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와 온난화
쓰나미와 온난화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 승인 2011.03.2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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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지난 3월 11일 금요일 아침 7시, 출장으로 간 캘리포니아 몬트레이 해변을 걷고 싶어 호텔을 나왔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쏟아지는 캘리포니아의 햇볕을 받으며 해변 통로를 찾아 가는데 가는 곳 마다 막혀있다. 한참 가다가 한참 가다가 한 통로에는 노란옷을 입고 무선기를 손에 든 공무중인 듯한 몇 사람을 만났다. 그들은 쓰나미가 일본을 덮치고 이곳으로 와 약 10분후에 이곳에 닿을 예정이니 안전한 곳으로 피하라고 한다. 해변쪽을 보니 바다는 괴이하게 평화로웠다. 잔잔한 파도가 도저히 쓰나미와 연결이 되지 않아 더 나아가서 나처럼 아침 산책을 나온 사람들이 바다에 못 들어가고 웅기종기 서서 라디오를 듣거나 얘기들을 하고 있었다. 온통 일본에서 일어난 쓰나미 얘기다.

호텔로 돌아와 궁금해서 TV를 틀자 바로 화면에서 쏟아지는 참혹한 사진과 핵발전소의 방사능 누출 뉴스로 몸과 마음이 얼얼하다. 길에서 만난 미국사람들은 내가 일본인인 줄 알고 괜찮으냐고 물어 본다. 친구들은 쓰나미와 기후변화가 관계가 있느냐고?, 일본의 방사성 유출이 심각한데 한국에 가도 괜찮으냐고? 계속 묻는다.

일본의 대재앙은 캘리포니아에서도 쓰나미 위험의 가능성에 대한 논란에 불을 붙였고 미 의회에서는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에 대한 논의가 치열하다. 지난 수요일에 있었던 미 의회의 원자력 안전에 관한 청문회에는 ‘사려깊은 과학자들의 유니온’에서 나왔다. 협회의 대표는 미 정부가 원자력 발전소의 규정이 너무 느슨해서 현재 사고의 가능성이 높음을 경고했다.

‘사려깊은 과학자들의 유니온’은 2009년 ‘2003년까지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설계’라는 보고서에서 원자력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하여서는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원자력 발전은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에너지이긴 하나 안전성과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가 우선되어야 하는데 그 투자액으로는 다른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것이 투자회수가 더 높고 더 빠르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2009년 11월호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잡지에 발표한 스탠포드의 제이콥슨 박사와 가주 데이비스 대학의 델루치 박사의 연구도 원자력 발전을 기후변화 대응책으로 제외시키고 있다. 제이콥스와 델루치 박사가 발표한 ‘2030년까지의 100% 신재생 전기 계획안’을 보면 원자력 발전을 위하여 우라늄의 채굴, 운반, 리엑터 시설의 건설과 발전소 운영, 핵폐기물의 처리 등에서 발생되는 탄소배출을 모두 계산하면 원자력 발전은 풍력 발전에 비하여 25배나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것이다.

세계원자력협회에 의하면 원자력 발전은 현재 440개의 상업용 원자력 발전소가 30 여국에 건설되어 있고 세계 총 전기소비양의 14%를 차지한다고 한다. 세계에서 16개국이 적어도 4분의 1의 국가 에너지 수요량을 원자력으로 충당하고 있다. 프랑스가 4분의 3의 에너지를 원자력에서 얻음으로 가장 높고 한국을 비롯한 13개국이 3분의 1 이상을, 일본, 독일, 핀란드는 4분의 1을 원자력에서 얻고 있다. 미국의 핵발전 비율은 9%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가 이미 시작되었다고 한다. CO2now.org 웹사이트에 공시된 2011년 2월의 지구의 대기중 이산화탄소양은 391.76ppm이다. 작년 2월에는 389.85였다. 1987년 2월에는 348.55였다. 2011년도 2월의 온도는 섭씨 12.5도로 1901년에서 2000년도 100년 동안의 평균기온(12.1)보다 0.4도가 높다. 2011년도의 2월 평균기온은 1880년도 이후 17번째로 높은 기온이다.

일본의 지진과 쓰나미가 기후변화 때문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2009년도 9월 로이터의 기사에서 찾을 수 있다. 로이터는 “기후변화로 인한 지질학적인 위험”이라는 학회에서 발표한 런던 대학의 빌 맥가이어 교수의 말을 인용했다.  “기후변화는 대기권과 해양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지구의 지층에도 영향을 줍니다.” 그는 얼음이 녹으면 얼음으로 눌려 있던 지층이 다시 올라가서 지진이나 해저의 산사태를 초래하고 그것이 스나미나 화산 폭팔을 일으킨다고 한다. 같은 학회의 참가자인 옥스포드 대학의 데이비드 파일 교수도 지구의 모든 것은 서로 상호 연결되어 있어서 “빙산이 녹는 것이 아니더라도 지구 표면의 작은 변화도 화산 활동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한다. 그는 칠레, 뉴질랜드, 캐나다의 뉴화운드랜드 같이 위도가 높은 지역이 특히 위험하다고 한다.

맥가아어 교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앞으로 5년 안에 제어되지 않는다면 상태가 점점 악화되어서 (온난화로 인한) 다양한 혼돈상태에 쓰나미나 화산 폭발이 추가된다 하더라도 이상한 것이 아닌 것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몬테레이 바닷가의 파도가 일본을 할퀸 쓰나미의 파도였듯이 우리의 일상에서 대기권으로 올려 보내는 이산화탄소 또한 지구의 해저에서 화산 폭발의 원인이 된다는 이야기인 듯하다. 지구의 모든 것이 상호 연결되어 있듯이 인간 또한 다른 이웃뿐만 아니라 그 환경 속의 존재하는 모든 생물과 무생물과 연결되어 있다. 세기의 대재앙을 맞은 일본인의 참담함이 아프게 마음을 할퀸다. 이웃나라여서가 아니라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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