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한난 만큼만 하면 선진국 진입은 시간문제다
공기업, 한난 만큼만 하면 선진국 진입은 시간문제다
  • 유은영 기자
  • 승인 2007.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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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예산처는 1일 ‘공공기관 채용방식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공공기관 운영법 시행에 따라 147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인력 채용실태를 조사, 지적된 문제점들을 개선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공기업 입사시험 제도가 달라진다. 개선내용의 주요골자는 채용시기 조정, 학점보다 면접비중 확대 등이다. 공기업마다 채용시기가 들쭉날쭉하고 채용공고 방식과 서류전형 기준, 필기시험과목과 면접방식 등도 달라 입사 준비생들이 혼란을 겪어오던 문제는 연말까지 공공기관 채용 통합정보 시스템을 설치해 해결키로 했다. 채용규모와 시기가 1월 말에 일괄적으로 공지돼 수험생들의 불편이 대폭 줄어들게 된다.

또한 당락의 큰 기준으로 작용했던 어학성적과 학점 비중은 공기업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하향 조정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장애인과 여성, 지방출신의 채용비율을 정해 지키도록 함으로써 사회형평적 채용을 확대시켜 가겠다는 것이다. 기획처는 사회형평적 채용의 모범안으로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사례를 들고 있는데 지난해 한난의 신입사원 채용방식을 보면 과히 국내 공기업이 따라야 할 모델이라 할 만 하다. 한난은 지난해 모집인원 108명 중 51%인 55명을 의상자, 사회선행자, 저소득계층, 농어촌 출신자, 장애인, 국가보훈대상자로 채워 노무현 대통령에게까지 극찬을 받은 바 있다.

한난의 특별채용은 현행 법상 장애인 채용비율이 2%로 정해져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공기업이 먼저 자율적으로, 그것도 비율을 50%까지 대폭 확대함으로써 사회양극화 현상 타파에 앞장섰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올해 역시 하반기 중에 특별채용이 이뤄질 계획으로 그 비중은 기획예산처와 협의 후 결정된다. 한난은 작년과 같은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한난의 인사방식이 범국가적으로 확산되면 최근 지하철에서 구걸인이 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승객을 선로에 밀어버린 일 같은 위험천만한 사건도 줄어들지 않을까. 물론 구걸인이 약간의 정신지체를 갖고 있었지만 이 같은 소외계층들을 사회화시켜 정상적인 생활을 가능케 하는 사회적 거름망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들은 아웃사이더로 맴돌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한난의 사례는 한 기업의 인사에 그치지 않고 국가의 복지정책에도 일조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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