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석탄공사가 막장에서 석탄을 캐는 '채탄용 로봇' 개발에 나서면서 생산성 향상과 작업환경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다. '만년적자' 공기업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태스크포스팀을 가동하고 있는 조관일 석탄공사 사장이 꺼낸 비장의 카드인 셈이다.
석탄공사는 24일 대덕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에서 로봇 관련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대덕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 한국기계연구원, (주)하이드로메틱스 등 4개 기관과 '지능형 자원개발 로봇'의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사업은 (주)이젠크리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학협력단, 한밭대 산학협력단이 참여하는 산학연 공동개발 사업으로 진행된다.
현재 석탄이 생산되는 막장은 출입구에서 지하로 2~7km 정도 들어가야 해 하루 작업시간은 4~5시간 남짓되는데다 채굴이 진전될수록 생산성도 낮아지는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조관일 사장이 생각해낸 것이 로봇이다. 로봇개발이 실현되면 탄광의 개념이 바뀌는 것은 물론 흑자운영으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작용했다.
조관일 사장은 “로봇개발은 단순히 채탄용에 머물지 않고 지하자원을 개발하는 ‘극한환경용 원격조정 로봇’ 등 산업전문 서비스 로봇 개발의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 원천기술 적용범위는 매우 넓다”고 말했다.
석탄공사측은 이번 로봇개발에 3년간 3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장에서 로봇을 활용하게 되면 생산성이 30% 정도 높아지고 수지개선 효과도 연간 250억 ~ 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석탄공사 관계자는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3년 후에는 막장의 채탄로봇을 지상에서 원격조정하면서 석탄을 캐는 새로운 광부의 모습을 보게될 것 같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한편, 채탄용 로봇 개발에 따른 생산직 잉여 인력은 공사의 유휴 부지를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사업 진출, 해외 탄광 개발 관련 기술지원 등에 배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