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칼럼/ 수소경제 時代로의 전환
에너지칼럼/ 수소경제 時代로의 전환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3.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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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우리는 지구가 수 억년의 세월을 거쳐 만든 귀중한 자원인 석유나 석탄과 같은 화석 에너지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경제 구조로 살아왔다. 그러나 이제는 인구증가와 경제성장에 따른 에너지 사용의 급증으로 자원고갈과 환경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할 때가 되었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올 초 연두 교서에서 석유의 해외 의존도와 대기공해를 감축하기 위해서 앞으로 5년간 수소^연료전지자동차 개발에 17억불을 투자 하겠다는 무공해 자동차 협력연구 및 연료개발 선도계획(FreedomCAR and Fuel Initiative)을 발표하였고, 이외에도 석탄가스화^연료전지 발전기술로 대표되는 Vision 21(21세기 청정발전기술)계획과 상용화를 위한 저가 연료전지 개발계획(SECA Program)을 추진하고 있어서 수소^연료전지 발전기술의 실용화에 국력을 집중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과 유사하게 연료전지 기술이 현재 침체된 일본경제 재부흥을 위한 돌파구로 기대하면서 자동차와 주택용 연료전지 개발에 총력을 다 하고 있고, 유럽의 여러 국가들도 수소^연료전지 기술의 확보를 위해 국가 주도의 대형 장기 연구개발 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특히 아이슬란드는 1999년부터 현재 자국의 에너지 사용량 중 35%를 차지하는 화석연료 사용을 2030년경에는 완전히 수소 에너지로 대체하는 5단계별 계획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4월에 개최된 국제에너지기구(IEA) 에너지장관회의에서는 수소경제의 중요성과 이를 촉진하기 위한 국제협력사업(International Partnership for Hydrogen Economy)이 집중 논의되어 수소경제의 조기 실현을 위한 전세계 국가들의 적극적인 협력을 촉구하였다.
바야흐로 전세계는 수소경제(Hydrogen Economy) 시대를 향하여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수소는 연소할 때 공해 물질이 생성되지 않고, 또한 가스나 액체 상태로 쉽게 수송할 수 있으며, 고압가스, 액체수소, 수소흡장 합금 등에 다양한 형태로 저장하였다가 필요 시 사용할 수도 있다. 더욱이 수소는 지구상에 무한정한 물을 원료로 생산할 수 있고, 수소 사용 후 생성물은 다시 물로 재순환되는 깨끗하면서도 재생 가능한 꿈의 에너지이다.
수소에너지를 이용하는 기술 중 가장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방법이 연료전지 발전기술인데,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 반응에 의해 전기와 물과 열을 생산하는 발전장치로서, 전기를 생산하는 효율이 40~50%로 높고, 반응 폐열을 이용하면 총 효율은 70% 이상이 된다.
더욱이 전기 화학적인 반응에 의해 전기를 생산하므로 공해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무공해 발전이 가능하다. 따라서 수소에너지를 연료로 하는 연료전지 발전은 21세기 에너지 문제를 일시에 해결할 수 있는 신기술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부터 연료전지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가 선도기술 개발과제로 이 분야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기 때문에 기술개발의 기반은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선진국들의 기술개발 수준이나 개발계획에 비하면 아직 초보적인 단계라고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선진국에서 이 분야 기술의 상용화가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에너지자원뿐만 아니라 에너지기술도 타 국가의 예속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행히 최근 정부에서는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으로 수소에너지의 생산, 저장 및 이용기술 개발사업을 선정하여 추진키로 하였고, 차세대 성장 동력 에너지 환경기술로서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선정하여 개발을 추진키로 한 점은 매우 시의적절한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에너지기술 전문연구기관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도 이와 같은 국내외 에너지기술 환경의 변화에 대처하면서 우리나라의 에너지 문제해결과 수소경제 사회의 도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기존의 신^재생에너지연구부로부터 수소^연료전지 연구부를 분리, 독립시키고, 연구개발에 필요한 인력과 장비 등 인프라 구축과 기초 기반기술의 확립 및 장기 연구개발 과제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 수소에너지 프론티어사업을 주관하게 되어 우수한 전문 연구 인력을 투입하여 일류 수준의 연구능력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그동안 기술적 난관들로 인하여 수소경제의 실현은 아주 먼 훗날의 이상적인 얘기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나 IT, BT, NT의 경험에서 보듯이 선진국들의 수소에 대한 투자 집중은 수소경제의 실현을 급속도로 앞당길 것으로 예측한다.
세계 10번째의 에너지 다소비국이면서 에너지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도 이제 수소경제를 향하여 국가적인 중장기계획을 수립^추진하고, IEA 나 APEC과 같은 국제기구를 통한 범세계적인 협력에 동참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손재익 원장〈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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