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의 녹색 지적재산 ‘공공’재산으로 헌납
IBM의 녹색 지적재산 ‘공공’재산으로 헌납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 승인 2008.06.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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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지속가능발전 노력, 경쟁사와 협력 가능케 해
기업의 생리는 경쟁이다. 기업활동의 모든 것이 자사에 투자한 주주들에게 최대한의 금전적 이익을 주고자하는데 그 초점을 맞춘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래왔다. 기후변화는 인간의 모든 활동에 영향을 주고 또한 기업활동의 환경과 구조까지도 바꾸고 있다. 경쟁사들은 이제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혹은 지속가능 기업과 사회를 목적으로 서로 협동하고자 한다.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Carbon Disclosure Project)’와 ‘기후변화를 위한 기업지도자들의 그룹(World Business for Climate Change)’이라는 단체에 속한 회사는 서로 정보교환을 하면서 활발한 협동을 하고 있다. CDP는 세계의 대형기업들이 자신들의 탄소배출량을 자발적으로 공개하는 것을 촉구하는 비영리단체이다. 폴 심슨(Paul Simpson) CDP 대표는 “지속가능발전에 관한 한 모두가 약하기에 ‘스턴 리뷰가 예측하는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 침체를 피하기 위해’ 모두의 머리를 맞대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심슨은 서로 돕기로 결정을 하고 나니까 정보 교환할 것이 생각 외로 많다고 한다. 회사 출장 계획을 환경 친화적으로 만드는 기술을 빌리기도 한다.

스턴 리뷰(Stern Review)는 2006년 영국정부 의뢰로 작성된 경제학자인 스턴경이 작성한 것이다. 이 리뷰는 기후변화와 온난화 현상을 감안한 경제전망을 700페이지에 달하는 원고를 통해 피력했다. 결론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기후변화로 인한 최악의 경우를 막기 위해 지금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세계는 메가톤급의 시장붕괴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세계총생산량(GDP)의 1%를 투자해야 하지만 악화되면 20%까지 투자해야 한다고 한다. 이 리뷰가는 가장 널리 알려지기도 했지만 가장 열띤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영국 총리인 토니 블레어를 비롯한 세계 각계각층 인사들의 환영과 찬성을 얻어냈는가 하면 IPCC 저자 중의 한사람인 환경경제학자인 리차드 톨(Richard Tol)은 ‘스턴 리뷰가 내 학생이 쓴 것이라면 기분이 좋으면 ’D‘, 그러나 필시 ’F‘를 줬을 것’이라고 신랄한 비판을 하기도 했다. 열띤 찬반 논쟁을 차치하고 이 리뷰는 세계의 기업인들에게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이러한 움직임 중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발표가 IBM에서 나왔다. IBM은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세계기업인카운슬(The World Business Council for Sustain- able Development, WBCSD)과 같이 이 안을 발기하고 노키아, 피트니 보우스와 소니의 협조를 얻어 냈다. 이 회사들은 보유하고 있는 환경을 돕는 특허들을 일반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 에코특허(Eco-Patent)로 불리는 31개의 특허를 WBCSD 웹페이지( http://www.wbcsd. org)에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특허들은 제작 공정이나 사업의 진행 과정에서의 해결책들이 환경에 혜택을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제품 제작과정에서 유해한 부산물, 에너지나 물의 소비를 감축하는 공정에 대한 것들이다. 에코특허에 관한 IBM의 발표를 유튜브 동영상으로도 (http://www.youtube.com/ watch?v=BSnY3bO-kyY) 볼 수 있다. IBM의 이러한 발표는 IBM이 미국 특허상(U.S. Patent Award)을 받는 날짜와 맞물려 이뤄졌다. IBM은 명실공히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한 기업으로 지난 15년 동안 해마다 가장 많은 특허 보유사로 1위를 유지해 오면서 2007년까지 3148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웨인 벌타(Wayne Balta) IBM 환경부 부사장은 경쟁자에게 자신들이 개발한 특허를 사용하게 한다는 것은 “비본능적인 행동”이라는 것을 안다고 하면서 “그러나 작은 인류애적인 행동으로 이 특허를 경쟁회사들과 나누는 것은 회사의 이익을 넘어서 산업화로 오는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기후위기로 인해 개발된 환경친화 기술의 개발과 지속가능발전 사회를 위한 경제체제, 소위 에코-노미(Eco-nomy) 체제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많은 회사들이 환경친화적인 신제품을 협동해 개발하고 자신들의 아이디어나 연구의 산업화의 기회를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폴 심슨 CDP 대표는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전통적인 기업의 역할이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기업의 역할이 다양해진 것”이라고 분석한다. 즉 기업이 ‘지속가능’이라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경제환경 자체를 협력해 바꿔가며 장기적으로 최대의 이익을 주주에게 배분하는 역할도 감당하려는 움직임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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