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같은 탄소지우개 ‘탄소캐로셀’
나무같은 탄소지우개 ‘탄소캐로셀’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 승인 2010.09.06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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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롬비아대학 랙크너 박사가 개발중인 ‘탄소캐로셀’
웹사이트 ‘CO₂Now.org'에 따르면 2010년 7월말 현재 대기원의 이산화탄소 축적량은 390.09ppm이다. 1년 전 7월말 평균은 387.74ppm이었다.
온도로 비교하면 1901년부터 2000년까지 평균 온도보다 올 7월이 섭씨 16.5도가 더 높다. 1880년 이래로 두 번째로 더운 7월이었다고 한다.

나무처럼 대기권의 이산화탄소를 지울 수 있는 기계가 세계의 몇몇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개발되고 있다. 미국 조지아공대와 콜롬비아 대학교, 캐나다의 캘거리 대학교, 스위스 연방공대 등이다.
이들은 모두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액체나 혹은 고체 필터에 흡착시키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흡착된 이산화탄소를 다시 필터에서 분리시켜 이산화탄소를 농축, 저장한다. 이것은 나무가 하는 기능으로 기계가 더 빨리 훨씬 대량으로 하려는 것이다.
콜롬비아대학의 교수이며 글로벌 리서치 테크놀로지의 공동창립자인 크라우스 랙크너 박사가 사이언틱 아메리칸 6월호에 기고한 글에 의하면 그의 연구팀이 개발 중인 ‘탄소 캐로셀(CCR; Carbon Capture and Recycle)’은 하루에 1톤의 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수송가능한 소형 장비를 전세계에 1000만개 설치한다면 연간 3.6GT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고 이는 연 5ppm의 감축효과를 가지고 온다고 한다. 작년 7월말부터 1년 동안 2.35ppm이 상승한 수치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랙크너 박사의 ‘탄소 캐로셀’ 기계를 간략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표준형(12.2m) 컨테이너 크기의 통 위에 20여개의 필터(넓이 1m×높이 2.5m)가 서로 연결되어서 회전목마처럼 돌아간다. 필터는 천천히 돌면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착시킨다. 탄소가 다 찬 필터는 자동적으로 아래로 내려가 컨테이너 속의 한 방으로 내려간다.

그 방의 필터 벽에는 흡입구가 설치되어 있어서 필터가 들어온 방의 공기를 빼낸다. 그리고 필터에 물을 스프레이로 뿌리면 필터는 이산화탄소를 내놓는다. 방에 가득 채워진 이산화탄소는 벽에 붙어 있는 흡입구로 빨려 나가서 농축과정을 거쳐서 탱크에 저장된다.
그리고 이산화탄소를 잃은 필터는 다시 올라가서 다른 필터와 다시 연결되어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기 위해 회전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는 주로 두 부분이다. 하나는 적재된 필터가 있는 방에서 공기를 빼내는 펌프에 들어가는 에너지이고, 다른 하나는 이산화탄소를 저장탱크에 넣기 위한 농축을 위한 에너지다.
랙크너 박사는 이산화탄소 1㎏ 농축에 필요한 에너지는 1.1MJ(메가줄, 1MJ=0 .278kWh)이라고 한다. 미국에서 1.1MJ의 전기를 사용하면 이산화탄소 1.21㎏을 생산할 수 있다. 이 장비로 이산화탄소 1톤을 포집하는데 15달러가 든다.

이는 현재 발전소 굴뚝에서 CCS로 포집하는 비용과 그렇게 다르지 않다. 이 장비를 사용하려면 초기에 제작비와 유지비가 많이 들 수밖에 없는데 현재 계산으로 톤당 200달러를 보고 있다. 대량생산 체제가 되면 30달러 수준으로 내려가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상품으로 필요한 산업체에 공급할 수 있다. 액체 상태로는 탄산음료, 드라이아이스 제조업에서 사용하고, 기체 상태로는 실내 농작물의 경작, 무공해 용액이나 냉매 등에 사용된다. 현재 미국에서 이산화탄소 값은 톤당 100달러다. 그러나 제조업체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운반비가 더 들 경우가 많다.

다른 수요처는 석유산업이다. 1970년부터 석유와 천연가스 산업체에서는 유전에서 더 알뜰히 수확하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지하에 주입했다. 주입된 이산화탄소의 절반은 지하에 남아있게 된다. 남아 있는 이산화탄소는 지하에 저장되므로 CDM사업이 가능하다.

숲은 점점 사라지고 도시와 공장이 점점 그 영역을 넓혀 가는 지구에 나무대신 인공나무인 ‘탄소 캐로셀’을 놓는다면? 모양은 나무처럼 아름답지는 않겠지만 커다란 금속 통이 지붕 위에서 둥그렇게 연결된 필터를 모자처럼 쓰고 빙글빙글 돌면서 대기 중의 탄소를 지우는 지우개가 된다면? 천연의 나무가 아니라도 왜 아름답다고 느껴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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