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꼴 유공자 포상
닮은 꼴 유공자 포상
  • 김화숙 기자
  • 승인 2005.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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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은 에너지절약의 달이다. 그런 만큼 에너지절약 행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 백미는 에너지절약촉진대회일 것이다.

1년동안 에너지절약에 기여한 산업계의 숨은 일꾼들을 찾아내 공로를 치하함으로써 에너지산업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고유가로 인해 에너지수입액이 사상최대인 600억불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에너지절약 유공자들의 포상이 더욱 의미있는 해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고무된 분위기를 몰아 산업자원부는 올해부터‘에너지산업 유공자 포상제’를 새롭게 마련해 시상했다.
이는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열린‘에너지위크’기간에 치러진 행사중 하나로 에너지산업 발전에 공로가 큰 유공자들을 포상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에너지의 중요성을 범국민적으로 고취시키면서 에너지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물론 그 취지는 좋다.

에너지인들의 사기를 진작시킨다는 차원에서도 이 포상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려되는 것은‘에너지절약촉진대회’와 ‘에너지산업 유공자 포상제’가 서로 닮은 꼴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두 포상은 에너지산업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에게 수여하는 상인 만큼 중복되는 부문이 많기 때문이다.
일부 업계에서는 이를 놓고 벌써부터 ‘에너지 훈장’을 남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산업훈장이 특별한 혜택보다는 명예를 얻는 것인 만큼 너무 많은 훈장은 희소성을 줄여서 오히려 명예를 실추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과함은 오히려 모자람만 못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에너지인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긍지를 높이기 위한 취지에서 에너지 유공자 포상제를 늘리고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넘쳐나는 훈장으로 그 가치가 땅에 떨어질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유공자 포상 제도를 확대하기 이전에 유공자의 공로를 진정으로 인정해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 그 가치를 높이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훈장의 권위가 땅에 떨어져 받은 훈장을 도로 반납하는 그런 불상사가 에너지분야에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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