다. 희토류로 분류되지는 않았지만 이곳의 광물도 국내 기계, 철강, 전자산업 등에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소재다.

정부의 광물자원 확보에 대해 배병주 한국광물자원공사 광물비축기지 소장은 “갈수록 광물자원의 중요성이 커져가고 이를 필요로 하는 산업계의 요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여기 창고들은 아직도 채워야 할 곳이 많아 가득 채우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배 소장은 “현재 군산 비축기지는 조달청으로부터 임차한 상태로 자원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마당에 공사 자체의 비축기지가 없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안정적으로 광물자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광물공사에 독자적인 비축기지 운영권 부여와 부지 확보, 창고 증설 등의 인프라 확충을 해줘야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브리핑 시간에는 광물자원공사의 비축사업 추진 현황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김 팀장은 “광물자원시장은 대표적인 블랙마켓 시장으로 선물공시가 되지 않아 적정한 가격에 구매가 쉽지 않다”며 “최근에는 희토류 최대 매장국인 중국이 쿼터제를 엄격히 시행하고 있어 쿼터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은 등 광물자원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추세”라고 광물 확보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를 타개할만한 전략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 팀장은 “한정된 예산으로 원하는 광종을 모두 구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를 해결키 위해 공사는 작년 말부터 품목별 차등지출하기로 계획하고 텅스텐, 희토류에 우선 비축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공사가 제시한 폐광산 갱내 비축기지 활용방안도 관심을 끌었다. 공사는 외부 충격에 강하고 일정한 온도가 유지되는 장점이 있는 폐광산 갱내가 광물 보관에 최적의 입지라는 입장이다. 또 유휴지 활용과 지상 비축기지 건설비용을 줄이는 등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공사는 이를 위해 폐광산 갱내를 광물자원 비축기지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유관기관과 활발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공사의 올해 예산은 450억원(순수구매예산)에 불과하다. 매년 최소 500억원 이상을 확보돼야 하지만 그마저 예산 확보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공사 관계자는 안정적인 광물자원 확보를 위해선 정부 관련 부서와 산업계 등의 지속적인 관심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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