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텐진 기후변화협상회의 특징과 의미
중국 텐진 기후변화협상회의 특징과 의미
  • 한국에너지
  • 승인 2010.10.2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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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10월 4일부터 9일까지 중국 텐진(天津)에서는 2010년 제4차 기후변화협상회의가 개최되었다.
연말의 멕시코 칸쿤총회를 남겨둔 마지막 회의라는 점에서 긴장감이 더해졌지만 칸쿤에서의 극적인 합의를 위한 준비를 마련하지 못했다. 협상해야 할 내용은 많지만 일주일이라는 기간이 너무 짧았기 때문이다.
기존의 입장이 대부분 반복되었지만 일부 의제에서는 선택의 폭을 좁히기도 했으며 개도국 재분류나 NAMA 등록부에서는 우리나라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전되는 성과도 있었다.

선진국의 2013년 이후 의무부담을 설정하는 협상(AWG-KP)에서는 교토의정서 개정, 의정서체제 유지 여부가 핵심이슈로 논의되었다.
개도국은 2차 공약기간의 선진국 의무부담 설정에 국한된 조항만 개정해야 한다는 반면 선진국은 현재 논의중인 새로운 시장 메카니즘과 같은 요소를 포함할 수 있도록 보다 광범위한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중국과 같은 주요 배출 개도국이 선진국과 같은 감축의무를 받지 않으면 교토의정서체제에서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처음 밝혔다. 선진국의 온실가스 배출비중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개도국이 감축노력에 참여해야 온실가스 농도 안정화를 이룰 수 있다는 근거를 들고 있다. 현재의 탄소시장과 교토의정서체제 유지를 희망해 왔던 EU조차도 의정서체제 유지에 융통적이라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은 지난 8월 협상에서 개도국 재분류를 들고 나오면서 교토의정서체제 자체를 부인하기 시작했다.

개도국과 선진국의 장기협력방안 협상(AWG-LCA)에서는 공유비전, 선진국 및 개도국의 온실가스 감축, 적응, 선진국 정책의 영향, 감축행동에 대한 측정·보고·검증(MRV) 방안 등 다양한 이슈를 놓고 뜨거운 공방이 전개되었다. 선진국 의무부담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2009년부터 기후변화협상의 관심은 장기협력방안협상(AWG-LCA)으로 옮겨지고 있는 추이이다.
장기(205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하는 공유비전(shared vision)에서 도서국가와 최빈국들은 산업혁명 이전 대비 1.5도 내지 1도 이내 상승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선진국은 2도 상승을 주장하고 있다.

선진국의 정책 및 조치가 개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경우 상시 포럼을 통해 이를 논의하자는 개도국과 국가보고서를 통해 의견을 교환하자는 선진국 주장이 맞섰다.
개도국은 부정적 영향을 치유하는 것보다는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신속한 정보 및 의견교환이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상시 포럼을 주장했다.

이번 텐진회의에서는 멕시코 칸쿤협상회의 결과의 법적 형태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선진국은 선진국 의무부담협상(AWG-KP)과 선진·개도국 장기협력협상(AWG-LCA)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법적 틀에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U는 새로운 틀에는 교토의정서의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현 체제를 어느 정도 반영할려는 의도를 나타냈다. 그러나 선진국은 현재의 교토의정서 체제를 해체하거나 대폭 개정한 형태의 법적 틀을 주장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주요 개도국을 의무부담 국가에 포함시키려는 전략이라는 것이 협상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텐진회의는 개도국 재분류 문제가 어느 정도 완화되었다는 면에서 우리나라에 유리한 회의였다고 할 수 있다. 중기 감축목표를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자발적 감축행동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등록부 논의가 전개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선진국 의무부담 협상(AWG-KP)에서는 기준년도를 단일 년도로 설정한다는 암묵적 합의에 이어 협상문건의 분량을 줄이는 성과가 도출되었다.

각국의 협상대표들은 칸쿤회의에 대한 기대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있다. 코펜하겐에서와 같이 큰 기대는 결국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교훈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개도국 재분류와 교토의정서 해체 의도를 용납할 수 없다는 개도국의 강경한 입장과 이를 관철할려는 선진국의 주장을 고려하면 칸쿤 뿐만 아니라 2011년 남아공 협상까지는 먼 여정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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