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재단에 무슨 일이…?
에너지재단에 무슨 일이…?
  • 유은영 기자
  • 승인 2006.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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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에너지 복지를 확충해 에너지의 보편적 공급을 실현한다는 취지로 출범한 에너지재단(이사장 이세중)이 기업들의 기금출연 문제를 둘러싸고 불협화음을 겪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인 듯하다.
지난달 27일 SK(주)가 20억원의 추가출연을 결정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지만 본래 에너지 복지사업과 전문인력 양성 등을 목적으로 50여개 관련기업들의 기금을 설립 재원으로 한다는 출신성분에서 돈을 내야만 하는 기업들과의 마찰은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앞서 9월에는 ‘기업들은 돈 낼 생각 없는데…에너지 재단 출범 강행 논란’이란 제하의 기사를 한국경제에서 다룬 바 있다. 

산자부의 10월 자료에 따르면 한전, SK, GS칼텍스, S-Oil, 5개 발전사 등 16개 기업에서 5억1500만원의 출연금 계획이 잡혀 있었다.
출연협조가 잘 돼 가는지 궁금했다.
산자부에 물었더니 “우리는 돈 내라고 한 적이 없어서 모른다”고 한다. 에너지재단의 모태인 에너지협의회에 전화했더니 “담당자가 아니니 다른 사람한테 물어보라”고 화를 내는 것이다. 화가 나는 이유인즉슨, “나는 에너지협의회 일을 보고 있어서 에너지재단에 대해서는 모른다”였다. 에너지협의회나 에너지재단이나 같은 게 아니냐, 그렇다면 담당자 이름이나 전화번호라도 알려달라 했더니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는 그의 대답이 걸작이다.
“글쎄, 한 사무실에 있어도 담당자가 아니라서 모른다.”
전화통화를 하기 전 전화받은 여직원에게 담당자를 물었을 때 이름을 굳이 숨긴 것도 이 때문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쯤 되면 에너지재단 출범에 얽힌 ‘구린내’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설사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해도 취재에 협조 못하겠다고 하면 그 뿐이다. 왜 대답을 안 해 주냐고 화 내는 기자는 없다. 그런데 앞뒤 가릴 것 없이 신문사임을 확인하자마자 화를 내는 거냔 말이다.
에너지재단은 취약계층에 대한 에너지 복지 확충, 전문인력 양성, 국제협력사업 등을 통해 에너지산업의 발전과 진흥에 기여한다는 큰 목표를 가지고 출범했다. 저소득층 자녀가 에너지 분야 학과 지원시 장학금을 지급하는 장학사업 등도 직접 수행하고 저소득 가구의 주거 난방시설 교체 보수 지원, 건전한 에너지 소비 문화 정착 및 홍보 사업 등을 벌이겠다는 등의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취지만 보면 감동을 받을 정도로 좋다. 하지만 그 좋은 취지를 이루려면 전화예절부터 다시 익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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