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가스공사, 석유공사, 코트라 등 지경부 산하 공기관의 임원추천위원회가 각 기관별 후보자를 3~5배수 선정한 후 청와대에 추천하면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최종 CEO를 낙점하게 된다. 따라서 산하 공기업의 CEO선임은 어찌됐든 청와대의 영향력이 크게 미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이번 공기업 CEO인사에 주목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각종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 중심에는 잇따른 인사 실패도 한몫을 했기 때문이다.
공기관장 선임과 관련해 그동안 정부는 경영만 잘하면 전직 관료 출신이든, 민간 최고경영자 출신이든 자격에는 차별을 두지 않겠다고 선언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인사원칙이 지켜질 지에 대해 벌써부터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노른자위 공기업 입성을 노리는 물밑 로비나 줄대기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신학교와 출신지역, 다니는 교회의 여러 인사들이 거론되기도 한다. 정부와 공공기관 안팎에서는 ‘대선 유공자’, ‘총선 공천 낙천자’ 중 새 정부와 코드가 맞는 이들이 우선 배려될 것이란 관측도 나돌고 있다. 이 같은 소문이 사실이라면 이는 결코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후보 추천의 공정성에도 금이 가는 일이지만 공기업의 업무 성격상 전문성을 가진 능력 있는 사람이 수장을 맡는 게 옳기 때문이다. 구태 의연한 인사 행태를 보인다면 악화된 민심을 돌이킬 수 없게 된다.
특히 공공부문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경영안정성과 전문성이 중요하다. 과거 행태처럼 대선 보은성격이나 낙선 및 낙천자 배려용으로 활용돼서는 안된다. 책임을 갖고 사심없이 일할 전문가들을 뽑아야만 이명박 정부가 지향하는 작은 정부의 흐름에도 부합된다.
결론적으로 이명박 정부는 이번 공기업 CEO 인사에 대해 능력과 비전이 있는 전문가를 선임해 대국민 신뢰 회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저작권자 © 한국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