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정책 반성의 달로
에너지정책 반성의 달로
  • 한국에너지
  • 승인 2003.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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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은 에너지 절약의 달이다.
에너지 절약에 공로가 큰 사람이나 기업 및 단체에게 훈·포장 등 상을 수여하기도 하고 국민들의 에너지 절약의식을 고취시키는 달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에너지는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가.
올해에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설득력있는 이유는 에너지 자원의 확보이다.
러시아 유럽으로 넘어간 석유사업권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정설처럼 되어 있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에너지가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가를 새삼 각인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지난해 겨울에는 가스가 모자라 급박한 사정까지 내몰렸다.
중동에서 전쟁이 일어나야만 에너지가 문제되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평상시에도 잠시만 소홀히 하면 국가경제가 흔들리는 것이 에너지 문제이다.
에너지에 대한 관심은 잠시도 소홀히 할 수 없다.
특히 우리는 모든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지난해 우리가 에너지를 수입하면서 지불한 비용은 320억 달러에 이른다.
우리나라 일만예산의 3분의1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에너지 문제를 빼놓고서는 우리 경제를 논할 수 없다.
그런데 우리 경제 정책을 구할때는 국제유가의 동향정도만이 경제 정책의 기준으로 삼는다.
에너지 절약의 달을 맞아 우리는 과연 에너지 정책을 제대로 시행하고 있는지 심사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에너지촉진대회에서 연간 1∼2백억원의 비용을 절약해야 훈·포장 정도를 받을 수 있다.
연간 몇 억원 정도의 숫자로서는 대통령 상도 못받는다.
이러한 것이 우리의 에너지 소비실상이고 에너지 산업의 현 주소이다.
공부 잘했다고 우등상을 주는 것이 아니라 노력해서 성적이 올랐으니 노력상을 주는 것이다.
우등상을 줄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저학력의 비중이 너무 높다보니 기초학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국에 에너지를 소비하는 거의 모든 다소비 공장을 포함해 각 기업들은 정부와 에너지 절약 계약을 맺고 있다.
이른바 VA협약이다.
VA협약의 대상이 되지 않는 기업은 없다.
고효율 기기라 명칭하여 제품을 개발해 내놓았는데 시장 점유율이 30%도 안된다.
어느 공공사업장은 인버터를 바꾸면 연간 2∼3억원이 절약되는데 2년이 넘도록 서류가 결재중인 곳이 있다.
미국의 LA는 사막지대이다.
한여름에도 차의 에어컨을 쉽게 켜지 않는다.
우리는 한겨울에도 집안에서 반팔에 반바지 차림으로 지내는 것이 보통이다.
70년대 초부터 시작된 에너지절약 정책이 30년을 추진해 온 결과다.
에너지 정책의 가장 큰 실패요인은 서류로서 모든 결과를 평가한다.
다시말해 통계가 없는 정책이다.
무엇이든 정책을 수립, 추진하면 결과를 분석하고 평가해야 한다.
무엇을 하여 얼마나 에너지를 절약했는가 하는 결과도 통계자료도 없다.
있어도 근거가 없어 허구의 자료뿐이다.
정책은 반드시 목표가 있다.
목표가 있으면 반드시 달성하기 위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
에너지 정책도 있고 목표도 있다.
그러나 달성하기 위한 계획은 없었던 것이 에너지 정책이었다.
목표는 저만치 정해놓고 하는데까지 하는 것이 계획이다.
우리의 에너지 산업은 일본과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에너지 신단위가 일본은 낮아져 가는데 우리는 높아져 가고 있다.
에너지 절약의 달, 에너지 정책을 반성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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