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지원은 비용 아닌 투자
중소기업 지원은 비용 아닌 투자
  • 최덕환 기자
  • 승인 2012.01.0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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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발전이 발전사업 경쟁력 인식 전환
‘수혜식’에서 ‘맞춤형’정책도 다양해져

발전소 운영을 위해 소요되는 대다수의 제품은 중소기업이 공급하고 있다. 중소기업 제품의 품질과 원가가 발전사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동반성장의 출발은 열악한 환경을 지닌 중소기업의 여건을 개선해 발전사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있다. 이는 결국 국가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지난해는 동반성장 정책 패러다임에 변화가 찾아왔다. 중소기업과 협력이 긴밀해짐에 발전사 입장에서 중소기업에 ‘수혜식’으로 지원했던 정책이 중소기업의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맞춤형’으로 변신했다. 다양한 니즈를 반영하다보니 단순했던 정책이 다양해졌다. 중소기업과 해외진출 지원도 활발해졌다. 과거 ‘비용’으로 여겨졌던 동반성장정책이 이제 ‘투자’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각 발전사 동반성장 팀장들은 이러한 동반성장 정책의 변화가 단순히 금전적인 지원만으로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도모할 수 없다는 한계에서 출발했다고 언급하고 있다. 중소기업에게 금전적인 지원만을 하는 것은 결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하락시키는 것일 뿐이며 자생력을 길러주지 못한다는데 대한 반성이다.
맞춤형 지원책을 위해 중소기업의 니즈를 반영하는 것은 요구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반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발전사들은 협력사와 간담회를 마련하고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구매지원이나 해당 중소기업 담당자들과 같은 실무자들의 아이디어도 반영했다. 수집된 니즈는 발전사 별로 맞춤형 지원사업을 하는 토대가 됐다.

중소기업의 니즈를 반영하는 방법에는 발전사마다 차이가 있었다. 중부발전은 중소기업의 니즈를 취합해 분류하고 해당 기업의 니즈에 부합하는 사업을 개설했다. 가령 테스트베드 사업은 실증이 필요한 기업에게 발전소를 실증 장소로 제공해 중소기업들이 신제품의 시장검증 및 기술규격을 확립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중부발전은 현재 ‘원 플랜트 원 프로덕트’ 테스트 베드, ‘테크노 서포터즈’, ‘연구시설 자재 공동활용’, ‘클린 워크 플레이스’ 등 사업을 통해 중소기업에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다.
남부발전은 사업소별 협력사 멘토링 제도를 통해 니즈의 수집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과의 협력 증진도 힘쓰고 있다. 멘토링 제도는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법안, 기술 등에 대해 장기간 발전사 담당자들과 중소기업간 교류가 이뤄지기 때문에 수집하는 니즈의 질적인 면을 높일 수 있다.

동서발전은 중소기업을 범용기술, 중간기술, 핵심기술을 가진 그룹으로 묶어 알맞은 환경조성과 표준화 과정을 거쳐 기술지원과 판로개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기술기업의 자립도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남동발전은 중소기업협의회 등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협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협단체는 남동발전의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과 연계돼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고 내부의 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새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사업이다.
서부발전은 중소기업이 기술개발·사업화 과정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직원 중 국가품질명장을 활용하는 ‘테크노-멘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9개 중소기업이 선정됐으며 지난해부터 2년간 기술과 품질, 원가절감 등 분야의 개선을 위해 공동 협력할 전망이다.

각 발전사가 중소기업에게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사업을 하다 보니 니즈의 반영에 따라 지원범위 역시 폭넓어 졌다.
중부·서부발전만 해도 경영혁신과 기술개발, 판로확대, 인력·금융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29가지의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중소기업 지원사업 자체가 발전사로서는 전부서가 참여하는 일이 된지 오래다.
이는 발전사들이 중소기업지원을 전사적인 과제가 되게끔 환경을 조성한 덕택이기도 하다. 중부발전은 지난해를 동반성장문화 확산의 해로 만들고 동반성장이행헌장 제정 및 전사업소 실천대회를 개최했다.

남부발전의 경우 2009년부터 ‘중소기업 지원 노력도’를 회사평가항목에 반영하고 있으며 서부발전도 올해 초에 전사역량결집 기본계획을 수립해 전처실 및 사업소 모두가 참여해 동반성장 실천과제를 발굴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범위가 넓어지다 보니 기존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영역이나 새로운 방식의 지원사업을 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각 발전사들은 신기술 인증과 지적재산권 출원과 인증 획득을 통해 중소기업의 기술보호에 힘쓰고 있다. 남동발전은 영동화력발전소에 R&D 실증센터를 건립하고 중소기업이 개발한 제품 및 기술을 실제로 발전소에 적용해 성능을 확인하는 일을 하고 있다.

서부발전도 성과공유기부제를 통해 중소기업과 창출한 기술료 일부를 사회단체에 기부하거나 대·중소 탄소파트너쉽을 통한 전력감축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경영환경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올해 발전사들은 중소기업과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사업을 활발히 전개할 계획이다. 발전사들은 해외 수출기지를 설립하고 전시회에 중소기업의 참가를 유도해 기업의 매출증대에 기여했다.
중부발전의 경우 지난 10월 성산 등 8개 중소기업이 참여하는 해외 동반진출 수출협의회를 구성했다. 협의회에 참여하는 기업에게는 해외벤더등록, 온라인마케팅, 해외홍보물, 글로벌브랜드화 등 해외 마케팅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해외시장 동반진출을 위해 동남아시아 전력거점화를 본격화한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는 중소기업을 위한 해외 전문무역상사를 설립한다. 또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는 수출로드쇼도 준비돼 있다.

다양한 노력을 했지만 한계도 있었다. 정승교 중부발전 동반성장팀 팀장은 “중소기업별로 특성이 다양해 최대한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으나 지원사업이 선정됐다 해도 인력이 부족해 추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충호 남부발전 동반성장팀 팀장은 “일부 협력사의 경우 중장기적인 계획이 부족하고 후속조치 등이 미흡해 지원사업이 일회성 단발성으로 그치는 일이 많았다”며 “여건이 어렵지만 반드시 지속적인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남호 서부발전 팀장은 “동반성장 추진 시 기존 제도와 협력기업의 요구사항이 자주 충동해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공기업으로 자유롭게 지원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는 점이 있다” 며 “관련부처와 협력기업들을 지속적으로 설득해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동반성장 팀장들은 이런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예산의 최적배분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프로그램의 신규개발과 지원프로그램의 프로세스를 정례화하는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동반성장 팀장들은 무엇보다 중소기업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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