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펠릿보일러 보급 시작부터 ‘삐그덕’
우드펠릿보일러 보급 시작부터 ‘삐그덕’
  • 박홍희 기자
  • 승인 2009.03.02 12: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위등록기업 난무 … 저가출형경쟁

올해 처음으로 추진되는 펠릿보일러 보급 사업이 시작부터 난항이다.

농·산촌 주민들의 난방비 절감, 자원 활용 촉진을 위해 추진되는 이번 보급 사업이 인식 부족, 허위정보, 영업의 천태만상 등으로 산업발전 저해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국 지자체는 1월 1일부터 신청 접수를 받고 있으나 신청율이 저조한 상황이다. 한 달여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통계조차 나오지 않았을 정도로 소비자의 선호도가 낮다.

이러한 현실에는 펠릿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이 잠재돼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와 같은 펠릿보일러 보급사업의 전례가 없으며 기술 부족, 동절기 안정적인 난방에 대한 연료공급의 불안정성 등으로 소비자로 하여금 20kW로 용량제한이 있는 심야전기보일러를 더 선호하는 결과를 낳게 했다.

▲허위등록기업 활개 … 영업 천태만상 - 펠릿보일러 보급은 첫 단추인 영업 현장에서부터 문제가 속속 발생하고 있다. 산림청은 국고보조 30%, 지방비 40%, 자부담 30%로 보급 사업을 추진한다. 이에 막대한 자본력과 영업망을 이용한 업체의 펠릿 초기시장을 선점과 질서 교란이 시장을 흐리고 있다.

한 예로 A 기업의 경우 무상설치, 1여년 이상 사용가능한 연료 지급 등을 조건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타 펠릿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동일한 조건의 영업을 하는 상황이다.

한 펠릿업계 관계자는 “보급 사업에 많은 기대를 걸었지만 막무가내 형식의 영업으로 시장은 흐려 질대로 흐려져 있다”며 “우수한 성능의 보일러와 고품질의 펠릿을 보급하려는 기업들이 어쩔 수 없이 비슷한 조건의 영업을 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산림청 관계자는 “기업들의 영업에는 관여할 수 없다”며 “자부담 문제는 예산확보 때 펠릿보일러 가격을 낮추는 방법 등으로 충분히 고려된 부분이다”고 말했다.

게다가 허위등록기업으로 인한 소비자 선택의 혼란이 이번 보급 사업 난항의 핵심으로 지적되고 있다. 마을단위 이장 등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에너지관리공단 등록 펠릿보일러 업체 현황(’09.02.12 현재)’이라는 이름의 7개사의 명단이 적힌 A4 한매분량의 허위정보가 영업에 활용되고 있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이 자료에 의하면 에관공에 펠릿보일러 업체로 등록한 곳은 7개사이고 등록을 신청 중에 있는 기업도 7개사로 명시돼 있다.

이 가운데 올해 일반보급과 그린홈 100만호 참여기업으로 선정된 노수테크와 일도레너지를 제외한 2곳은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바이오에너지는 포함돼 있지 않다.

특히 앞서 언급한 영업 문제를 지적받고 있는 A기업은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조차 등록되지 않은 곳으로 밝혀졌다.(’09년 2월 27일 기준) 지식경제부 등록 전문기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등록기업으로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허위정보로 인해 국내 펠릿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온 기업들이 피해를 입는 상황이 발생할까 걱정된다”며 “이렇듯 무자격업체들의 인증 받지 못한 보일러가 보급돼 소비자의 선입견이 생길까봐 노심초사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고 걱정을 표했다.

반면 산림청 관계자는 “전문기업 등록에 관련된 부분은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일임하고 있는 것으로 사실무근이다”고 회피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참여기업의 자격요건이다. 지식경제부 보급 사업의 경우 전문기업만 신청 가능하나 산림청은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이 아니어도 참여 가능한 것으로 참여기업의 최소한의 자격요건 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이같은 문제는 예견된 일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산업 초기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이지만 기술 수준의 미미, 정부 정책의 불안정성 등이 문제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 펠릿산업 종사자는 “지금까지 설치된 펠릿보일러 중 거의 100%가 A/S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국내 펠릿보일러 기술 수준은 걸음마 단계에도 못 미치고 있다”며 “일반 나무보일러에 대해 2차 공기 공급 등 기술 개발이 쉽지 않아 지속적인 투자와 정부의 올바른 정책이 국내 펠릿산업을 올바른 길로 이끌 수 있는 대안이다”고 제언했다.

이에 따라 지속적인 기술개발·보급정책이 선행 되고 올바른 시장 형성을 위한 영업, 사후관리 등을 통한 소비자 신뢰 확보가 필요하다. 저가출형경쟁으로 인한 피해는 소비자와 업계로 고스란히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