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리뷰/ 상상력 풍부한 홀랜드 신사 호이겐스 시절에
에너지리뷰/ 상상력 풍부한 홀랜드 신사 호이겐스 시절에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3.01.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대 그리스의 시인인 헤시오도스의 서사시 `일과 세월(Works and Days)'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고 한다.
`그리고 이 황금인종은 곧 크로노스 치세에 살던 백성인데 이들은 신들처럼 아무 근심도 모르고 일도 안하고 도토리와 야생의 과실과 그리고 나무에서 듣는 꿀만 먹었고 양과 염소의 젖만 마시고 도무지 늙지를 않았고 그저 춤추며 웃고 지냈다. 이들에게는 죽는 것이 잠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도무지 무섭지가 않았다. 지금은 다 없어진 족속이지만 그 영혼들은 오늘날 아직 아늑한 시골 구석에 귀신으로 남아 살며 행운을 뿌려주고 마음 곧은 사람들을 도와주고 있다.'
이 황금인종의 왕인 크로노스는 로마에서는 새턴(Saturn), 또는 사투루누스라고 부른다. 그는 실은 이탈리아 왕이었다고 한다. 그의 치세에 이탈리아는 매우 번영하고 잘 살았다고 한다. 토요일(Saturday)이란 말은 이 새턴이란 말에서 비롯되었으며 그리스와 로마에서 이 왕이 토성(土星)을 지칭하는 말이기도 했다.
토성은 태양에서 여섯 번째의 행성이며 목성의 바깥 쪽에 있다. 별로 밝은 별은 아니지만 목성 다음가는 큰 별이다. 무게는 비교적 가볍고 유일하게 물보다 밀도가 작은 태양계 행성이다. 표면에 암모니아와 메탄의 두꺼운 대기가 있고 무늬 모양의 구름층이 있는 것은 목성과 비슷하지만 온도는 보다 낮아 표면온도가 -150℃라고 추측하고 있다. 토성의 가장 큰 특징은 유명한 고리인테 A, B, C 세 고리로 되어있다. 이 고리는 작은 별들의 모임이다. B와 C고리가 가장 어둡고 반투명이다. 이 고리는 토성이 태양둘레를 일주할 동안 기울기가 변함으로 어떤 때는 멀리 보이고 또 가깝게도 보인다.
 두께는 15km이하, 이 토성의 고리를 발견한 사람은 홀랜드 사람 호이겐스라 한다.
이 호이겐스(1629∼1695)란 사람은 네덜란드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이며 물리학자이다. 그는 망원경으로 천제를 관측하고는 했는데 1655년에 토성의 고리를 발견했다. 그는 과학자이지만 시인처럼 상상력이 풍부했던 사람인 것 같다. 검소했던 그는 당시 이곳저곳에 널려 있는 흔해 빠진 화약에 눈이 자꾸 갔다. 화약은 물론 총이나 포에 사용되는 것으로서 그 당시 널리 사용되었던 것 같다. 호이겐스는 화약이 타면서 포탄에 에너지를 주고, 그 포탄의 에너지가 사람의 몸에 전달된다는 점에 유의했다. 그러나 한번 쏜 포탄은 다시 사용할 수 없고 화약도 손실되며 포탄에 맞은 인간의 몸도 복구될 수 없었다. 그러나 호이겐스에게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그렇지. 포탄에 전달되는 에너지를 동력화 하지 못한다는 법은 없지.” 이 실제적인 네덜란드인은 어떤 엔진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와 같이 해서 1680년에 포탄은 피스톤과 총구로부터 튀어나오는 연결막대가 되어 발사체를 회전시키고 왕복운동시켜 포신으로 되돌아가게 하는 크랭크에 에너지를 전달하게 되었다. 포탄의 에너지는 날아가버리지만 이 경우에는 동력화되어 에너지를 기계 장치에 전달함으로써 유용한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 전까지는 포탄이나 총알이 인간의 내장에 털썩 정지하면 끝났던 것이다.
호이겐스는 말하자면 왕복기관 아이디어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는 실패했다. 그의 기본적 아이디어가 잘못되었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 보다는 소량의 화약을 재는데 있어서의 기술적 어려움, 당시의 불충분했던 야금학의 지식, 그의 아이디어를 실용화할 경우의 온도와 압력을 견뎌낼 수 있는 물질이 없었던 점 등일 것이다. 분명히 첫 번째 내연기관의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그리고 더 이상의 연구가 중단되었다. 그 직후에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을 발명했지만 말이다. 그리해서 수백년 동안 왕복운동이 불가능한 내연기관은 오로지 살인 목적으로만 사용돼 왔을 뿐이다.
그러나 석탄가스의 발명은 호이겐스의 아이디어를 부활시키게 되었고 이 아이디어는 결국 석유문명시대의 총아, 디젤기관으로 발전하는 실마리가 된 것이다. 디젤 기관에 대해서는 다음번에 얘기하기로 한다.
시공을 뛰어넘을 수 있다면 그 옛날 여유있게 하늘을 관측하던 상상력 풍부한 홀랜드 신사 호이겐스 시절에 서서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이승재/ sjlee44@petrone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