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국가의 신성장동력인가
재생에너지, 국가의 신성장동력인가
  • 남수정 기자
  • 승인 2008.07.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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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9% 달성 목표 ‘모순’… 30%는 돼야 ‘국가성장동력’

재생에너지는 우리 국토가 갖고 있는 자원
현재의 기술로도 30%는 갈 수 있어

재생에너지는 국가의 신성장 동력인가.
정부는 재생에너지 산업을 국가의 신성장동력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 에너지 기본계획에서는 2030년 까지 보급 목표를 9%로 설정해 놓고 로드맵을 만들고 있다.
정부 통계수치로는 2007년 기준 재생에너지 보급율은 2.4%, 1990년 기준 연평균 18.2%씩 성장해왔다고 발표하고 있다. 이 자료를 근거로 단순 계산만 해도 2030년이면 9%를 넘어서게 된다.
정부가 재생에너지를 국가의 신성장동력이라고 왜 포장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9%를 산출해낸 근거가 어디에 있을까. 2030년까지 미국이 10%를 한다니까 우리는 9% 쯤 하면 되지 않겠나해서 정했다는 얘기도 있다.
최소한 두자리 숫자 12~13%는 해야한다는 주장에 기어이 9%를 고집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9% 목표는 정책적 목표도 아니고 자료를 근거로 산출한 수치도 아닌셈이다.

9%는 근거가 없다
한해 6000억원 정도 예산을 투자하는 재생에너지 산업은 현재의 수준으로만 투자해도 약 20년 뒤인 2030년이면 10%정도 보급이 이루어진다.
굳이 국가의 신성장동력이라고 과대포장할 필요가 없다.
국가의 신성장동력이 되려면 적어도 경제성장 수치에 최소한 고려할 만한 숫자는 되어야 한다.
1차 에너지량의 0.5%도 안되는 숫자를 갖고 신성장동력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적어도 국가의 신성장동력이 되려면 뉴프론티어 산업처럼 앞으로 국가의 산업경쟁력 가운데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2030년까지 세계에서 수력이 풍부하기는 하지만 2개국이 화석에너지를 쓰지 않겠다고 한 나라도 있다.

EU는 평균 20%를 가져가겠다고 하고 있다. 국가의 신성장동력이 될려면 국제적으로 경쟁의 우위에 설 수 있어야 한다. 선진국의 절반도 되지 않는 목표를 갖고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결국 정부는 말로만 신성장동력이라고할 뿐 어디에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한 실체가 없다는 뜻이다.
학계의 인사들과 이야기 하다보면 한마디로 “정부는 재생에너지 산업육성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기후변화, 고유가 등으로 온 세계가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면서 우리도 뭔가 하기는 해야할 것 같고 각종 자료를 보니 한해 20~30%씩 성장하니 “야, 이거 잘하면 국가의 성장동력으로 키울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은 드는데 막상 전문가라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재생에너지는 이런 저런 문제가 있어 안된다는 소리뿐인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따라서 재생에너지에 대한 인식을 확실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는 석유, 가스 등 자원으로만 생각해왔지만 기술만 되면 얻을 수 있는 것이 재생에너지이다. 석유 한방울 나지 않는 땅에서도 에너지를 생산해 낼 수 있는 것이 재생에너지이다. 곧 “기술이 에너지”인 것이다.

우리 국토에는 기름은 생산되지 않지만 세계 어느 나라 못지 않은 에너지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에너지를 산업으로 발전시켜 경제적으로 이용하자는 것이다.
우리 국토가 갖고 있는 에너지의 1%도 이용하고 있지 못한 것이 우리 현실이다.
이러한 재생에너지의 특성 때문에 자원을 갖고 있는 나라나 가지고 있지 못한 나라나 전력을 투구하고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지구가 재생에너지 산업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시대적 조류에 동참하기는 커녕 한참 뒤떨어져 있다.
정권의 실세들이 모인 국회에너지연구회에 나온 초청 연사를 당연히 재생에너지를 이야기하는 사람으로 해야지 원전을 주장하는 사람으로 했다는 것이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에너지를 안보적 차원에서 다루지 않더라도 문명사회를 지탱해주는 절대적 자원은 에너지이다. 5천만 국민이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은 석유를 사오는데 다 쓰고도 모자란다. 유일한 대책은 우리 국토가 갖고 있는 재생에너지의 이용률을 높여 나가는 길 뿐이다.

재생에너지는 우리 국토가 갖고 있는 자원
정부는 재생에너지 산업을 국가의 신성장동력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적어도 2030년 까지 목표를 최소한 20%, 좀 욕심을 낸다면 30% 이상 가져가야 한다.
에너지의 이용 측면에서도 이 정도의 수준은 되어야 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또한 그렇다.
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시키려면 기본적으로 내수시장을 형성해야 한다.
9% 목표로는 내수시장의 기반도 만들 수 없다. 30% 목표를 가져가야 내수시장의 기반을  형성할 수 있다.
30% 정도의 목표를 가져가도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
이미 선진국들은 30~50년 된 재생에너지 산업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들 또한 다가오는 재생에너지 산업 시대 주도권을 잡고 나가기 위해 우리보다 더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국민소득 3000불 밖에 안되는 중국에 재생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을 빼았겼다.

3년전 상해에서 개최된 태양광 전시회를 둘러본 한국측 인사들은 그때 벌써 중국이 우리보다 앞섰다고 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태양열 발전 기술을 배워간 중국 과학자는 이미 올해 1MW의  태양열 발전소를 준공시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태양열의 경우 중국은 세계 시장을 석권한지 이미 오래 되었다.
중국은 우리에게 배운 기술을 과감히 투자하여 상용화해 나가는데 우리는 R&D만 하면서  세월을 보내고 있다.
분명히 실력은 앞서있으나 시간이 가면 갈수록 중국은 무엇인가 보여주는데 우리는 내 놓는 것이 없다.

정책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재생에너지 R&D 전략은 기본적으로 기초 기술 개발이다. 이유는 다음에 기술을 들여올 때 그것이라도 해놓아야 기술료를 적게 주고 들여올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부가 파일럿플랜트 건설을 R&D 비용으로 투자한 예가 없다.
대표적인 예가 IGCC다. 설비 규모를 늘리는 R&D를 해야하는데 10년이 지나 사업단을 만들어 놓고도 우물우물 하고 있다.
국가의 성장동력으로 키우려면 경쟁국에 비해 앞서나가기 위한 목표와 정책수립이 필수적이다. 경쟁국을 따라가기는 커녕 후발국에도 뒤쳐지고 있는 것이 재생에너지 산업이다.

정치권·관료, 확실한 인식이 필요
국가에너지 기본 계획 재검토 해야

30% 목표는 되야 성장동력이라고 할 수 있어
4~5년 전 EU태양열협의회 사무국을 방문했다. 그때 이미 EU는 연평균 1%씩 화석에너지 사용량이 줄고 있다고 했다.
때문에 화석에너지와 재생에너지의 치열한 싸움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는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고 법제화하여 제도적으로 만들기 위해 그들은 의장을 독일연방의회 의원으로 두고 있었다. 연방법률은 물론 각 주법에도 재생에너지 관련 법률을 만들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고 했다.
우리 사회도 이러한 양상을 피할 수 없다. 재생에너지는 언론을 도배할 정도이지만 실제 조금만 들어가면 재생에너지 파워는 나약하기 이를데 없다.
재생에너지는 기껏해야 에너지관리공단 부설기관인 센터가 중심역할을 하고 있다. 센터의 위상은 석유, 가스, 전력 산업에 비해 상대가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재생에너지 전체를 두고 이야기할만한 학계의 수준도 이제 겨우 걸음마 수준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에너지 기본 계획에서 9% 목표를 두고 말하는 사람도 없다.
오히려 타 분야에서 9%는 너무 많다고 역공을 받고 있다.
기후변화를 앞세워 타 분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재생에너지 목소리는 들릴까 말까한 수준이다.

2030년 30% 가능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2030년까지 30%를 이야기하면 말도 안된다는듯이 바라본다. 오히려 9%도 많지 않느냐는 반응이다.
재생에너지 산업의 발전상은 실로 놀랍다. 하천에 버려져 있는 식물을 바이오에너지로, 파도를 이용하는 발전, 태양열 집열 효율을 현재의 몇배로 올리는 기술개발 등 선진 각국들은 자연에서 에너지를 찾아내려는 모든 힘을 경주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전북 고창에서는 해마다 청보리밭 축제를 한다. 축제만 했었지 보리는 수확을 하지 않는다. 수십만평에 넘실대는 보리밭은 좋은 에너지이다. 생각조차 않는다.
수백만개의 소수력 건설 부지가 있지만 정부는 쳐다 보지도 않는다.

우거진 산림자원을 관리, 이용하면 일석 삼조의 효과를 볼텐데 방치해 놓고 오히려 피해만 입고 있다. 기본적으로 이용해야 할 재생에너지조차 방기하고 있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10MW의 풍력발전기를 개발해내려는 계획은 뒤로 하고서라도 현재 가능한 기술만 이용해도 30% 보급은 달성하고도 남음이 있다.
환경적 문제가 있겠지만 조력발전만 하더라도 세계 최고의 입지를 갖고 있는 우리는 잠재량이 500MW가 넘는다.
산림자원을 이용하면 시군에 10MW 이상의 발전소 1기 이상씩 건설할 수 있다.
자료에 따르면 강원도만 해도 26기를 건설할 수 있는 것으로 돼있다.

국민 1인당 태양열 집열판 한장씩만 가져도 하루 5000만 리터의 경유를 생산해낼 수 있다. 소수력만 해도 최소 200MW 이상 발전할 수 있다.
아파트를 건설하면서 비싸기는 하지만 BIPV를 설치하면 고층건물은 에너지 생산에 오히려 유리하다.
우리 실정에 맞게 저속형 풍력발전기를 개발하면 발전량의 20~30%도 가능하다. 농직물의 폐기물은 모으기만하면 에너지이다. 미래는 에너지를 누가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역사의 주인이 될 것이다. 과거처럼 말이다.
석유 한 방울 안 난다고 푸념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자명한데도 우리는 굳이 그 길을 외면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에너지 정책의 기본은 에너지 소비를 더이상 늘어나지 않게 사회적 시스템을 갖추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절약 시스템을 구축해 에너지소비를 줄여 원전은 석탄과 함께 기저부하를 감당할는 선에서 계획을 수립해야한다.
그래도 늘어나는 에너지소비를 감당하고 CO2 저감, 국가 경제를 생각한다면 재생에너지로 가야한다.
역사적으로 CO2를 발생시키지 않는 재생에너지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기왕 가야할 길이면 남보다 앞서나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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