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로 고민하는 주유소업계
알뜰주유소 강력 저지 나서나
알뜰주유소로 고민하는 주유소업계
알뜰주유소 강력 저지 나서나
  • 이윤애 기자
  • 승인 2012.02.27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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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확대 방침에 위기감 고조
강성 회장 선출로 정면돌파 모색

알뜰주유소를 둘러싼 주유소와 정부의 대립이 폭풍전야의 분위기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알뜰주유소 1호점 개점 이후 3월말까지 400개를 확대하는 등 정책을 힘 있게 몰아붙이고 있다. 반면 주유소 업계는 알뜰주유소 1호점이 개점된 경기도 지회에서 최근 헌법 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또 김문식 경기도 지회 지회장이 한국주유소협회 회장으로 당선돼 이후 정부와 주유소 업계 간의 만만치 않은 대립이 예상된다. 
정부는 최근 알뜰주유소 관련 정책을 초기 계획보다 빠른 속도로 밀어 붙이고 있다. 지경부는 오는 3월 말까지 기존 농협주유소 330개를 NH알뜰주유소로 변경, 고속도로 주유소 10개 전환 등 총 400개 알뜰주유소 영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알뜰주유소 정책에서 올해 내에 50개를 시작으로 2015년 600개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보다 상당히 빠른 확장세다.

빠른 속도만큼이나 성과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2015년까지 전체 주유소의 10%까지 확대할 시 알뜰주유소가 시장 내 가격 결정주체로 자리잡고, 다른 주유소들의 가격 억제의 효과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7개 밖에 개점이 안 된 지금 벌써 가격 억제 효과 얘기가 나오고 있다.
반면 정부의 압박적인 정책 확대에 주유소업계는 대응 수위를 높여 나갈 태세다.
지난 18일 주유소 협회 경기도 지회는 정부의 알뜰주유소 정책에 대해 헌법 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경기도 지회는 정부가 인위적으로 석유시장에 개입해 기존 자영 주유소사업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회의 관계자는 “정부가 알뜰주유소에 석유제품을 공급할 업자를 선정하려고 농협중앙회에 제시해 이뤄진 농협중앙회·한국석유공사의 석유구매 공동입찰은 자유시장경제 체제의 기본인 공정 경쟁 원칙을 훼손 시킨다”며 “이는 헌법 제11조 ‘평등권’과 제119조 2항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 자유와 창의’ 조항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지회 관계자는 “알뜰주유소 인근 주유소의 판매량이 절반이나 감소했다”고 고충을 토로하고, “현재 법무법인에서 헌법 소원 심판 청구 소장의 최종 원본을 기다리고 있으며 최종 원본을 받으며 이후 관련 절차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기도에서 시작된 반격이 전국 주유소로도 확대될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 팔레스 호텔에서 개최된 주유소 협회 정기총회에서 김문식 경기도 지회장이 제21대 주유소 협회 신임회장으로 당선됐다. 김문식 신임회장은 이날 과반수의 표를 얻어, 경선에 나선 현임 한진우 회장을 적지 않은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김문식 신임회장의 당선을 두고 업계에서는 최근 정부의 알뜰주유소 정책에 대처하는 두 회장의 자세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업계는 한진우 현임회장을 다소 온건적으로, 김문식 신임회장은 강성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진우 회장은 정부의 알뜰주유소 정책에 대해 어쩔 수 없으니 일정부분 인정을 하고 우리가 나갈 길을 모색하자는 입장이었는데 이 점이 회원사들의 마음을 떠나게 하지 않았나”고 전했다. 실제로 김용운 지식경제부 석유산업과 사무관은 “한진우 회장이 알뜰주유소 간 거리 문제로 신청을 받지 않는 경우를 최소한으로 줄여달라고 요청했다”며 지경부는 이 요청을 수용하려 한다고 전했다.

반면 김문식 신임회장은 21일 당선소감으로 “앞으로 회원사 권익보호를 위한 대정부 투쟁과 실속 있는 정책,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선거일 3일 전인 18일 김 신임회장이 지회장으로 있는 경기도지회가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한 것도 향후 행보를 예상할 수 있는 행동이다. 경기도 지회는 정부가 알뜰주유소 확대를 중단하지 않으면 동맹휴업 등 대응 수준을 높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경기도 지회장인 김 신임회장의 당선으로 향후 주유소 협회가 정부와의 투쟁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인 반면 정부는 알뜰주유소 확대 정책에 탄력을 붙여가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400개 확장 후 알뜰주유소가 기름 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신임회장 선출로 전열을 새롭게 가다듬은 주유소 업계가 어떤 대응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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