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없는 언론보도의 아쉬움
전문성 없는 언론보도의 아쉬움
  • 조영만 기자
  • 승인 2006.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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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송전선로 근처 학교 학생들의 성장호르몬 분비량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와 전자파의 인체 유해성 논란이 또다시 제기됐다.

언론들은 김윤신 한양대학교 교수팀이 2002년부터 ‘송전선로 주변학교 학생의 극저주파 자기장에 대한 노출평가’를 연구한 결과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며 문제 제기 위주의 방송 또는 기사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방송과 기사를 접한 대다수의 국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고 송전선 근처에 위치한 학교로 자녀들을 등교시키는 많은 학부모들은 등교거부를 포함한 집단 소송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아직 송전선로 극저주파의 위험성을 확실히 증명하는 어떠한 연구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우리는 이러한 시점에 언론보도의 단순 사실보도 형태가 얼마나 많은 사회적 갈등요소를 만들어 내는지 한번쯤 되짚어 봐야한다.

이러한 수박 겉핥기식 보도에 김재준 한국전력공사 건설기술팀 과장은 “일반인들의 인식은 전자계가 인체에 완전 무해하다는 확정 상태를 원하고 있으며 또한 일반인과 민원인에 따라 위험도에 대한 인식이 달라 한전보다는 전문가 및 언론보도를 믿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한 언론사는 김 교수팀 연구결과 송전선 근처 학생들의 전자파 노출량이 8mG에 달해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센터(IARC)가 권고한 기준치에 두 배에 이르고 4mG의 송전선 전파를 2B등급의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는바 DDT(살충제)와 납(Pd)이 같은 등급에 속한다며 유해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2B등급을 자세히 살펴보면 사람에 대한 발암성이 있을지도(Possibly)모른다는 명제가 붙어있고 DDT(살충제)와 납(Pd)을 포함한 236가지 종류에는 우리가 가까이 접하는 젓갈, 고사리, 나물류, 커피도 이에 속하고 있다. 납(Pd)과 DDT(살충제)만으로 유해성을 강조한 부분은 글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소지가 충분히 들어있다.

오히려 이번 연구결과를 발표한 김 교수팀은 송전선 전자파가 실질적으로 인체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선 장기적인 후속 조사가 필수적이라고 말하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번 문제와 같이 사회전반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는 보도에 대해 언론은 좀더 신중하고 상세한 보도를 지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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