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석유제품 공급가격 공개 논란
정유사 석유제품 공급가격 공개 논란
  • 변국영 기자
  • 승인 2008.08.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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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개 방침에 정유사 “영업비밀 침해” 반발
주유소업계는 환영, 이윤호 장관 입장 변화 도마위
정부가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석유제품 가격을 공개하기로 방침을 정한데 대해 정유업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석유류 가격표시제 등 실시요령 고시를 개정해 이르면 다음달부터 정유사별 주유소 공급 가격을 공개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가격 정보는 석유공사 석유정보망(www.petronet.co.kr)에 게시될 예정이다.
정부는 정유사별로 휘발유ㆍ경유 주유소 공급가격이 리터당 10∼20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조치를 통해 정유사별 경쟁을 유발해 가격 인하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같은 정부 방침에 대해 정유사들은 영업비밀 침해 등을 이유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유소 공급원가 공개는 시장경쟁 논리와 맞지 않다”며 “도매상들에 대한 공급 가격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업종은 없고 특히 주유소 공급 가격은 정유사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유업계는 지식경제부가 정유사 공급가격 공개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당초 입장을 갑자기 바꾼 데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윤호 지경부 장관은 지난 국회 민생특위에서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판매가격 발표 또는 공개 의무화는 고시가 아닌 법률에 근거해야 하지만 원가나 판매 가격은 핵심 영업기밀이라 법률로 강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검토는 해보겠지만 기본적으로 그런 접근방법을 취하면 모든 가격에 대해 원가(정유사의 주유소 공급가격)를 공개하라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의 원가 공개 요구를 갑자기 수용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반해 주유소업계는 정유사 공급가격 공개를 환영하고 있다. 주유소업계는 지난 4월 ‘주유소 종합 제공시스템’을 통해 판매가격을 실시간으로 공개할 때부터 정유사의 공급가격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펼쳐왔다. 주유소업계는 정유사별 공급가격을 주간 단위로 지역별, 업체별로 상세하게 공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양재억 주유소협회 전무는 “정유사들이 주유소 공급 가격에 대해 서로 눈치를 보며 자연스럽게 경쟁이 일어나게 되기 때문에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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