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그리드-엉뚱한 생각
스마트그리드-엉뚱한 생각
  • 한국에너지
  • 승인 2010.01.1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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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위 때문에 늘어난 난방 부하의 영향으로 연일 사상 최대부하 기록을 경신하고 있고, 전력 예비율이 적정 수준을 유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정부가 나서서 공공기관부터 에너지를 절약할 것을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에는 연중 최대부하가 나타나는 시점이 주로 하절기로써 대부분 냉방 부하 때문이었으나 전기를 사용하는 난방 부하가 냉방부하를 능가함에 따라 연중 최대부하가 동절기에 나타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스마트그리드가 추구하는 기술적인 목표 중 하나는 최대부하를 낮추고, 전력망 전체의 부하율을 높임으로서 보다 효율적으로 전력망을 이용하고자 하는데 있으며, 구체적인 수단 중 하나로써 실시간 요금제를 통해 소비자의 반응을 유도하여 소비자 스스로 또는 자동으로 수요 측의 부하를 조절하고자 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평균 월 소비전력이 300kWh를 넘지 않는 상황에서 실시간 요금제에 의한 수요 반응을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는 전문가도 많으나 미국 등지에서 실증사업을 통해 의미 있는 소비자의 반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효과가 있다는 가정 아래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엉뚱한 생각을 전개해 보고자 한다.

엉뚱한 생각이란 실시간 요금제가 아닌 사용량에 따른 차등 요금제를 적용해 보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300kWh 이하를 사용하는 소비자는 사용 총량에 대하여 kWh당 100원씩으로 계산하여 요금을 부과하고, 1,000kWh 이상을 사용하는 소비자는 사용 총량에 대하여 kWh당 1,000원씩으로 계산하는 방법으로 요금을 부과한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또 이렇게 요금을 부과할 때 소비자는 거부 없이 받아들일까?
우선 이런 생각이 엉뚱하다는 것은 시장의 상식과는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일반 소비자가 동일한 상품을 구매할 때 판매자는 하나만 구매하는 소비자 보다는 여러 개를 한꺼번에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할인 등의 혜택을 부여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로 오히려 많이 구매하는 소비자일수록 더 불리한 조건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원이 한정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자원을 많이 쓸수록 더 많은 재화를 지불하는 것이 일단은 당연하다고 생각되며, 전력사용량과 부(富)가 정비례 관계에 있다고 가정할 때 부자가 전력요금 정도에 거부 반응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되며, 설사 거부 반응이 있다 하더라도 다수인 서민들의 찬성으로 부자들은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지 않을까?

전력 사용에는 어떤 변화가 올까? 당연히 전기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kWh당 1,000원씩을 요금으로 지불해야 하는 소비자들은 스스로 에너지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까?
또 이런 상황이 자가용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을 확보해줌으로써 신재생에너지 관련 산업이 전에 없는 활황을 보이지는 않을까? 이런 엉뚱한 생각이 실현될 수는 없을까?

만일 전력 사용량이 많은 소비자가 부담하는 총 비용에 비해 관련 산업의 활황으로 발생하는 경제적인 효과가 더 크다면 사회적인 합의가 가능하지 않을까?
엉뚱한 생각에서 돌아와 현실을 직시해보자.
한정된 에너지 자원을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방법으로 에너지 보존, 에너지 효율 향상 및 대체에너지 등에 대한 기술개발이 있으며, 소극적인 방법으로는 자동차 이용하지 않고 걷기, 한 집 한 등 끄기, 실내 온도 낮추기 등의 에너지 절약 운동이 있다.

적극적인 방법은 효과는 크나 효과를 보기까지 많은 돈과 시간이 필요한데 반해 소극적인 방법은 비록 효과는 작을지라도 바로바로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모든 국민이 일치단결한다면 엄청난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30W 전등을 1,800만 가구 모두가 한 시간 동안 소등한다면 540MWh의 전력을 절감할 수 있으며, 이는 100MW급 발전기를 5시간 동안 가동하지 않아도 되는 양이다.

스마트그리드는 수요관리기술의 활용, 전력저장장치의 활용, 신재생에너지의 활용 등으로 제약 없는 전력 사용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스마트그리드가 완성되는 그 날까지 적극적으로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기를 스스로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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