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수첩 / 사라진 전력산업 구조개편
에너지수첩 / 사라진 전력산업 구조개편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3.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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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산업 구조개편을 하기는 하는 것 맞습니까”업계 한 관계자가 기자와의 대화 중에 던진 말이다.
전력산업 구조개편이야 일정이 다소 연기되기는 했으나 하는 것은 맞는데 왜 저런 얘기를 하는가 의아스러운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앞으로의 일정이야 어찌됐든 현시점에서 전력산업구조개편의 추진 의지를 의심하는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도 높다.
물론 여기에는 불가피한 상황이 작용하고 있다. 남동발전 매각은 추진하려고 했으나 살 사람이 마땅치 않아 일부분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배전분할 문제는 차원이 좀 다르나 준비부족 등을 이유로 2005년으로 연기하고 일단은 공기업 형태로 가져가겠다는 방침이 정해졌다.
겉으로 보기에는 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정부는 이같은 배경을 깔고 전력산업 구조개편 추진 방침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 하등 문제될 것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업계에서 바라보고 느끼는 체감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이유야 어찌됐든 요즘은 전력산업 구조개편이라는 말은 듣기도 힘들다. 마치 없던 일처럼 사라진 느낌이다. 구조개편과 관련 특별히 진행되고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과 맞물려 정부의 추진 의지를 의심하는 분위기도 역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위원회가 무슨 일을 하는 지 모르겠다. 마치 한전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이다. 이같은 상황이라면 구조개편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겠느냐”며 고개를 흔든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학계도 마찬가지다. 한창 전력산업 구조개편의 당위성을 강조하던 교수들도 정부의 분위기만을 살피면서 요즘은 구조개편을 입에 담기를 부담스러워 한다.
이런 와중에 최근 미국의 정전사태로 인해 조용하기만 하던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대한 얘기가 터져 나왔다. 오랜만에 듣는 소리라는 느낌이 든 것은 무엇 때문일까.
전력산업 구조개편은 오랜 시간 신중을 기하고 기해서 추진해야 한다. 하지만 요즘 같이 정부의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대한 추진 의지를 의심받는 상황은 아무래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변국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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