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원개발 인재양성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
해외자원개발 인재양성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
  • 한국에너지
  • 승인 2005.09.2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은녕 박사 서울대 공과대학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경제규모는 세계 11위이면서도 에너지를 거의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경제가 작금의 유가상승에 크게 흔들리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다. 
좀 과장되게 말해 우리나라는 세계 에너지시장에서 월세로 살고 있는 부자이기 때문이다. 

석유수입이 세계 5위, 석유소비량은 세계 7위이며 석유제품수출도 세계 7위이니 우리나라는 분명 부자 나라다.
그런데 석유의 자주개발율은 겨우 4% 대에 머물고 있으니 매달 집세내고 사는 사글세 신세인 것이다.

선진국인 경우 프랑스가 93%, 스페인 56%, 이태리 50% 등 대부분 석유자주개발율이 50% 수준이며 이웃인 일본이 10.5%, 중국도 17% 수준이다. 
그래서 선진국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에너지사용규모는 선진국 수준이면서도 그에 걸맞는 역할을 하지는 않고 그저 선진국들이 노력한 것에 공짜로 얻어 타고 있다고 비난한다.

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와 정책이 아직도 약소국의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최근 IEA회원국으로서 비축유를 같이 방출한 것은 그나마 우리나라가 석유비축에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기 때문에 이룰 수 있었던 쾌거이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에너지 자급률 향상을 위해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대한 예산을 대폭 늘리고 있다.
해외석유자원개발은 바로 셋방살이를 벗어나 집을 장만하고 또 세계시장에서 우리의 역할을 분명히 표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해외자원개발은 자본을 투자하는 지분참여 방식과 자원개발기술을 확보하여 직접 개발하는 기술개발방식의 두 가지 방법이 가능하다.
두 방법이 자주개발분을 증대시키는 효과는 같지만 수익률은 크게 다르다.
탐사-시추-개발-생산 전단계의 대부분의 기술을 선진국이 보유하고 있기에 기술을 빌리는 대가로 우리가 지불하여야 하는 비용은 매우 크다. 

따라서 기술개발방식이 더욱 높은 수익률을 가지고 오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자체 기술력을 확보하지 있는 분야가 매우 적다는 것이다.
더더욱 문제인 것은 해외자원개발 분야의 인재양성에 대한 무관심으로 전문기술 인재의 질은 물론 절대적인 양에 있어서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부 에특회계의 수많은 지원항목 리스트에 자원개발분야의 인력양성부분은 아예 항목 자체가 없다. 
자원개발분야 R&D 기금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기업도 IMF 외환위기 이후 자원개발부서를 폐쇄, 인재양성을 소홀히 하였다.

세계 50위권의 석유회사가 3000명 선의 기술인력을 고용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의 자원개발 기술인력을 모두 합해도 채 500명이 되지 않는다. 
이러니 대학 관련 학과에 학생들이 올 리 없고 결국 대부분의 학과들이 최근 10년간 정원을 축소하거나 아니면 다른 전공과 합치는 과정을 겪게 되었다.

석유와 천연가스는 우리나라 에너지 수요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들 자원을 개발하는 분야의 전문인력에 대한 관심은 바닥수준인 것이다.
또 에너지관련 기업에서 에너지자원분야의 국제적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제대로 된 자원개발회사라면 각 분야의 기술인력을 갖추어야 함은 물론 사업을 평가하고 기획하여 효율적인 경영 및 추진을 책임질 전문인력을 육성하여야 할 것이다.
자본집약적임과 동시에 기술집약적인 자원개발사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전문인력은 기술적인 전문성과 전문경영자의 자질을 함께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아직까지 산업화가 미약한 신재생에너지와 달리 석유 및 가스의 해외자원개발은 이미 상당한 규모의 기업이 있기에 국가보다도 기업이 R&D 및 인력양성에 앞장서는 것이 보다 바람직 할 것이다. 
대학의 관련학과 역시 교육시스템이 정상적으로만 가동된다면 인재양성에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IMF 이후 기업도 대학도 교육시스템이 크게 훼손되었기에 현재로서는 정부가 나서서 정상적인 교육시스템으로의 복귀를 위하여 지원을 하여주어야 할 것이다.

우선 자원개발분야에 훌륭한 인재가 지원하도록 대학 관련학과의 학부 및 석박사과정에 장학금을 대대적으로 지원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인력양성 방식을 산학협동체계로 이끌어 기업이 요구하는 현장교육과 대학의 이론교육이 함께 진행되게 함은 물론 졸업 후 곧바로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프랑스의 Ecole de Mine, 미국의 Colorado School of Mines, 러시아의 Mining University, Oil & Gas University나 중국의 석유대학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자원개발전문대학을 설치하여 전문인력양성을 전담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자원개발사업의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자원개발 전문회사의 육성을 통하여 산업기반을 확충하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하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인재양성의 세부추진계획이 제대로 실천되기 위해서는 대학교수들과 정부관료들만 아니라 관련분야의 기술과 경영 경험을 함께 가지고 있는 에너지자원개발 관련분야 기업의 전문가과 함께 만들어 현실성 있는 교육이 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