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강국 꿈 현실이 된다
해상풍력 강국 꿈 현실이 된다
  • 남수정 기자
  • 승인 2010.01.0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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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3MW 실증제품 가동… 연내 상용화


제주도 제주시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30km 떨어진 김녕에는 두산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3MW급 해상풍력시스템(모델명 WinDS3000)이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실증 운전 중이다.

세계 풍력시장을 겨냥한 두산중공업의 야심작인 3WM급 풍력발전기는 아시아 최대 규모인데다 블레이드, 증속기 등 핵심부품을 국산화한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개발된 풍력발전기는 750kW, 1.5MW, 2MW가 전부다. 그나마 국내에 설치된 것은 750kW급 제품이 유일하고, 대용량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왔다.

제주에 설치된 3MW 해상풍력시스템에는 두산의 발전 분야 30년 노하우가 곳곳에 적용됐다. 우선 국산화의 핵심인 증속기는 천천히 회전하는 풍력 발전기의 날개에서 발생한 느린 회전력을 자동차 변속기 같은 기어장치를 이용해 발전이 가능할 정도로 속도를 높여주는 장치이다.
이 증속기는 크기가 다른 여러 개의 톱니바퀴를 이용해 회전력을 높이는 장치에 불과하지만 내구성을 유지하면서 무게를 줄이는 것이 가장 어렵다.

두산은 증속기 무게를 ‘1MW당 최소 10톤 이상’이라는 공식을 파괴하고 ‘1MW당 7톤’으로 30%나 줄이는데 성공했다. 블레이드는 바람의 방향과 힘에 따라 최대의 회전력을 얻기 위해 헬리콥터 날개처럼 각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변환효율을 실현했다.
블레이드는 길이가 44m에 1개의 무게만도 10톤에 달한다.

해상에 설치되는 풍력발전기는 성능뿐만 아니라 유지보수도 중요하다. 현재 해외에서 개발된 해상 풍력발전기는 유지보수를 위해 대형 해상 크레인을 동원해야 하기 때문에 수리비용보다 크레인 임대 비용이 오히려 더 비싼 실정이다.
두산중공업은 풍력발전기 내부에 25톤까지 감당할 수 있는 자체 크레인을 장착해 증속기, 발전기 등을 유지보수할 때 해상 크레인이 필요없도록 했다.  

3MW급 풍력발전시스템은 세계 풍력 메이커들이 경쟁적으로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미래 주력기종이다. 육상, 해상 모두 설치가 가능한 용량이기 때문이다. 현재 3MW급을 상용화한 회사는 세계적으로도 덴마크 베스타스와 독일 지멘스, 두 곳 뿐이다. 이에 따라 두산은 제주에서 1년간 실증운전을 거쳐 오는 연말 국제인증을 획득해 수출기반을 확보하고, 단시간에 세계적인 풍력업체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두산중공업은 현재 국제인증을 위한 성능테스트를 준비 중이며, 실증 운전 기간 동안 다양한 풍황 조건에 맞는 최적의 제어 알고리즘을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내 발전사와 협력을 통해 발전단지를 조성하는 등 최대한 빨리 운전실적과 신뢰성을 갖출 방침이다.
두산 관계자는 “비록 풍력분야 후발주자지만 발전설비 전문기업으로 30년간 축적한 마케팅, 설계, 제작, 품질의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면서 “GE, 지멘스 등 후발주자가 풍력사업 진출 후 바로 선두가 된 것처럼 두산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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