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칼럼> 이웃나라의 에너지절약 교훈
<에너지칼럼> 이웃나라의 에너지절약 교훈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1.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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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특히 동경을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동경의 인구는 약 1200만이므로 우리 서울 전체의 인구와 비슷하다. 그러나 서울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차량수가 적고, 시내 중심가에서도 소음을 별로 들을 수 없어, 그 많은 사람들이 산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것이다.
 반면에 우리가 알다시피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 타기는 엄청나게 어려워 승객을 밀어 차량에 태우는 지하철 직원들을 고용하고 있다. 승용차 수는 일본이 우리나라 보다 당연히 많은데 왜 이러한 차이가 생길까 하는 것이 항상 궁금하였으나 이번 여행에서 그 해답을 얻었다.
 그 이유는 두가지다.
 첫째는 동경시내 땅 값이 엄청나게 비싸기 때문에 주차장 시설이 별로 없고 또 있어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싸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사원들은 거의 다 차를 가지고 출퇴근하는 것은 생각조차 못하는 일이다.
두 번째는 우리가 익히 아는 일본 사람들의 절약정신이다.
필자는 미국에서 27년간 살다가 최근에 한국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귀국하여 제일 먼저 느낀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엄청난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은 우리에 비하면 대단히 부자인데도,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에너지 절약에 힘쓰고 있다. 차량 통행이 많은 지역의 고속도로는 반드시 Car-pool 차선이 있어서 에너지를 아끼는 사람들에게는 특전을 주고, 또 에너지 절약과 동시에 환경을 위해서 연방정부 기관들에서는 매일 1시간씩 더 일하여(9시간 근무), 2주일에 9일만 일을 하는 제도도 시행중이다.
또한 일본의 경우는 웬만한 거리는 자전거를 타고, 가정주부가 자전거를 타고 시장을 보러 가는 것이 보편적인 풍경이다. 이태리의 경우는 연료 및 대형 승용차에 대한 중과세로 경차의 보급율을 세계의 최고인 37%로 올려 에너지 소비와 환경오염을 동시에 줄였다. 서울의 경우 국토의 약 0.6%의 면적에 전국인구의 25%에 해당하는 인구가 거주하며, 많은 경우 승용차를 교통수단으로 선호하기 때문에 엄청난 교통체증이 유발되는 것이다. 이미 서울의 도로망은, 특히 강남과 신도시는 그 어느 선진국에 비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되어있다.
따라서 도로를 더 건설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또 실효도 없다. 유일한 해결책은 승용차 수를 줄이고 대중교통수단을 늘리는 방법밖에 없다. 도심지의 불법 주차를 엄격 단속하고, 도심지의 모든 관공서, 회사들은 직원용 주차공간을 유료화 하여 승용차 출^퇴근을 지금의 몇분의 일로 줄여야 한다.
이렇게 하여 늘어나는 대중 교통인구는 천연가스버스로 흡수하면 교통량 감소와 대기환경 개선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천연가스버스는 현대, 대우자동차에서 국책과제로(G-7)개발을 하였으며, 이의 시범운영을 한국가스공사에서 시내버스사와의 협력으로 추진하였다. 그 결과 천연가스버스의 실용주행성, 저공해성, 소음 및 진동, 안전성은 물론 에너지절약효과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천연가스버스의 보급으로 대기환경 개선과 에너지절약의 일석이조 효과를 볼 수 있다. 현재 환경부는 2002년말까지 서울등 대도시의 시내버스를 천연가스 버스로 교체할 예정이고, 한국가스공사는 올해 말까지 연료비지원으로 대당 약 550만원의 장려금을 지원하며, 현재 원가이하로 수송용 천연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7월 11일에는 안양충전소가 서울, 대구등에 이어 6번째 충전소가 완공되어 운영을 개시하며, 전국적으로 245대의 천연가스버스가 운행되고 있으며, 이제 천연가스버스 보급사업이 탄력을 받으리라 생각된다.
교통체증으로 인한 국가적 낭비는 실로 엄청나다. 우리나라의 높은 물류비용이 국가경쟁력에 큰 장애라는 것은 이미 누차 들어 알고 있는 이야기이다. 우리나라의 현재 상태에서 교통체증을 10%만 감소시켜도 국가경쟁력은 현저하게 향상될 것은 계산을 안해봐도 자명한 사실이며, 또한 모든 사람들의 여유시간이 그만큼 늘어날 것이다.
필자는 현재 왜 우리나라 사람들이 엄청난 에너지 낭비와, 괴로움을 감수하면서 매일 아침 저녁으로 차로 출퇴근을 하고 있는지를 연구중이다.


이 범 순
〈한국가스공사 연구개발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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