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석유판매시장 진출 가시화
대기업 석유판매시장 진출 가시화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1.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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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대기업들의 석유판매 사업 진출이 눈앞으로 서서히 가시화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Oil을 외국사에 매각한 (주)쌍용이 지난해 11월 석유판매사업 참여를 선언한데 이어 삼성과 코오롱 등 대기업들이 석유수입업의 진출 및 인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삼성과 코오롱이 석유판매사업에 참여하게 될 경우 국내 석유판매시장의 판도가 크게 뒤바뀌면서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하게 될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석유제품에 대한 본격적인 가격경쟁이 시작되고 있어 향후 소비자들은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12일 한국석유공사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계열 기업인 신세계와 공동으로 석유판매사업 참여를 위해 준비작업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삼성이 연간 수백억원에 달하는 자체 석유수요를 충당하는 것은 물론 신세계가 보유한 대형할인점 이마트 내에 주유소를 설치,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까르푸나 월마트 같은 대형 할인점 내에 주유소를 설치, 판매하는 시장이 7%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물론 폴을 달지 않은 무폴브랜드 상품들이다.
또 코오롱은 석유수입사와 그동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자금적인 지원을 해왔던 동특과 연계, 석유수입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웅렬 코오롱 회장과 계열사 등 코오롱측이 갖고 있는 동특의 주식 지분은 10% 정도이며, 업계는 코오롱측이 보유한 지분량보다 코오롱이 미국계 전문투자펀드 H&Q사와 인수후 개발(A&D) 방식으로 동특 지분을 인수했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지난 99년까지만 해도 주목받지 못했던 동특은 한때 주가가 2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으며 현재는 불공정 고시 때문에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돼 있긴 하지만 현재 국내 2위 석유수입사로 탈바꿈했다.
삼성과 코오롱측은 그러나 석유사업 참여계획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부인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석유판매 사업참여를 검토한바 없다”고 말했고 코오롱도 “현재 석유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동안 가격 경쟁을 하지 않았던 대형 정유사들도 본격적인 가격 싸움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정유사들은 한 회사가 휘발유 값을 올리면 모두 따라 올렸지만 지난 2월 초 SK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가, 송유관공사 분쟁 등 각종 대결구도에 있는 S-Oil이 가격을 동결하는 바람에 가격을 환원하는 수모를 당한 이후 각 사별로 인상 여부를 놓고 서로 눈치를 살피고 있다.
정유사들마다 생산 및 영업 효율성 등에 따라 제품 생산단가와 수익구조도 다른 만큼 각사의 특성을 반영한 원가 경쟁이 이제 시작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정유사의 가격동결 내지는 할인 경쟁이 향후 치열해질 것으로 보는 이가 많다”라며 “자금력이 열악한 중소수입사들은 정유사가 가격을 동결했기 때문에 가격경쟁력 확보가 전보다 더 어려워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정유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매출에 비해 수익이 형편없이 낮았지만 그런대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았던 정유사의 시절이 끝나고 틈새시장에만 국한된 경쟁이 본격적으로 이루어 질 것 같다”며 “향후 전자상거래의 도약과 대기업의 석유시장 참여가 본격화되면 정유업계의 시장쟁탈전은 가격경쟁으로 더욱 치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석유시장 과도기와 같은 현상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올해 석유수입사 재편과 본격 가격경쟁으로 접어들 원년으로 보여 결국 소비자들의 반사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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