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수첩/ 전술보다는 전략을
에너지수첩/ 전술보다는 전략을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3.05.2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찰을 거듭하며 진통을 겪은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2호기 입찰이 결국은 동시발주에서 분리발주로 방향을 선회했다.
동시발주가 됐든 분리발주가 됐든 공사일정에 중대한 차질을 빚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선택이 돌파구가 된다면 좋은 것이다.
분리발주가 됨에 따라 그동안 유찰의 주범(?)이었던 3개 컨소시엄 의무참여 조항은 폐지됐다.
당초 3개 컨소시엄 의무참여는 신고리와 신월성 2개 프로젝트를 동시발주함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분리발주에 따른 의무조항 폐지는 당연한 것일 것이다.
사실 한수원과 건설사들은 신고리와 신월성 원전 입찰과 관련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근래 들어 최대 규모의 원전 발주인데다 신규로 참여하는 건설사들이 있어 더욱 그랬던 것 같다.
그동안의 유찰도 저가낙찰을 우려한 건설사들이 3개 컨소시엄 참여 조항을 이용해 유찰을 유도했던 것도 사실이다.
한수원 역시 이같은 건설사들의 움직임에 대해 심히 불쾌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문제는 양측 모두 근본적인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대규모 공사를 따기 위해 여러 전략을 구사하는 건설사들의 입장은 당연한 것이지만은 중요한 것은 앞으로 과거와 같은 방법으로는 공사 입찰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현실을 절감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원전 건설에 있어 경제성 확보를 위한 건설단가 하락은 거스를 수 없는 大勢가 될 것이다. 당장은 아니지만 모든 건설에 있어 이같은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이러한 환경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입찰에 있어서의 戰術보다는 건설기술 향상 등을 통해 건설단가를 낮출 수 있는 중장기적인 戰略이 필요한 것이다.
발주자인 한수원 역시 건설사와 동반관계라는 입장에서 이같은 변화를 공유하며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나서야 한다.
이번 신고리와 신월성 원전공사가 어떤 건설사에 낙찰될지는 모르지만 이같은 근본변화에 대해 준비하지 못하는 곳은 앞으로도 어려운 상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변국영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