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와 에너지시장 개방
한미 FTA와 에너지시장 개방
  • 한국에너지
  • 승인 2006.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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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 커틀러 한·미 FTA 미국 수석대표가 협상과 관련 전기, 가스 등 국가기간산업 분야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한 발언은 여러모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녀의 발언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현시점에서 누구도 예단할 수 없다. 협상이라는 것은 그 과정에서 생각지 못한 변수에 의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 큰 것을 위해 다른 작은 것을 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봤을 때는 미국에 의한 에너지시장의 개방 요구는 거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은 미국 협상대표가 공식적으로 자신 스스로 언급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협상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지키지 못할 발언을 공개적으로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하나는 국가기간산업의 개방이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한국에 잘못 알려져 있다는 점을 상당히 의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 문제로 인해 다른 중대한 사안에 대한 협상이 잘못되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정부도 이러한 점을 간파하고 있다. 미국 스스로가 자신들의 기간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인의 진입 제한을 법제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국에게 정반대의 요구를 쉽게 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신중론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우선 협상결과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에너지시장의 개방 문제가 꼭 FTA라는 틀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법도 없다. 다른 형식을 통해서라도 얼마든지 시장진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다른 변수는 우리 내부의 상황이다. 사실 에너지시장 개방 문제는 IMF 사태로 촉발됐다. 우리가 스스로 문을 열었다기 보다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렀듯 에너지시장의 개방 문제는 우리의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

에너지시장 개방이 우리에게 득이냐 실이냐는 단순하게 말할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계획과 예측가능한 테두리에서 이 문제가 논의되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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