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판 배송센터 해법
LPG유통구조 개선사업 ‘표류’ 돌파구는 없나
프로판 배송센터 해법
LPG유통구조 개선사업 ‘표류’ 돌파구는 없나
  • 조남준 기자
  • 승인 2008.05.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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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경쟁력 회복은 배송센터 전국 확대에 달려 있다”
벌크공급 확대·배송전문회사 도입 등 유통구조 현대화
물류비 감소·LPG 가격 인하 … 도시가스와 가격경쟁력

고비용 저효율의 LPG유통구조를 개선함으로써 LPG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범사업을 해왔던 프로판 배송센터 전국 확대 방안이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프로판 배송센터는 소형저장탱크를 설치해 소비자에게 LPG를 직접 공급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몇 단계에 걸친 LPG 유통단계를 줄임으로서 LPG비용을 절감, LPG가격을 낮춰 소비자에게 공급한다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충남 당진 서해LPG충전소, 전남 영광 영진에너지, 강원 속초 영동가스충전소 등 3개 시범사업자를 통해 지난 2005년 1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시범사업을 진행한 결과 유통비용 절감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프로판 배송센터 사업 전국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나 판매업계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국내 LPG산업 환경을 살펴보고 LPG배송센터 도입취지 및 시범사업 결과, 해결 방안 등에 대해 조망하고자 한다.   


국내 LPG산업 … 다단계 유통구조 가격 경쟁력 저하
국내 LPG 소비는 국민소득의 증대와 청결하고, 편리한 연료에 대한 선호로 1970-80년대에 연평균 20%라는 높은 신장율을 보이면서 세계 5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정부의 에너지 다양화 정책으로 인한 LNG 도시가스의 확대와 지역난방사업의 확대로 LPG 소비는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LPG 유통업계는 인건비 상승, 업소수의 증가, 물류비용의 상승 등으로 과거와는 달리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가정·상업용을 중심으로 프로판 시장의 성장은 감소현상을 겪고 있다. 특히 취사 난방용 연료로 각광받았던 프로판이 경쟁연료인 도시가스에 밀려 시장까지 축소되고 있다.
정부의 LNG 도시가스 보급 정책으로 주도권을 빼앗긴데다가 전근대적인 다단계 유통 단계로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스안전공사가 집계한 고압가스통계에 따르면 96년 867만1776세대에 달했던 주택용 LPG사용 세대는 지난 2006년말 기준 683만2042대로 줄었다. 10년간 21.22%가 감소한 것이다. 같은 기간 LNG도시가스는 공동주택 사용 가구수 기준 318만8845세대에서 808만133세대로 153.39%가 증가했다.  

가스소비량 역시 감소하고 있다. 석유공사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프로판은 지난 97년 491만6700배럴에 달했으나 2006년 387만3200배럴로 21.33%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부탄 소비량은 224만5500배럴에서 547만2000배럴로 143.68% 늘어났다. 그나마 LPG자동차용으로 사용되는 수송용 부탄시장의 성장으로 LPG산업은 체면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체 LPG 소비 비중은 프로판은 97년 68.65%를 차지했으나 최근에는 41.45%로 낮아졌다.
여기에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인해 가정용 프로판가스 가격도 폭등하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20kg LPG용기 1통의 가격이 3만~3만 5000원에 거래가 되고 있는 등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LPG용기밸브가 차단기능형 LPG용기밸브로 바뀌게 되면서 LPG용기관리비도 인상되고  덩달아 LPG소비자 가격까지 오르는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프로판 사용가구 및 사용량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정부의 천연가스 도시가스 보급정책이 근본적 원인”이라면서도 “더 큰 문제는 프로판 시장의 전근대적인 유통 단계로 인한 비용 증가와 이에 따른 가격경쟁력 저하가 시장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외면 … 경쟁연료에 시장 빼앗길 판 
가격경쟁력 저하가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하면서 LPG프로판의 설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소비자로부터 외면하는 처지로 전락한 것이다.
최근 충북지역 일부 지자체에서는 싸고 안전한 천연가스 도시가스를 사용하게 해달라며 군민서명 운동에 들어갔다. 충북 보은군과 단양군 등 LNG 미공급 지자체들은 최근 조기공급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식경제부가 수립하는 제9차 천연가스 공급계획에 이 지역을 포함시키기 위해 군민 서명운동에 나서는 등 전력을 다하고 있다.
주요 프로판 공급지역인 강원도는 LNG제 4기지로 삼척이 유력지로 부상하면서 주민들은 LNG 공급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제주에서는 이미 LNG복합화력발전소 건립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그동안 취사난방용 연료로 각광받아온 프로판 시장의 존폐가 걸려 있는 상황이다.
신규 시장으로 시장 확대를 모색해온 북한 개성공단마저도 지역난방공사의 집단에너지 사업 연료로 천연가스 공급이 확정되면서 프로판 시장을 더욱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
이처럼 프로판 시장이 도전에 직면해 있는데 LPG업계는 뚜렷한 회생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유통단계의 구조조정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음에도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시범사업을 마친 프로판 배송센터의 전국 확대는 판매 업계의 반대로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LPG수입사와 충전업계, 지식경제부 등에서 배송센터의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소형저장용기 보급도 판매업계의 반발이 걸림돌로 작용할 경우 상용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다.
이명박 정부가 내놓은 프로판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당 40원에서 20원으로)도 프로판 시장의 활로가 되기에는 역부족인 형편이다.


▲ LPG 배송센터 도입 전·후 비교
프로판 배송센터 … 유통구조 줄여 가격 경쟁력 회복
LPG 유통구조는 다단계 유통구조로 인해 LPG의 최종 소비자가격이 상승, 도시가스 등 타 연료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짐에 따라 경쟁력 제고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특히 LPG 유통구조가 정유사·수입사→충전소→판매소→소비자 등으로 이어지는 기존의 복잡한 유통 구조로 인해 LPG 가격이 비싸고 중복 판매가 많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부는 충전소와 판매를 일정 단위로 묶어 배송센터로 통합하면 유통마진이 축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LPG배송센터가 시범사업을 거쳐 전국으로 확산될 경우 물류비 감소 효과와 함께 배송전문회사 도입 및 벌크공급 확대로 유통이 현대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LPG 가격이 인하돼 도시가스와 대등한 가격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2005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3개 시범사업자를 통한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해 8월 LPG배송센터 전국 확대시행계획을 수립하고, 특례고시 제정을 추진했다.
정부가 수립한 배송센터 확대시행 계획은 충전소, 판매소를 통합한 형태인 배송센터에서는 용기와 벌크로리 배송과 최초 안전점검업무를 수행하고 판매소에서는 판촉과 영업활동, 안전점검과 행정업무 수행하는 방안이다.
지경부는 시범 사업시 적용한 형태(충전소+판매업소) 이외 다양한 형태의 배송센터 모델 제시 후 사업자간 자율적 설치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즉 시범사업에서는 충전소와 판매소 연합 형태만 가능했지만 충전소 연합이든 판매소 연합이든 상관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충전소 소비자 판매, 판매소 정유사 직거래 시도 등 전국에서 산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프로판 유통단계 영역 파괴가 촉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배송센터 효과 확산을 위해 지역별 거점을 선정해 배송센터 대형화 및 가격인하를 유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배송센터 전국 확대 시행계획은 가스 판매업계의 강한 반발로 아직 특례고시도 발표하지 못해 전국 확대 시행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판매업계는 배송센터가 수입·정유사(충전소)의 소매업 진출의 길을 터주는 것이라면서 결국 배송센터가 유통단계를 하나 더 만드는 결과로 전락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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