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공급가 공개 실효성 있나
정유사 공급가 공개 실효성 있나
  • 한국에너지
  • 승인 2009.05.1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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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의 석유 제품 공급가격이 지난 8일 처음으로 오피넷을 통해 공개됐다. 정유사들의 경쟁을 유도해 석유제품 가격을 안정시키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이 제도는 주간 단위로 매주 공개된다. 당초 정부는 기름 값을 잡기 위해 그동안 수입업체 활성화를 위한 제품 관세를 인하하고 특정 정유업체 기름만 팔도록 하는 폴사인제도 폐지했다. 하지만 정작 정유 시장은 가격 인하는커녕 미동조차 없었다. 때문에 정부는 정유 업체의 ‘영업비밀’ 침해 우려에도 불구하고 제품 가격 공개라는 초강수를 빼들었다. 더 이상 뛰는 기름 값을 방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정유사 공급 가격 공개 시행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정유사 공급가를 공개한다고 해서 과연 얼마나 기름 값이 내려갈 것인가에 대해선 의문이다. 정유사들의 평균 가격을 공개하는 것으로 개별 주유소들이 소비자들에게 큰 압박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즉 주유소가 정유사로부터 그 값에 안 받는 데다 여긴 땅값도 비싸다고 하면 가격 인하는 끝이다. 더구나 정유사의 공급가격이 낮다고 해서 주유소의 소비자 판매 가격까지 저렴하지도 않다. 실제로 이번에 공개된 정유사 공급가격 중 가장 저렴하게 공급된 정유 업체의 제품이 주유소에서는 가격이 가장 높았다.

반면 비싸게 공급된 업체의 제품은 주유소 판매가가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정유사별 유통구조의 차이에 따른 것이다. 이 경우 다른 정유사들은 모 정유사에 비해 석유제품을 비싸게 공급한다는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

따라서 정부는 정유사별 유통구조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분석해 유통구조의 차이를 감안, 공급가 산정에 반영하는 등 이론의 여지가 없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법령을 개정해서라도 고쳐야 함은 물론이다. 

그래야만 정유사 공급가 공개 실효성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 또한 당초 취지인 석유제품 가격 안정이란 궁극적인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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