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미대통령 원자력발전 건설 역설
부시 미대통령 원자력발전 건설 역설
  • 이성호 기자
  • 승인 2005.05.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유가와의 전쟁 선포' … 종합대책 마련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고유가와의 전쟁'을 선포, 지난 10년 간 에너지 소비는 12% 이상 늘었지만 국내 생산은 0.5%도 늘지 않았다"며 70년대 이후 중단됐던 원자력 발전 건설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배럴당 50달러를 훨씬 웃돌고 있는 유가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경제활성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중소기업청에서 가진 연설을 통해 "유가 안정을 위해 민간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다시 추진하고 석유를 적게 쓰는 차량에 대해서는 세제혜택을 주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의 에너지 정책은 26년 만에 큰 변화를 맞게 된다. 미국 정부는 지난 1979년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전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방사능 누출사고 이후 원자력 발전소 신설을 한 건도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는 획기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원자력 발전소 건설 역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지난 10년 간 에너지 소비는 12% 이상 늘었지만 국내 생산은 0.5%도 늘지 않았다"며 70년대 이후 중단됐던 원자력 발전 건설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원자력 발전 모범 국가로 프랑스를 거론했다. 미국이 원전 건설을 억제하는 사이 프랑스는 지난 30년 동안 58기의 원전을 증설,현재 전체 에너지의 78%를 충당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부시 대통령은 "현재 미국의 원자력 발전량은 전체 에너지 수요의 20%를 충당하고 있다"며 "지금은 원자력 발전소가 더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내에서 가동 중인 원전은 모두 1백4개에 달하지만,지난 79년 이후에 신설된 것은 없다.

▲군기지 정유공장 신설 및 수소연료 개발 박차
부시 대통령은 또 원유정제 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폐쇄된 군기지에 정유공장 및 액화천연가스(LPG) 저장소 등을 건립할 것을 제안했다.
가스·전기 겸용차나 청정 디젤 엔진차 등 휘발유를 적게 쓰는 차량이 많이 팔릴 수 있도록 세제혜택도 주겠다고 밝혔다.
수소연료전지 차량 및 대체 에너지 개발을 위해 향후 10년 동안 25억달러를 연구개발비로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에너지 정책 논란 가열될 듯
부시 대통령의 야심찬 원자력 발전 지원책에 여론이 따라줄지는 미지수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라크전쟁 사회보장제도 개혁 등 각종 사안을 놓고 양분됐던 미국 여론이 원전 신설 문제로 또 다시 갈라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앞으로 상당한 논란이 벌어질 것을 예고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과거 취임 1기에 제안했던 에너지법안이 최근 하원에서는 통과됐지만 상원에서는 새로운 법안을 마련 중이어서 최종적으로 어떻게 결말지어질지 불확실한 상환이다.
또 알래스카 야생동물 보호지역에서 유전 시추를 허용하는 내용의 에너지 법안은 현재 환경보호 단체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으며,에너지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등 쟁점조항을 놓고도 민주당의 강력한 반대에 봉착해 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의 이 같은 유가대책 연설과 미국 원유 재고가 늘었다는 발표로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6월 인도분 가격은 전날보다 2.59달러(4.8%) 급락한 배럴당 51.61달러로 마감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