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재해 Vs 2차 세계대전
기후변화 재해 Vs 2차 세계대전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 승인 2011.01.03 1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극심한 날씨로 인한 자연재해는 이제 놀라운 뉴스가 아닌 일상으로 들린다. 2010년은 유난히도 자연 재해가 세계 도처에서 일어났다. 지난 12월 7일자 영국 가디언 인터넷판을 일별해 본다.
“지난 주 세계 곳곳에 홍수가 났다. 수요일 오스트리아 멜본 공항이 폭퐁으로 30분 동안 폐쇄되었고 강우량 30mm의 비가 왔다” 

“고온과 강풍으로 인한 산불이 이스라엘의 주요 삼림에 일어나  41명이 사망했다.  이 지역은 그동안 60년만의 가장 긴 가뭄으로 기온이 섭씨 31도까지 올라갔다”
전 NASA 기상학자 제프 매스터(Jeff Master)는 1980년부터 일기 재난 사고가 난 곳이라면 어디고 달려간 기상학자이며 현재는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하여 일기예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천 년에 한 번 일어날 만한 사건이 요즘엔 몇 년마다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는 클라이메이트 프로그레스 블로그를 위하여 다음과 같은 코멘트를 보냈다.

“지난 30년 이상을 기상학자로 일하면서 2010년처럼 이상한 기후 양상을 본적이 없습니다. 극심함으로 볼 때 기후가 불안정성을 나타낸다고 의심이 되기도 합니다. 2011년의 기후 양상은 2010년처럼 극심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인류가 현 상태로 계속 이산화탄소를 뿜어내면, 극심한 기후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계속되어 일상의 기후로 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만약 40년 후에는 2010년의 기후가 상대적으로 아무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지구의 구석구석에서 자라는 후손들에게 극심하고 파괴적인 기후를 물려주고 있습니다. 야생의 기후 양상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미래의 기후’라는 책을 쓰고 있는 기후센터 기상학자 하이디 쿨런은 2040년까지 유럽 2003년형 기후양상이 격년으로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공영방송 NPR의 한 프로그램에서 말했다. 2003년의 유럽 더위로 4만명이 사망하고 농작물의 수확양이 5분이 1이나 줄었다.  크라이메이트 프로그래스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기후학자 조셉 롬(Joseph Romm)박사는 인류가 의지만 있다면 극복할 수가 있다고 한다. 현재의 상황으로 봐선 티핑 포인트인 대기권의 이산화탄소 축적량을450ppm으로 제한하는 것이 부정적이고 안정선인 350ppm은 더욱 불가능하게 보인다고 한다. 유일한 길은 인류가 기후변화를 세계 제2차대전처럼 긴박하고 심각한 사태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해결하고자 마음을 먹는다면 20년안에 인류는 탄소제로 혹은 탄소 마이너스로 전환할 수 있다고 한다. 

하바드 의과대학의 건강과환경센터의 부센터장 폴 엡스틴 박사는 현재의 기후 양상을 ‘기후 불안정 상태’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북대서양과 그린랜드의 막대한 양의 빙하가 녹으면서 강한 바람과 추운 날씨가 유럽 전역에 영향을 미치고 중동지방의 고온과의 충돌로 다양한 양상의 기후를 만든다.  그래서 어떤 재해가 온난화로 온 것이냐는 질문은 적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엡스틴 박사에 의하면 기후변화는 우리의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고 한다. 온난화로 곤충들의 서식지가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곤충들이 옮기는 각종 전염병의 확산, 홍수와 가뭄으로 더러운 물을 마셔서 걸리게 되는 말라리아의 확산,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서 돼지풀꽃 같은 꽃가루 확산이 그 예다. 

그러나 그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많다고 말한다. 하루속히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를 없애고 전기자동차로 바꾸어야 한다. 알콜을 태우는 것도 건강에 좋지 않다.  알콜은 지상의 오존 레벨과 광화학(photochemical) 스모그 레벨에 영향을 준다. 스마트 그리드를 활용해 에너지 사용의 효율을 높여 건강한 도시를 건설해야 한다. 그린 빌딩과 녹색지붕, 가로수가 울창한 길, 자전거길, 포장되지 않은 녹색 공간, 대중교통 시스템, 그리고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경철도(light rail). 이렇게 도시는 건강해지고, 일자리도 늘어나며 경제가 부흥하면서 친환경기술이 세계경제를 주도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인류의 손 안에 해결책은 있다. 그러나 일상의 일을 방해받지 않으려는 인간의 타성이 이산화탄소보다도 더 큰 기후변화의 대처의 장애일지도 모른다. 다시 생각해 보자. 수 만명이 죽어가고 숲과 집이 타서 없어지고 홍수로 도시가 떠내려가는 이 파괴적인 자연재해가 세계 제2차대전과 비해 그리 심각한 것이 아닌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