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기관의 처세는
수감기관의 처세는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4.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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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가 한 번 받기도 힘이 든다는 국정감사를 두 번이나 받게 됐다.

6일 열린 가스공사에 대한 국정감사는 당초 10시에 열리기로 되어 있었지만 오후 2시까지나 지지부진하게 연기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는 10시를 전후로 해서 가스공사 노조들이 정문 앞에서 LNG직도입 반대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여 국회의원들의 심기를 건드린 탓.

국회의원들은 이에 심히 격분, 더구나 불성실한 안내와 망치를 이용한 퍼포먼스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국감을 진행할 수 없다는 등 사장을 몰아 부쳤다.

이 후 의원들을 진정시킨 맹형규 의원이 국감 시작을 알리려 했으나 마이크마저 말썽을 일으켜 의원들은 노조에서 일부러 조작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며 감사실을 빠져나가, 순간 국감실은 아수라장이 됐다.

점심식사 후 2시가 되어서야 시작된 국감에서도 가스공사는 오전의 사건에 대해 계속적인 질타를 면치 못했다. 가스공사는 21명의 의원의 질의 순서 때마다 차례차례 오전 사건에 대해 가차없는 충고를 들어야 했다.

‘노조’와 ‘마이크’. 이 날 가스공사에는 아주 눈물나는 선물 두 개였던 셈이다. 덕분에 공사는 20일 추가 국감 날짜를 받아놓은 상태다.

국감에 앞서 관례적으로 퍼포먼스 등을 진행해온 ‘노조’로서는 이번 일이 당혹스러울 법하다.

노조는 가스산업의 운명을 논의하는 자리를 눈앞에 두고 선전전과 의견자료를 제시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항변한다.

그러나 자칫 국감장 주변이 이익단체 집회장이냐는 비판에 대해 전면 부인치 못할 행동으로 비춰질 수도 있음을 노조는 명심해야 한다.

의원들 또한 결정적으로 정회를 야기시킨 ‘마이크’실수에 대한 지나친 과민반응은 어떠한 설명으로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권위 내세우기 아니냐는 불명예를 일으키지 않으려면 의원들은 남아있는 국감에는 보다 정책적인 질의로 국감의 의미를 되살려야 할 것이다.

<박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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