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산업 ‘경쟁촉진’으로 가닥잡다
전력산업 ‘경쟁촉진’으로 가닥잡다
  • 변국영 기자
  • 승인 2010.07.0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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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용역 결과 발표… 화력발전사 통합 안하고 ‘독립자회사’, 한전서 판매부문 분리… 한수원 통합도 확실한 결론 못내려

지난 9일 AT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바람직한 전력산업구조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는 한수원의 한전 통합에 반대하는 경주시의회 의원들과 지역주민 300여명이 시작 전 단상을 점거하고 한수원의 한전 통합 검토 자체를 백지화하라는 주장을 하면서 시작부터 혼란으로 빠져들었다. 특히 경주시 주민들이 한전으로의 통합에 찬성하는 발전산업 노조원들과 충돓사면서 분위기가 격해짐에 따라 결국 토론회는 열리지 못했다.

한전 발전자회사의 통합 여부를 핵심으로 하는 한국개발연구원(이하 KDI) 용역 결과 당초 예상과는 달리 한전으로의 통합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결과가 나옴에 따라 이를 둘러싼 이해당사자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공개된 KDI 용역 결과에 따르면 발전자회사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발전자회사를 ‘독립공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그동안 가장 관심을 모았던 한수원의 한전으로의 흡수·통합 역시 통합하는 것과 자회사로 남는 것에 대해 확실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판매경쟁을 도입하기 위해 한전에서 판매부문을 분리하는 안을 새롭게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적으로 봤을 때 KDI 용역 결과는 한전으로의 재통합보다는 전력산업의 경쟁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큰 흐름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발전경쟁과 관련해 보고서는 연료구매, 발전소 투자, 발전소 운영 등에서 경쟁을 통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발전경쟁 체제를 유지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실질적인 이해관계를 분리하고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화력발전 5개사를 ‘독립공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안을 제시했다. 독립공기업 전환은 한전의 유상감자를 통하거나 한전과 화력 5사가 통합한 후 인적 분할을 통해 하는 안이 검토됐다. 이와 달리 아예 화력 5사를 시장형 공기업으로 지정하는 안도 나왔다.

화력발전사의 규모는 자원개발과 연료도입 등을 고려, 규모의 경제와 경쟁의 효율성을 살리기 위해 5개 화력발전사를 3개로 통합하는 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용역 결과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판매경쟁을 도입하기 위해 한전에서 판매부문을 분리하자는 내용이다.

한전의 신규 판매사업자에 대한 차별 가능성을 해소하기 위해 판매경쟁 도입을 전후해 한전에서 판매부문을 분리하자는 것이다. 분리된 판매부문은 독립공사로 전환하거나 한전의 판매자회사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판매경쟁은 2000년 당시 전력산업구조개편의 핵심 내용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용역 결과가 경쟁을 통한 전력구조개편을 촉진하자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관심을 모았던 한수원의 한전으로의 통합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통합과 자회사 유지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을 내놓았다. 원전 수출 역량을 강화하는 측면에서는 통합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으나 해외 원전사업에 대한 조정기능을 강화한다면 통합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용역 결과는 한전으로의 재통합과는 상당 부분 거리가 있고 판매부문 분리하는 강력한 구조개편의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이후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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