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민영화 연내 성사 불투명
한중 민영화 연내 성사 불투명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1999.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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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중공업으로의 발전설비 일원화 작업이 계속되는 돌출변수로 일정이 연기되고 있어 연내 민영화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서는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재고 분위기 마저 형성되고 있어 발전설비 일원화와 한중 민영화의 미래는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현재 발전설비 일원화는 현대와 삼성의 설비에 대한 미래수익가치를 평가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당초 시한인 지난달 11일을 훨씬 넘기고 있음에도 불구 평가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평가작업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한중과 삼성이 설비이관범위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창원1공장을 철수하면서 그 안에 있는 보일러와 엔진 등을 모두 넘기려 하는데 반해 한중은 T/G등 발전설비를 제외하곤 어느것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양측의 대립은 단순한 설비일원화 보다는 이번 기회를 통해 중공업 부문의 설비를 정리하려는 삼성의 의도와 발전설비 일원화로 한치의 손해도 볼 수 없다는 한중의 기본방침이 충돌하고 있는 현상으로 풀이하고 있다.

삼성은 그룹 구조조정을 통해 중공업을 핵심사업에서 제외한 이상 이번 기회를 통해 발전설비 뿐만아니라 엔진과 보일러등 중공업 관련 설비를 모두를 한중으로 이관시켜 중공업 부문을 정리함으로써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중은 발전설비 일원화 자체가 과잉중복투자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는 기본성격을 상기시키면서 향후 짐이 될 수 밖에 없는 설비를 손해를 보면서 받을 수는 없다는 방침을 재차 확인하고 있다.

이에따라 양측이 사업이관범위에 대해 합의를 하지 못하는 이상 평가작업은 계속 지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현대의 발전설비에 대한 평가작업은 일단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와 한중이 T/G등 발전설비만을 일원화 대상으로 한다는데 합의했기 때문에 설비의 미래수익가치가 이달말에는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대와 한중간의 일원화작업이 순탄하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기에는 걸림돌이 많다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당장 이달말 이관설비에 대한 평가가격이 나온다해도 가격이 어느수준이냐에 따라 상황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당초 이관설비에 대한 자산가치 평가작업에 착수하기 전 3사는 평가작업을 통한 가격에는 이의를 달지않고 받아들인다는 것을 계약서상 명기했지만 평가작업이 공정성과 투명성, 형평성등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애매모호한 조항을 달아두어 향후 가격에 대해 꼬투리를 잡을 수 있는 소지를 남겨두고 있다.

현대의 발전설비에 대한 가격은 5,000억원을 전후에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는 당초 자사의 발전설비 가격과 관련 4,700억∼4,800억원 정도 받아야한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혀왔고 한중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명백히 해왔기 때문이다.

평가가격이 5천억원에 크게 못미칠 경우 현대에서는 앞서 언급한 공정성 등을 거론하면서 가격에 대한 문제제기를 할 것이고 마찬가지로 가격이 5천억원 정도로 나올 경우 한중 역시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여 현대와 한중간의 설비일원화 도 수많은 난관을 남겨두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에는 현대와 삼성의 한중 민영화 참여와 관련 새로운 기류가 형성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최근들어 공기업의 민영화에 대한 정부방침을 재고해야 한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현대의 정몽헌 회장이 한 모임에서 '한중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이 말의 진의에 대해 해석이 분분하다.

현대의 경우 현 정부 출범후 신규사업에 대거 진출한 가운데 현재 그룹차원의 부채비율을 맞추지 못한 상황에다 구조조정을 끝내지 않고는 신규사업에 진출할 수 없다는 최근 정부의 방침을 의식한 발언으로 일단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을 현대가 한중 민영화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기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의 경우 그룹 구조조정 차원에서 중공업을 핵심사업에서 제외한 이상 다시 한중 민영화에 참여하겠느냐는 이유가 한중 인수 불참 가능성의 배경이 되고 있다. 그러나 삼성 역시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중 인수전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어 속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그러나 발전설비 일원화와 한중 민영화가 공론화된 초기에 비해서는 여러가지 변수로 가장 유력한 국내 인수업체로 지목된 현대와 삼성의 참여 가능성에 변화가 있음은 분명하다는 관측이다.

이러한 전후사정으로 한중 민영화는 상당기간 연기될 수 밖에 없을 뿐만아니라 연내 성사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마저 생기고 있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해 현대와의 평가작업이 이달 마무리되고 이에 자극을 받은 삼성이 이관범위에 대해 한중과 합의해 평가작업을 진행시킨다해도 일단 상반기 입찰은 물건너간 상황이고 여기에 최근 제기되고 있는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회의론과 가격등 핵심 현안에 대한 당사자들간의 대립이 맞물릴 경우 한중 민영화는 예상외로 늦어질 수 있다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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