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르지 말고 침착하게
서두르지 말고 침착하게
  • 한국에너지
  • 승인 2003.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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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부지선정에 책임을 지고 산자부 장관이 12일 사직을 했다.
윤진식 산업자원부 장관은 장관에 임명되면서 처분장 부지 선정을 반드시 매듭짓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윤진식 장관의 사의표명의 이유는 주민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부지를 선정하여 물의를 빚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처분장 건설은 정말 멀고도 험한 길이다.
20년 가까이 굴업도, 안면도, 이번에는 위도를 거치면서 너무나도 극심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산자부에서는 부지 유치신청을 다시 받겠다고 하는데 과연 정부의 뜻대로 희망을 갖고 내다볼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가야할 길이 너무나 멀리 보인다.
먼저 위도는 왜 실패 했을까?
장관의 변명대로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던 것이 주된 이유라는 생각이다.
군 단위 지자체의 섬을 부지로 선정하면서 불과 2천명도 못되는 섬 주민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유치신청서를 냈을 뿐이며 부안군 전체 주민들의 의견을 완전히 배제했다.
정부가 부지를 자율유치신청 방법으로 추진하면서 편의적인 방법을 채택했던 것이다.
정부 당국자나 부안군 관계자나 모두 가볍게 생각했던데 실패요인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부지유치신청을 과연 주민들이나 부안군수가 자율의사에 따라 했는가 하는 의문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야말로 자율적인 의사에 의해 위도주민이 유치하였다면 위도 주민들만의 의견으로 유치신청을 할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유치홍보활동을 벌이면서 떳떳하게 홍보하기보다는 그렇지 못했던 면들이 더 많았음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다.
결국 정부는 부지를 자율적으로 유치한다는 방침을 추진하면서도 내적으로는 그렇지 않았던 면들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꼭 이러한 일들이 잘못되었다고만 할수 있겠는가 하는것도 생각하지 않을수 없다
원자력 발전소나 처분장 부지를 선정하는 일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단 한번이라도 그냥 넘어간 때가 없었다.
아직도 지자체 단위의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의사결정을 한 사례가 없는 우리의 현실에서 순수하게 주민들의 활동으로 부지유치신청을 과연 할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아니할수 없다.
설사 주민들의 과반수 이상 찬성을 얻어낸다 해도 유치신청을 순조롭게 할수 있을 것인가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원전건설은 무조건 안되고 처분장건설은 아예 말도 꺼내지 못하게 하는 일부 환경단체들이 가세하면 반대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게 되는 것이 우리 현실이 아닌가 말이다.
따라서 다소의 무리가 따른다 해도 국가적으로 위도에 처분장을 건설하는 것은 계속됐어야 한다.
위도 사태를 겪으면서 일부과격시위는 그래도 이해할만 하지만 부안군수에 대한 폭행사건은 이해될수 있는 일이 아니다.
주민들의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처분장을 유치한다해도 결코 순조롭지 못한 것이 뻔한데 어느 누가 앞장을 서겠는가
위도 사태는 값비싼 대가를 치루었기 때문에 정부가 결코 철회해서는 안될 사안이 있다.
산자부 관계자들은 주민들의 항의가 아무리 거세도 결코 물러서지는 않겠다고 기회가 있을때마다 강조해 왔는데 부지선정을 마무리 짓겠다고 약속한 장관이나 몰매를 맞으면서도 의지를 꺽지 않았던 부안군수 같은 사람들은 그 허탈감이 말할 수 없을것이다.
정부의 위도 백지화 방침 역시 포퓰리즘의 다름아닌 것으로 보아지는 것이다.
어찌되었건 정부가 처분장 부지 선정을 원점으로 돌린다고 발표한 이상 이제는 서두르것이 아니라 침착하게 준비하는 마음의 자세가 더 중요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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