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확보, 기술과 사람에 길을 묻다
자원확보, 기술과 사람에 길을 묻다
  • 한국에너지
  • 승인 2010.02.22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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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국격 제고의 이야기가 무성하다. 세계 중심국가가 되는 데에는 여러 가지의 걸 맞는 자격이 필요하겠지만,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그 나라의 산업과 경제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와 자원의 안정적인 확보능력이라 할 수 있다.

돌이켜 보자면, ‘98년 외환위기의 파고를 견디지 못하고 IMF의 지원과 경제적 통제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수모의 이면에는, 에너지와 금속자원의 99%를 수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 러시아와 아르헨티나와 같이 모라토리움 선언이 불가능했던 우리의 자원 확보 구조의 극단적 취약성이 있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2000년대 접어들며 세계 주요 광산에 대한 매집과 선진국 자원기업들에 대한 인수합병에 비상식적 비용을 지불하는 이유 또한 세계 중심국가로서의 진정한 자주권을 갖기 위해서는 자국에 필요한 막대한 에너지와 광물자원의 확보가 없이는 불가능함을 인지한 중국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와 국제 교역 규모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에 있어 원자재 확보의 중요성에 대해 정부와 언론 모두 많은 지적과 강조가 있어 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해외자원개발 투자 규모는 우리와 유사한 경제규모를 갖고 있는 선진국과 비교하여 매우 열악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정부는 해외자원개발 국가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자원개발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의 개발과 시행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중 핵심전략은 국제적 규모의 자원개발 기업의 인수합병를 통해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와 같은 자원개발 공기업을 국제적 규모의 자원개발 전문기업화의 실현에 맞추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석유공사의 페루 페트로텍사의 인수, 캐나다 하베스트사 인수 등 대규모 해외 석유개발기업 인수가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 이들 기업 인수 시 지불했던 금액이 실제적인 자산가치보다 과잉된 것이라는 언론과 국회의 비판 또한 따랐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논쟁에도 불구하고 해외 자원개발기업의 인수합병 확대는 우리가 선택할 가장 효율적인 자원확보을 위한 정책적 수단이 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다만 이를 효과적으로 실현하는 데에 있어서는 다음과 같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 중국, 일본, 인도 등 해외자원의 안정적 확보가 필수불가결한 경쟁국과 비교하여 크게 떨어지는 우리의 자금능력을 지적할 수 있다. 수조달러의 외환보유고를 확보하고 있는 이들 나라와 비교하여 우리의 외환보유고는 약 1/10에 불과하다.

둘째, 최근의 자원시장의 불확실한 변화 또한 자원확보의 어려움을 배가시킬 것으로 보인다. 2월 들어서며 유럽국가들의 정부 재정위기로 인한 유럽 발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로 미국 달러화 강세기조가 유지되며, 국제 원자재 가격은 다시 하락세로 급변하는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세계 경제가 더블딥에 다시 빠져들어 간다면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확보한 해외 광구와 인수합병한 자원개발 기업은 또 다른 애물단지로 국가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 또한 상존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에 대한 돌파구는 역시 기술과 사람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투자광구와 합병 대상 기업의 보유 광구에 대한 기술적 평가의 중요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 인도 등의 거대한 자금력과 값싼 노동력을 앞세운 국가들과의 자원확보 경쟁은, 그들이 아직 관심을 갖지 않는 세계에 버려진 금속 광미(鑛尾)와 슬래그의 재자원화, 한계유전과 폐유정의 재활용 등 경쟁국이 놓쳤거나 보유하지 못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 자원확보 전략만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기술과 사람에 눈을 돌려 경쟁국과 차별화된 자원확보와 인수합병 전략을 만들어내는 것이 국가경제의 자주권과 국격을 지켜가는 바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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